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퍼즐] ROAD FC 송효경, '의리파이터' 김보성을 만나다

입력2016년 01월 20일(수) 11:38 최종수정2016년 01월 20일(수) 13:29
송효경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 맨몸으로 승부를 가리는 MMA 종합격투기는 '인간'이란 존재를 깨닫게 하는 스포츠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눈빛은 강렬하다.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계속해서 치열하게 자신의 한계점을 도전한다. 예상치 못 했던 부상과 또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고난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성취감과 자신감을 쌓을 수 있다.

격투기에 계급, 성별, 학력, 신체조건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함께 땀을 흘리고 서로 도와주는 파트너가 있을 때 나의 실력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다. 또한 격투기에는 서로 돕고 어려움도 함께 극복하면서 나를 존중하며 서로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파이터라는 직업은 때때로 노력의 여부와 상관없이 패배라는 좌절을 겪어야 한다. 하지만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는 법을 케이지에서 깨달았기에 남의 아픔도 지나치지 못하는 따듯함이 있다. 누군가의 어려움을 돕는 따듯한 마음의 실천이 작은 행복이라는 것을 훈련을 통해 배우며 성장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2016 ROAD FC와 함께하는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문홍 대표, 박상민 부대표, 각 체육관 파이터들, 격투기 팬들 및 직원들 총 200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좋은 일로 모두가 함께 뜻을 모아 따뜻한 나눔을 실천했다는 것에 로드FC 선수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김보성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나눔의 실천을 하면서 반가운 의리남 배우 김보성도 만났다. 김보성 역시 종합격투기와 인연이 있다. '60억 분의 1' 효도르와 함께 영화도 찍었고, 최근에는 격투기 데뷔전도 준비하고 있다. '나눔의 의리'로 따듯함을 실천하고 있는 그를 만나 그의 인생철학을 공유했다.

다음은 김보성과의 일문일답이다.

Q. 효도르와 함께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영웅 샐러멘더의 비밀' 속 인물처럼 자신의 외모와 성격을 소개한다면?
A. 꽃미남 같던 외모는 맞으면서 터프하고 사나이답게 변했다. 성격은 첩보원 역할처럼 불의를 보면 못 참는 강직한 면도 있지만, 여린 감성의 소유자이기에 소녀보다 더 여리고 눈물이 많은 시인이기도 하다.

Q. 의리 때문에 한쪽 눈이 실명돼 6급 장애진단까지 받았다. 김보성에게 '의리'는?
A. 의리는 사랑이자 나눔이라고 생각한다. 의리는 1단계 우정으로 시작해서 2단계 공익을 위한 정의감, 3단계 나눔의 의리로 이어진다. 나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열심히 산다. 장애가 힘들고 아파도 함께 힘을 내고 이겨내며 살고 싶다. 또한 시각 장애로 인해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의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변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의리는 정의감이 필요하고 정의감이 가슴에 자리 잡다 보면 자연히 나눔의 의리가 형성이 된다.

Q. 고난을 극복 하는 방법을 전한다면?
A. 고난과 역경은 최고의 축복이다. 산 정상에 있을 때 땅 끝까지 볼 수 있는 겸허함이 있다면 실수와 실패 역경에 맞닿았을 때 배짱을 부릴 수 있지 않겠나. 낭떠러지에 떨어졌을 때 사나이의 기계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다. 극복은 내 인생의 빛이 나는 시간이다.

Q. 종합격투기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A. 이소룡 영화를 보면서 그는 나에게 신적인 존재가 됐다. 자연히 격투기에 관심이 생겼다. 격투기는 사나이의 원초적인 스포츠이기 때문에 좋아한다.

김보성 / 사진=로드FC 제공

Q. 시력 장애가 있는 상황에서 종합격투기 데뷔가 쉬운 결정은 아닐 거 같다.
A. 와이프의 반대가 심했다. 이혼 이야기까지 오갔다. 한쪽 눈이 잘 안 보이는 상황에서 잘 보이는 눈까지 실명되는 위험성 때문에 가족과 지인의 반대가 심했다. 두 번이나 무릎을 꿇었다. 결국은 허락을 받았다.

