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은 장미’ 유호정, 엄마라는 이름으로 달린다 [인터뷰]

입력2019년 01월 11일(금) 10:15 최종수정2019년 01월 11일(금) 10:15
유호정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시작부터 끝까지 엄마였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유호정에게는 ‘엄마’라는 두 음절의 단어가 남았다. 영화를 찍는 내내 하늘에 계신 엄마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는 유호정. 촬영 내내 엄마로 살아온 그는 영화가 끝난 지금도 엄마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달리고 있다.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감독 조석현·제작 엠씨엠씨)는 지금은 평범한 엄마 홍장미(유호정)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 감추고 싶던 과거가 강제소환 당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유호정이 ‘써니’(2011)로 큰 흥행을 맛 본 이후 무려 7년 만에 선택한 작품이다.

긴 시간의 연기 공백엔 이유가 있었다. 15살, 18살의 두 아이의 엄마인 유호정은 아이들이 자신의 품을 떠날 그 때를 상상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품을 떠나 날아갈 그 순간이 언젠가는 다가올 것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유호정은 자신의 시간을 ‘엄마’로서 쓰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배우로서의 갈증은 있었을 터. 그때 만난 ‘그대 이름은 장미’는 유호정의 연기 공백 기간 동안의 갈증을 완벽하게 채워줄 수 있는 영화였다. 유호정은 “이 작품을 기다렸던 것 같다”며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받고 하면서 너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뜻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8년 만에 현장에 복귀했는데, 오랫동안 엄마로 있다가 연예인이 된 느낌이다. 오래 쉬었더니 헤어 메이크업을 하고 다니는 게 조금 어색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유호정은 극중 과거 꿈 많은 가수 지망생이었지만, 엄마가 된 이후 딸을 키우며 억척스러워진 우리 시대 엄마 홍장미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그는 자신의 영화에 대해 “아이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영화”라고 정의했다.

대다수의 배우는 자신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한다. 작품의 흐름보다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쉬운 점만 부각된다는 것. 그러나 유호정은 관객처럼 빠져서 영화를 봤단다. 그는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라서 그렇다”고 이유를 밝히며 “이 영화를 보고 떠올릴 수 있는 한 단어는 바로 ‘엄마’다. 엄마라는 게 그렇지 않나. (관객으로서) 가슴 따뜻하게 잘 본 영화”라고 밝혔다.

유호정에게 마음을 울리는 공감을 안긴 것은 단지 엄마라는 키워드만은 아니었다. 그는 “감독이 미리 나랑 인터뷰를 하고 썼나 싶을 만큼 내 추억 속에 있는 사건들도 있고,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유호정은 아이러니하게도 엄마를 연기 하는 내내 딸의 입장이 됐다.

유호정은 이에 대해 “엄마 역할은 많이 했다. 보통의 엄마 역할을 할 때는 두 아이를 키우는 지금의 나 자신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면 이 작품은 엄마가 아닌 딸의 입장에서 연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딸로서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고 추억하는 시간이었다. 엄마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지칠 정도였다. 그는 이 영화를 “엄마에게 쓰는 편지 같은 영화”라고 말할 만큼 큰 애정을 보였다.


유호정의 선택은 명확했고 또 만족스러웠다. 드라마 ‘청춘의 덫’부터 ‘발칙한 여자들’ ‘풍문으로 들었소’까지. 공백 기간이 길었지만 그의 작품 선택은 언제나 틀리지 않았다. 이것이 유호정을 내세운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가 기대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호정은 작품의 흥행력을 먼저 따지지 않는단다. 작품 선택에 있어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감’이었다. 유호정은 “이 역할을 내가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그리고 잘 공감할 수 있을지가 가장 먼저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의 작품 선택 기준이 ‘그대 이름은 장미’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또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채워진 많은 작품의 이유는 ‘직감’이 아닌 ‘인복’이라고 강조했다. 유호정은 “극중 장미도 인복이 많은 사람인데 저도 그렇다. 많은 배우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하는 김수현, 노희경 작가님 등 좋은 작가님들을 만나 좋은 작품도 많이 할 수 있었다. 절대 제가 똑똑하다거나 직감이 뛰어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유호정의 인복 중 가장 큰 복은 바로 남편인 이재룡이었다. 유호정에 작품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의견을 나누는 것도, 조언을 가장 많이 해주는 것도 역시 남편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 우연히 시작한 CF 모델. 이것은 유호정을 연기자의 길로 이끌었다. 그러나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 연기, 내성적인 성격 탓에 방송국에 쉽게 적응하기 힘들었다.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접으려고 했던 순간 유호정은 남편 이재룡을 만났다.

이재룡은 마치 매니저처럼 가르쳐주고 끌어주고 용기를 줬고, 이것이 연기 30년 차의 배우 유호정을 만들었다. 유호정은 인터뷰 내내 배우끼리 후배들에게 배우끼리 결혼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배우를 공감해주고 도와주고 이해해주지 않으면 오랫동안 일할 수 없다. 같이 일하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듯 유호정의 연기 인생의 중심에는 가정이 있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한 욕심과 직결됐다.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고 많은 역할을 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엄마’라는 자신의 환경에 충실한 것이 연기를 꾸준히 할 수 있는 유호정만의 비결이다.

그래서 그는 작품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유호정은 “지금은 아이들에게 엄마가 필요한 시기다. 지금은 옆에서 열심히 집밥 해먹이고 있다. 조금 더 해주고 싶다. 아이들이 완전히 성장하고 난 후에, 제가 편안하고 내려놓을 수 있을 때 작품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유호정은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 엄마에 대한 추억과 가족의 의미를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엄마를 생각하며, 또 엄마라는 이름으로 완성한 ‘그대 이름은 장미’. 유호정에게는 ‘엄마에게 쓰는 편지’ 같은 영화가 됐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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