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퍼즐]8전 1승7패…그래도 내가 종합격투기를 하는 이유

입력2016년 02월 16일(화) 11:00 최종수정2016년 02월 18일(목) 12:48
송효경
[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나는 한국 나이 34살의 여자 종합격투기 선수다. 여자에게 있어 나이가 든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무조건 희생하고 참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던 삶이 내 청춘 같은 인생을 잃어버린 것 같아 허무하기도 하고 때로는 가슴시린 허전함에 울다 잠이 들기도 한다.

혼자 살면서 시작한 종합격투기는 나에게 아픔을 지혜롭게 받아들이는 수련장이었다. 운동이라는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통해 '격투기 선수 송효경'이라는 나만의 길을 찾고, 제 2의 삶을 개척할 수 있었다.

송효경 / 사진=로드FC 제공

'싱글맘 파이터', '브라브라 브래지어의 논란', '디스송' 등 나의 수식어는 민망하다. 내 입지를 위협하고자 만들어 낸 기분 나쁜 속삭임, 뒷담화는 내 일상이 됐다. 선수를 무시하고, 차별하며 상대방을 형편없는 여자로 만들고자 한다. 스포츠 세계에도 권력과 정치 패거리문화는 존재한다. 서러움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 강해질 수밖에 없다. 현실은 나를 위로하고 다독이며 다부지게 만들었다.

시합을 앞두고 부상이라는 벽 앞에 격투기 선수로써의 활동에 공백 기간이 생겼다. 세 번이나 수술을 했고 장기 재활 진단이 내려졌다. 은퇴 통지나 다름없는 진단이었다. 불투명한 미래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송효경

하지만 부상은 지금 당장 격투기 시합을 할 수 없다는 것뿐이었다. 그렇다고 나의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스스로에게 과제를 주며 도전했고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덕분에 나바코리아 대회에서 가수 인순이와 나란히 스포츠웨어 무대에 오르는 영광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의 몸이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내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그 이후 로드FC에서 로드걸로 팬들과 만날 수 있었다. 격투기라는 운동을 하면서도 여성의 매력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었다. 또한 잊혀지는 것 대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무대에 오르면서 꿈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의 경기전적 8전 1승7패다. 승리보다 패배가 많은 선수이기 때문에 '선수가 맞느냐?'는 차가운 시선이 느껴지기도 한다.

송효경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올해 기필코 복귀할 계획이다. 그 이유는 격투기가 정말 하고 싶고, 로드FC란 국내리그에서 내 체급의 챔피언 벨트를 갖고 싶은 꿈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력하면 나중에 보상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보상은 다른 게 아니라 뿌듯함, 보람, 성취감 같은 나 개인의 즐거움이다.

도전은 단지 기술과 지식을 배우게 돕는 것이 아니라 패배를 인정하는 법도 배웠다. 이를 통해 나는 조금 더 현명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고, 신념과 믿음을 키울 수 있었다.

우리는 사는 동안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선다. 여자로 격투기 한다는 건 힘들지만 누군가가 '송효경처럼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격투기를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스포츠투데이 송효경 칼럼니스트
ROAD FC 소속 이종격투기 선수, 2012년 전국 YMCA 보디빌딩 1위 입상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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