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이혼' 종영] 차태현의 미약한 브라운관 영향력

입력2018년 11월 28일(수) 01:34 최종수정2018년 11월 28일(수) 14:36
'최고의 이혼' 마지막회 /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배우 차태현의 미약한 브라운관 영향력이 '최고의 이혼'의 부진한 성적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천만배우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드라마는 민망한 성적으로 매듭지어졌다.

27일 KBS2 월화드라마 '최고의 이혼'(극본 문정민·연출 유현기)이 32부작 끝에 막을 내렸다. 갈라섰던 부부 조석무(차태현)와 강휘루(배두나)는 우여곡절 끝에 재결합했고, 여전히 티격태격하며 살아갔다. 조석무는 강휘루에게 "우린 계속 싸우고 화해하고 그러겠지? 반복될 거야. 난 매번 어리석음을 느낄 거고. 그래도 우린 같이 있으면 즐거워. 함께 나이 들어가지 않을래?"라고 물었다. 강휘루는 그 말에 감동했다.

신뢰가 어긋났던 부부 진유영(이엘)과 이장현(손석구) 역시 마찬가지, 해피엔딩을 맞았다. 이장현은 진유영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다. 진유영은 그런 이장현에게 "집으로 가"라며 말렸다. 하지만 이장현은 추위에 떨면서도 "네가 나 받아줬지만 내심 너무 불안했다. 도저히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고. 그래서 이러고 있으니까 마음이 편하다"며 진심을 전했다. 진유영은 비로소 이장현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이장현은 진유영 어머니에게 "다신 유영이 힘들게 안 할 겁니다"라고 다짐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미뤄뒀던 결혼식을 올렸다.
'최고의 이혼' 포스터 / 사진=KBS 제공


'최고의 이혼'은 '결혼은 정말 사랑의 완성일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사랑, 결혼, 가족에 대한 남녀의 생각 차이를 유쾌하고 솔직하게 그리는 러브 코미디 작품이다. 일본 작가 사카모토 유지가 쓴 히트작을 리메이크했다. 배우 배두나 차태현 등 최근 국내 브라운관에서 보기 힘들었던 라인업을 구축해 기대를 모았던 드라마이기도 하다.

원작을 사랑하는 마니아 층과 흥행에 기대를 걸어볼 법한 배우들을 거느리고 시작한다는 유리한 지점이 있었다. 최근 부진의 늪에 빠진 KBS 드라마국을 살릴 구원투수로 꼽히기까지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뚜껑을 열어보니 내용물이 부실했다. 기대와 달리 '최고의 이혼'은 내내 아쉬운 성적을 이어갔다. 3.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1회를 시작했으며, 이후 한 번도 5%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작품은 원작을 '국내 정서화' 하는 것에 실패했다. '최고의 이혼'의 골자는 이혼은 했으나, 일정 거리를 두고 관계를 이어가는 부부 조석무와 강휘루가 같은 처지의 이장현 진유영과 각각 얽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림이었다. 이는 원작 그대로 인용한 관계도였으나,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장 불편한 감정을 이끌며 혹평받은 대목이기도 했다.

극초반 서로에게 지친 부부가 날카롭지만, 현실감 있는 대사를 주고받으며 결혼에 대한 회의를 토로할 때만 해도 나름 공감을 얻었다. 부부의 식습관부터 생활스타일까지 사소한 행동거지로 벌어지는 갈등 에피소드 역시 호평을 이끌었다. 다만 종국으로 치닫을수록 네 남녀의 관계에는 극성이 더해졌고, 자극적인 그림이 펼쳐졌다. 일각에서는 치정극으로 변질됐다는 지적까지 내놨다. 이는 중간 유입 시청층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가 됐다. 앞선 일련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더욱이 불륜 사각관계 정도로만 비쳤을 테니 말이다.

그나마 배두나의 밀도 높은 생활연기가 작품에 힘을 보탰다. '최고의 이혼'은 담백한 에피소드로 흘러가던 원작보다 감정신을 배가시켰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관건으로 작용한 것이다. 배두나는 초라해지는 강휘루의 상황에 처절한 표정을 입혀 설움을 표현했고, 이혼을 외치며 "개운하다"고 말할 때에는 환희를 섞었다. 남편을 잊지 못해 후회하며 눈물 지을 때에는 시청자도 함께 울었다. 배우의 역량으로 원작의 캐릭터보다 입체적인 인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반면, 차태현은 원작의 캐릭터 그대로의 느낌을 살려 가져왔다. 그가 연기한 조석무는 까다롭고 예민한 남자다. 자신이 정해놓은 범주 안에서만 행동하며, 트렌디한 것보다 고전 유럽 영화를 좋아하는 성향이다. 그렇다고 어딘가 악한 구석이 있지도, 결단력이 대단하지도 않은 평면적 인물이다. 차태현은 별다른 변곡을 주지 않고 평면적으로 해석해 연기했다.

나쁘지 않은 해석이었으나, 성적은 주연 배우의 역량과도 직결되는 대목이다. 초라한 성적에 견주니 주연 배우의 이름값이 아까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차태현은 지난해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제작 리얼라이즈 픽쳐스) 1000만 관객 돌파 기록으로 '과속스캔들'(2008) 이후의 침체기를 깬 배우다.

스크린 넘어 브라운관으로 야심 찬 기세 몰이에 나섰으나, 최근 그의 시청률 성적표는 부진했다. '최고의 이혼'의 참패는 연출진에 이름을 올리며 의욕을 불태웠던 전작 KBS2 '최고의 한방'(연출 유호진 차태현·극본 이영철)이 최저 2.3%대로 곤두박질쳤던 이후의 일이다. 차태현이라는 배우가 지닌 브라운관 작품 영향력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MBC '라디오스타', KBS2 '1박2일'에서 펼치는 예능 활약만큼 배우 본분을 다해 브라운관 연기에서도 이름값이 아깝지 않도록 영향력을 뻗치기 바라본다.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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