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잊은 YG 양현석에게 미래는 없다 [ST포커스]

입력2019년 02월 08일(금) 08:47 최종수정2019년 02월 08일(금) 09:33
사진=스포츠투데이 DB, YG엔터테인먼트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여 둠. 또는 그렇게 정한 내용. '약속'의 사전적 정의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양현석 대표에게 묻고 싶다. '약속'이 뭔지는 알고나 있는지.

양현석은 당초 보이그룹 론칭 서바이벌 'YG 보석함'을 통해 5인조 그룹을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 7인조로 데뷔한다고 변경했다. 그러더니 7일 양현석은 FromYG를 통해 "가능성 있는 연습생들을 다 태우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어 추가로 6인을 선발했다며 13명을 '트래저 13'이란 이름으로 데뷔시킨다고 발표했다.

서바이벌만 엮이면 '양치기 소년'이 되는 양현석이다. 양현석은 지난해 JTBC '믹스나인' TOP 9의 데뷔를 무산시켜 역대급 공분을 자초한 바 있다. '대한민국 3대 기획사' YG의 힘을 기반으로 데뷔시켜주겠다며 군소 기획사 연습생들을 경쟁 붙인 그는 프로그램 흥행 실패를 이유로 데뷔를 뒤엎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촉발했다. 결국 그 일로 소송까지 휘말렸으나 양현석은 논란 직후 자사 보이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YG 보석함'을 론칭하는 뚝심을 보이며 "반성도, 깨달음도 없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고까운 대중의 시선을 감내하며 꿋꿋이 트레저를 만든 그가 그 와중에 본인이 공언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뒤집어버리니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주할 수밖에. 실패가 뻔하다며 '타사' 연습생은 데뷔를 무산시켜놓고 그와 대비되게 '자사' 연습생은 2배 불려 데뷔시키는 아이러니는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물론 모든 계획이라는 것은 그 속성상 언제든 수정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 계획은 어디까지나 '자사 내'에서 그들끼리 진행 중인 플랜일 때 얘기다. 시청자를 상대로 약속을 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무려 전파를 이용한 서바이벌의 목적은 소속사 입장에서는 데뷔 전 팬덤을 형성하려는 의도가 있겠지만 직접 투표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내 손으로 뽑는다"는 의미가 강하다. 정해진 인원수 내에 '내 최애'(가장 사랑함)가 빠질까 두려워 투표에 열중하는 심리를 이용한 게 서바이벌이지 않나.

그렇게 시청자 손을 빌려 함께 뽑는 '척' 해놓고 양현석 입맛대로 바꿔버린다면 이는 엄밀히 시청자 기만이다.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킬 자신이 없었다면 애초에 서바이벌은 하질 말았어야 했다.

양현석 스스로도 잦은 변경이 민망했던지 트레저 13 관련 글을 올리며 "FROM YG를 약속이라는 큰 기대보다는 친한 친구에게 전하는 귓속말 정보 정도로 가볍게 참고만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당부했다.

수장의 입에서 나온 말조차 100% 믿을 수 없다니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언제든 바뀔 것이니 From YG를 '찌라시'(각 분야의 소문과 확인되지 않은 정보) 정도로 치부해달라고 사정하는 것인지. 본인 스스로 자신의 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 셈이다. 앞으로 대체 누가 YG를 믿을 수 있겠는가.

만약 "변경될지도 모를 계획이라 귓속말 정보라고 표현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 역시 오산이다. 다시 말하지만 자사 내에서 수 번의 논의를 거쳐 진행할 계획을 팬들에게 미리 귀띔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 문제는 '이렇게 하겠다'며 시청자 투표를 받아놓고 마음대로 뒤바꾸는 것이다. 이 둘은 전혀 차원이 다른 얘기다.

그러면서도 YG는 양현석의 From YG 글 전문을 보도자료로 언론사에 뿌렸다. 절친에게 하는 귓속말이라면서 쩌렁쩌렁하게 알릴 '공식입장조'로 이용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덧붙여 본인은 친밀하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대중은 양현석의 친한 친구가 결코 아니다.

더 가관은 이를 발표한 시점이다. 최근 폭행, 경찰 간 유착, 성범죄, 마약 등 여러 의혹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클럽 버닝썬 논란 탓에 YG를 향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 중심에 "요즘은 클럽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연예인 사업이니까 얼굴과 이름만 빌려주는 줄 아는데 저는 진짜로 한다"며 이사직으로서 해당 클럽을 공공연하게 홍보했던 빅뱅 승리가 있다. 아직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이나 세상에서 통용되는 각종 추악한 범죄가 엮인 만큼 승리에게 입장을 표명하라는 비난 여론이 빗발쳤던 바다.

그러나 속시원한 해명 대신 묵묵부답 혹은 논점 흐리기 류의 소위 'YG의 필살기'가 이어졌다. 수일간 침묵을 지키다 양현석이 입장을 냈고, 승리까지 입을 열었으나 둘 다 주제를 벗어나거나 아귀가 맞지 않는 해명이라 오히려 의심을 샀다. 아직 어느 쪽으로 명확히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승리가 주장하는 결백을 거의 믿지 않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YG 새 그룹 홍보라니. 승리 사건은 마치 없었던 것처럼 기억에서 싹 지우고 새 그룹에 대한 기대를 표하는 반응을 보여줘야 하는 걸까. 양현석의 T.P.O.(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를 무시한 지나친 열정 탓에 여럿 곤란스럽기 짝이 없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주요뉴스

기사이미지
설리, '따뜻하고 당당한 사람'으로 기억할 …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사망…
기사이미지
'동백꽃 필 무렵', 스태프 갈아 만…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시청률 14%, 화제성 1위. 그리고 힐링…
기사이미지
투자금 토한 YG, 빅뱅마저 잃을 위…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말 그대로 악순환이다. YG엔터테인먼트…
기사이미지
'PD수첩', '프듀X101' 조작 논란 폭로→엑스…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PD수첩'에서 '프로듀스X…
기사이미지
벤투호의 평양 이야기 "북한, 강한…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벤투호가 평양을 떠나 중국 베이징에 …
기사이미지
구혜선, 호텔 사진 공개→안재현 폭…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배우 구혜선이 SNS 폭로를 중단하겠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