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래 풍상씨' 종영] '이러니' 막장으로 치달을 수밖에

입력2019년 03월 15일(금) 10:46 최종수정2019년 03월 15일(금) 10:46
왜그래풍상씨 포스터 / 사진=KB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왜그래 풍상씨'를 보는 이들은 너도나도 가슴을 쳤다. '막장'이라 욕했고, 진부하다 손가락질했다. 불 보듯 뻔한 신파 전개에 고개를 저으면서도, 다음 이야기를 꼬박꼬박 챙겨봤다. 그러니 시청률은 치솟았고, 이러니 지상파 드라마는 무사안일 오로지 '자극'에만 목을 매도 먹고살만한 것이다.

14일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가 막을 내렸다. 이풍상은 동생 화상(이시영)과 정상(전혜빈)의 간을 이식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폭력배 생활을 하다가 의식불명에 빠진 또 다른 동생 외상(이창엽)은 풍상의 눈물 호소에 기운을 차렸고, 도박꾼 이진상(오지호)은 건실한 회사원이 됐다.

풍상과 화상, 정상의 생일날 온 가족은 한 자리에 모였다. 사고뭉치 동생들은 다음 생에도 형, 오빠 동생으로 태어날 것"이라며 애정을 표했다. 풍상은 "나는 우리 식구들 다 같이 모여 밥 먹을 때 제일 행복하다"며 웃었다.

'왜그래 풍상씨'는 무대만 평일 황금시간대로 옮겼을 뿐, 전형적인 주말 가족극의 형태를 취했다. 그간 '우리 갑순이' '왕가네 식구들' '수상한 삼형제' '소문난 칠공주' '장밋빛 인생' 등을 집필한 문영남 작가의 작품답게 말이다. 해당 작품들에는 며느리 오디션부터 불륜, 시월드, 처월드 등 주부 맞춤형 막장코드들이 즐비했다.

마찬가지로 '왜그래 풍상씨'에도 극성맞은 요소가 가득했다. 40부작 중 절반은 사고뭉치 동생들이 각양각색 '막장쇼'를 벌여 시선을 모았다. 도박 중독 둘째부터 불륜녀 셋째, 위장 사기 결혼 미수 셋째, 조폭 패륜 넷째까지 난잡하고 기구한 사연들을 지녔다.

이들의 모친 노양심(이보희)은 '최강 빌런'으로 부모라는 명목 하에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돈에 환장해 딸과 노인의 만남을 주선한다던지, 목숨이 위태로운 첫째를 상대로 사기를 치고, 죽은 전 남편의 보험금을 노렸다.

'왜그래 풍상씨'의 나머지 절반은 이들을 위해 미련하리만치 헌신적으로 희생하던 첫째 풍상이 간암에 걸려 고군분투하는 전개로 채워졌다. 풍상의 간암 사실을 알게 된 뒤 하나같이 간 이식을 거부했던 동생들은 종국에 치닫는 와중까지 온갖 사고를 쳤다. 이후 동생들은 저마다의 계기로 풍상의 그간 헌신을 깨달았다. 이내 개과천선해 종영 2주 전부터는 서로 간을 내어주겠다며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막장전개 이후 극적 해피엔딩 마무리. 전형적 주말극 모양새를 맞추기 위한 문 작가의 환장할 노력의 결과다.
왜그래 풍상씨 스틸 / 사진=KBS 제공

진부하기 짝이 없는 상황의 연속, 시청자 비난도 빗발쳤다. 늘 봐오던 그저 그런 막장 신파극이라는 평가였다. 싸우고 깨졌던 가족의 갈등이 질병이나 아픔 등 극적 계기로 인해 아물고 다시 뭉치는 식. 뻔한 느낌의 작품은 식상한 피로감만 높인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원성이 높아질수록 '왜그래 풍상씨'의 시청률은 파죽지세 치솟았다. 첫 방송 6.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고, 마지막회에는 최고 22.7%를 달성했다. 동시간대 전작 '당신의 하우스헬퍼' '오늘의 탐정' '죽어도 좋아'가 평균 2~4%의 시청률 부진을 이어온 것에 비하면 기적에 가까운 수치다. 시청률만을 경쟁 기준으로 뒀을 때, 타 방송국 드라마 SBS '빅이슈', MBC '봄이 오나 봄', tvN '진심이 닿다'도 모조리 무찔렀다. 이 작품들은 '왜그래 풍상씨'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왜그래 풍상씨'의 독주를 지켜봤다.

오로지 극한으로 밀어 넣고 혀를 내두를 상황들을 짜깁기 하면 시청률이 치솟는 공식은 통할 수밖에 없다. 늘 해오던 방식으로 싸우니 시청률이 보장되는 모양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업계 전반을 안일주의에 빠뜨릴 수 있는 패착수인 셈이다. 창의적인 소재나 심혈을 공들인 작품성, 수준 높은 촬영 방식에 대한 고민 따위는 필요 없어져 버리기 때문. 이렇게 되면 '막장'에 치우쳐 너도나도 따라 할 수밖에는 없고, 결국 과열 양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노릇이다.

막장 드라마의 묘한 중독성은 인정하나, 그때뿐이다. 누군가의 인생작으로 뇌리에 남을 메시지나 여운은 없는 그저 그런 군것질에 그친다. 유의미한 소재로 빚어낸 건강한 작품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주요뉴스

기사이미지
'버닝썬 고발자' 김상교가 말한 최초폭행자…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버닝썬 게이트'의 최초 …
기사이미지
'이혼 고백' 진경, "한 번 갔다 왔…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배우 진경이 '해피투게더4'에 출연해 …
기사이미지
'닥터 프리즈너', '빅이슈' 사고+'…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닥터 프리즈너'의 시청률 상승 기세가…
기사이미지
'빅이슈', 방송사고로 '첫' 이슈몰이 성공
[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빅이슈'가 이목 끌기에 …
기사이미지
강정호, 끝내기 만루홈런 '폭발'……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끝내기…
기사이미지
'버닝썬' 칼날은 다시 YG엔터테인먼…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버닝썬 게이트'의 칼날이 결국 YG 엔…

오늘의 핫 클릭ad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