나는 격투기 선수를 존경한다. 격투기 준비를 하면서 체중 감량과 기술 훈련을 연마하는 과정들이 고난의 길이라는 것을 느낀다. 철저한 관리와 유혹의 싸움을 이겨나가는 부분이 존경스럽다. 이런 노력의 시간들이 소아암 환자 돕기에 계몽이 되어서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돌아 볼 수 있는 신념이 생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랑의 파이터'가 되고 싶다.

Q. 직접 격투기를 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있다면?
A. '교만했었구나. 겸허한 마음으로 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복싱, 태권도, 액션배우로 실전 격투도 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수련하면서 타격이 초등학생 수준이라는 것을 느꼈다. 또한 그라운드도 유치원 수준이라 생각했다. 내가 배워야 할 부분이 너무 많다.

종합격투기라는 것이 큰 산처럼 다가왔다. 평생을 정의와 의리로 살았기 때문에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더 많은 노력과 최선을 다해야겠다.

Q. 김보성 씨의 팬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이다. 먼저 TV에 잘 안 나오던데 어떻게 해서 생활하시는지?
A. 버는 것에 비해 기부를 많이 해서 주변의 걱정도 많다. 아껴서 겸손하게 산다. 다방면으로 열심히 벌고 있다. '영웅 샐러멘더의 비밀'의 감독님께 러브콜을 받아서 러시아 촬영도 예정 중이다. 내가 겸손하게 아껴서 나눔의 의리를 실천하다보면 신이 내가 먹고살게는 해주신다고 생각한다.

Q. 얼마 전 '소외된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도와주자'는 취지로 로드 FC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에 참여했다. 나눔을 통해 김보성이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A. 나는 계몽 운동가일 뿐이다. 나눔의 목표는 모두가 따듯한 시대로 만드는 것이다. 나눔이 삶의 목표가 된다면 개인적으로는 아름다운 도전이 되고 그 도전이 모이다 보면 희망적이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리라 믿는다.

또 파이터 가운데 인간적이고 따뜻한 분이 많다. 격투기 파이터의 위상을 따듯한 헌신의 이미지로 바꾸고 싶은 야심도 있다.

Q. 마지막으로 격투기 선수 김보성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A. 아이들 살리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가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이라고 하셨다. 어떠한 이익이 있을 시 그것이 누구를 위한 일인가 생각해보고 아무리 위험한 일이라도 그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하면 목숨을 걸라는 뜻이다.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하겠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경기를 하겠다.

김보성과 김재훈 / 사진=로드FC 제공

그동안 방송에서 비친 김보성은 짙은 선글라스에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때론 진지하게 '의리!'를 외치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격투기 선수로서의 위상이 높아진 듯한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김보성은 벌써 10년째 따듯한 일을 많이 실천하며 '나눔의 의리'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 그의 도전이 어려움에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역경을 딛겠다는 의지를 전해주기를 바란다.

다음은 시인 김보성이 우리에게 읊어주는 '그대여 미소를' 시다. 함께 감상하며 병신년은 사랑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미소 짓는 한 해로 만들어보자.

그대여 미소를 -김보성

광야를 걸어가는 한 나그네여
그대의 눈망울엔 슬픔이 흐르네
무엇 때문에 그대의 어깨는 그리 무거운가
무엇을 바라기에 그대의 숨결은 그리 거친 가
아직도 화려한 네온 속을 달리는 기차를 그리워하나

혼돈의 세월 속
어느 고승의 마지막 남루한 옷을 떠올리며
어느 십자가에 박힌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대여
숨을 멈추어 작은 호흡의 기쁨을 느껴
아픈 사랑의 끝을 깨고
하늘의 천둥소리에 마음이 점화되는 날
이 순간에 아무 것도 아무 것도
행복으로 가는 길은 다시없고 바로 지금 이 순간에
그대여 미소를
그대여 미소를


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니스트
ROAD FC 소속 이종격투기 선수, 2012년 전국 YMCA 보디빌딩 1위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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