[스포츠퍼즐] 단테의 페이드 어웨이 슛, 그리고 그의 태도에 관해서

입력2015년 09월 16일(수) 08:54 최종수정2015년 09월 16일(수) 09:47
9월 12일 막을 올린 2015-2016 KCC 프로농구에서 활약하게 될 외국인 용병 선수들 중에서 '제2의 단테'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리카르도 라틀리프(서울 삼성), 안드레 에밋(전주 KCC), 트로이 길렌워터(창원 LG), 코트니 심스(부산 KT). / 사진=스포츠투데이DB
[스포츠투데이 박수교 칼럼] 올해부터 바뀐 외국인선수제도 변화에 따라, 화려한 테크니션들이 오랜만에 KBL리그에 입성하였다. 조 잭슨, 안드레 에밋 등 눈길을 끄는 단신 외국인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시즌 초 외국인 선수들을 대할 때마다 관계자들은 10년 전 리그 판도를 뒤집어버렸던 단테 존스를 떠올리곤 한다. 센터 위주의 외국인이 리그를 점령하던 시절이어서 당시 비교적 단신이었던 단테 존스의 기억은 강렬할 수밖에 없다.

고양 오리온스 조 잭슨이 '아디다스 크레이지코트 2015'에서 이광수의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 사진=스포츠투데이DB

단테 존스만큼 강력하게 리그 판도를 뒤흔든 외국인 선수가 또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리그 중반에 가세했음에도 불구하고 단테는 놀라운 경기력으로 코트를 달구었다.

안양 인삼공사의 전신인 SBS 스타즈가 6강 진출이 가물가물하던 때였다. 그런데 단테의 가세로 단숨에 플레이오프 진출뿐 아니라 우승후보로 등극했었다.

그의 '페이드 어웨이 슛'은 많은 팬들의 환호성속에서 어김없이 림을 뚫고 나갔으며 본인의 득점은 물론 팀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패싱과 투쟁심으로 SBS 스타즈를 강한 팀으로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그의 플레이는 물론 프로답게 아주 훌륭한 수준이었으며, 게다가 경기 외적으로도 나이스한 선수였다. 팬들의 환호에 일일이 보답하였으며 경기 중이나 경기가 끝났을 때나 한결 같이 팬과 호흡하는 선수였다.

프로농구 2004~2005시즌 안양 SBS(현 KGC인삼공사) 조 번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단테 존스는 호쾌한 덩크슛과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프로농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단테 존스는 그 해 SBS의 15연승을 주도했고 '단선생', '단교주'와 같은 별명을 얻으며 '단테 신드롬'까지 일으켰다. / 사진=KBL

지난 2005년 2월, 단테의 안양SBS와 문경은(현 서울SK나이츠 감독) 선수가 활약하던 인천전자랜드가 맞붙었다. 4쿼터 공방전이 치열하던 순간, 골밑슛을 시도하던 문경은 선수가 상대방의 밀착수비에 밀리면서 코트에 넘어졌다.

이때 한 흑인선수가 문경은에게 다가와 그를 일으켜 세워주기 위해 한 손을 내밀었다. 단테 존스였다. 파울이 선언되지 않아 기분이 언짢았던 문경은에게 단테의 내민 손이 달가울 리 없었다. 하지만 단테는 환하게 웃는 얼굴로 이번엔 두 손을 내밀어 다시 문경은을 일으키려 했다. 누가 웃는 얼굴로 베푸는 친절을 거부할 수 있을까. 문경은도 미소를 지으며 단테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관중의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온 건 물론이다. 단테는 그런 선수였다.

그는 동료들에게 중요한 일갈을 했었다. "아니 왜 팬들에게 서비스를 하지 않느냐?"라고? 악수를 원하고 사인을 원하고 사진 찍기를 원하는 팬을 왜 외면하는지 그는 동료들의 태도변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했었다.(물론 구단이 운영하는 사인회에 나가지 않을 선수는 없지만 그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팬을 대하는 기본적인 마인드에 대한 지적이다.)

2013년 5월 LA다저스 구단에서 공개한 'Hyun-Jin Ryu Plays Catch with Young Fan' 영상에서 류현진은 경기전 '듀스'라는 꼬마 팬과 외야 담장을 사이에 두고 약 5분간 캐치볼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동영상이 공개되자 류현진은 실력뿐 아니라 팬서비스까지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https://youtu.be/6qZNXRYAY-Y)

다른 종목이기는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에이스 류현진도 단테 못잖은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된 프로선수이다. 미국 다저스 구단에서 맹활약하던 류현진 선수가 지난 2013년 관중석에 있는 어린이팬과 함께 한 캐치볼 동영상은 수많은 팬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였다. 그 어린이팬에게는 평생 간직할 좋은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빅리그에서 빅리거로 뛰는 것은 단순하게 운동실력만 갖춰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농구계에서는 단신 외국인 선수의 등장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물론 대부분 수긍이 가는 내용이고 발생 가능한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단테 존스가 맹활약한 시즌이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 이후에 우리의 포워드들은, 가드들은 그런 슛(페이드 어웨이 슛)을 던질 수 있는가? 그건 흑인 특유의 운동능력과 유연성이 있어야한다고 변명할 것인가? 그전에 이충희라는 선수는 더 멀리 넘어지며 성공시키던 슛이었는지 모른단 말인가?

페이드어웨이 슛(FADE AWAY SHOOT)이란 돌파나 속임동작에도 수비가 떨어지지 않을 때 슛을 던져야 하는 상황에서 많이 쓰이는 기술이다. 수비가 같은 선 상에 서 있을 때 골대를 바라본 상태에서 점프와 동시에 상체를 뒤로 젖힌 채 쏘는 슛이다. / 사진=아시아경제DB

우리의 선수들은 그 오랫동안 단테의 슛도, 단테가 보여준 팬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도 배우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다시 화려한 테크니션들이 등장했다. 프로선수란 어느 정도 기량을 인정받은 수준급의 선수들이다. 하지만 그 기량이 발전 없이 계속된다면 프로라는 신분을 유지하기 어려운 직업임에도 분명하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정진하기 바란다. 경기력으로나 경기외적으로나, 팬들에게 보여줄 무언가가 있어야 프로선수가 아니겠는가?


스포츠투데이 박수교 스포츠해설가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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