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의 작별인사 "최고의 모습만 기억해 주셨으면"(종합)

입력2019년 05월 16일(목) 15:52 최종수정2019년 05월 16일(목) 15:52
사진=방규현 기자
[소공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최고의 모습만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빙속 여제' 이상화가 정든 스케이트화를 벗는 소감을 전했다.

이상화는 16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은퇴식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퇴를 발표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상화는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500m 금메달을 따며 한국 빙속의 새 역사를 썼다. 이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이상화는 이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3연패에 도전했지만,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에게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고다이라와의 선의의 경쟁으로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깊은 감동을 알렸다.

비록 현역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그동안 이상화가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에서 수확한 수많은 메달들이 지금까지 이상화가 걸어온 길을 증명한다. 또한 2013-2014시즌 솔트레이크 월드컵 여자 500m에서 세운 36초36은 여전히 세계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상화는 "15살 때 처음 국가대표가 되던 날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면서 "세계선수권 우승, 올림픽 금메달, 세계신기록 보유, 이 3가지를 꼭 이루고 싶다고 마음 먹었고, '할 수 있다'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며 자신의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이어 "분에 넘치는 국민 여러분의 응원 덕에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설을 멈추게 한 것은 부상이었다. 이상화는 "목표를 이룬 후에도 국가대표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의지와 다르게 무릎이 문제였다"면서 "재활과 약물 치료만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해왔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 스스로에게 실망했다"고 그동안의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모습으로 기억해 줄 수 있는 위치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었다"면서 "항상 빙속 여제라 불러주시던 최고의 모습만을 기억해주시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상화는 지금까지의 선수생활을 돌아보며, 그동안의 어려움과 기쁨, 새로운 인생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상화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서른이 될 때까지 스케이트만을 하며 목표만을 위해 달려왔다"면서 "지금은 다 내려놓고 여유 있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던 소치 올림픽을 꼽았다. 이상화는 "세계기록을 세우고 올림픽 금메달을 못 딴다는 징크스가 있어서 두려웠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2연패를 했다. 또 완벽한 레이스여서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에 대해서는 "3위 안에만 들자는 목표로 출전했는데 깜짝 금메달을 땄다"고 뒤돌아봤다. 또한 평창 올림픽 은메달에 대해서는 "3연패라는 타이틀을 이겨내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 부상이 커졌고 우리나라여서 긴장된 부분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평창 은메달도 색이 아주 예쁘다. 좋은 메달"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최고의 위치에서 영광과 기쁨을 누려왔던 이상화이지만,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때로는 엄청난 부담감이 이상화를 짓누르기도 했다.

이상화는 "마인드 콘트롤이 제일 힘들었다. 꼭 1등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면서 "남들이 하나 할 때 난 2개를 해야 했다. 그런 것들이 나를 이 자리까지 오게 해줬지만, 이런 부분이 제일 힘들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상화의 은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고다이라,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등 동시대 함께 활약했던 선수들도 이상화에게 연락을 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가) 깜짝 놀라며 '잘못된 뉴스였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고다이라와는 인연이 참 깊다. 나오는 아직 현역이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너무 욕심내지 말고 하던대로만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이상화는 "평창 올림픽이 끝나고 레전드, 살아있는 전설로 남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에 이런 선수가 있었고, 항상 노력했고, 안되는 것을 되게 하는 선수였다라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링크장에서 사라지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은 아직 살아있으니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변함없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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