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요리] 회복을 돕는 미역국 끓여주기

입력2014년 08월 21일(목) 13:41 최종수정2014년 08월 21일(목) 13:45
소고기미역국 주재료: 국거리용 소고기, 건미역
[스포츠투데이 조병무 기자] 옛날 우리나라 동해에는 고래가 아주 많았다. 특히 겨울철이면 몸에 따개비가 덕지덕지 붙고 덩치 큰 귀신고래들이 많이 찾아왔다. 멀리 오호츠크 바다에서 동해와 남해를 거쳐 중국 앞바다까지 주로 연안을 따라 회유하는 이들은 동해안에서 새끼를 낳았다. 그리고 새끼를 낳은 어미는 바닷가에서 미역을 뜯어먹으며 몸조리를 했다.

중국 당(唐)나라의 유서(類書:일종의 백과사전) 초학기(初學記)에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뜯어먹어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인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였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 책이 나온 때가 약 1300년 전, 우리가 미역국을 먹고 산 역사는 참 오래됐다. 삼국유사에 실린 연오랑세오녀 설화에도 미역이 등장한다. 동해 바닷가에 살던 연오랑이 미역을 따러나가 시커먼 바위에 올라탔더니 바위가 움직여 왜(일본)까지 갔다는, 가서 왜나라의 왕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 때가 약 2000년 전이다. 그렇게 미역은 엄마의 젖을 통해 한반도 사람들의 핏줄에 면면히 녹아들었나보다.

어머니는 생일 때가 되면 꼭 미역국을 끓여 주셨다. 아침밥을 먹든 말든 집 떠나 있든 없든 생일날에는 어김없이 미역국을 끓이셨다. 그래서 생일날 미역국을 안 먹고 지나치면 왠지 서운하다. 미역국에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신비한 성분이 들어있는 듯하다.

회복을 돕는 소고기미역국

미역국은 미역이 주재료다. 소고기와 같이 끓이면 소고기미역국, 조개가 들어가면 조개미역국, 가자미가 들어가면 가자미미역국이 되듯, 미역을 중심으로 보조재료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달라진다. 가장 대중적인 소고기미역국을 끓여보겠다.

미역은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오는 산모용 미역을 사다 쓰면 좋겠으나 값이 비싸고 고르기도 어렵다. 초보는 비닐 포장된 건미역을 사다 쓰는 것이 속 편하다.

육수는 멸치, 파, 다시마, 새우 등을 끓여 만든다. 멸치 대신 뒤포리(밴댕이)를 넣었고, 대파 대신 대파 뿌리를 씼어 넣었다.

1. 육수를 끓인다.

미역국은 정말 맛내기가 어렵다. 화학조미료를 안 쓴다는 원칙하에 맛을 내려면 육수가 꼭 필요하다. 육수도 안 넣고 조미료도 없으면 병원에서 나오는 밍밍한 미역국 맛이 난다.

멸치와 대파만 있어도 육수는 끓일 수 있다. 하지만 맛을 위해서라면 냉장고와 싱크대를 뒤져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새우, 다시마, 홍합 같은 것들을 넣고 끓이면 맛이 더 좋아진다. 욕심을 부려 사골 한 토막을 추가해서 끓여내면 최상급의 육수가 만들어진다.

2. 건미역을 불린다.

건미역 얇은 것은 십분 정도, 두꺼운 미역은 삼십분 정도 물에 담가 놓으면 생미역처럼 불어난다. 멋모르고 건미역 한 주먹을 넣고 불렸는데 한 열 명이 먹어야 할 만큼 불어나서 혼난 적이 있다. 대충 감으로 집어넣되 냄비 크기를 고려해서 불려야 한다. 이것이 참 어렵다.

소고기는 한 번 볶은 후 끓이면 맛이 좋아진다.

3. 소고기를 살짝 볶은 후 육수와 미역을 넣는다.

소고기는 국거리용으로 한 움큼이면 적당하다. 우선 국을 끓일 냄비에 참기름을 반 스푼 정도 넣는다. 참기름을 너무 많이 넣으면 국이 느끼해진다. 소고기를 넣고 볶는다.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게 코팅을 하는 셈이다. 소고기 겉이 고기 익은 색깔로 변하면 육수와 불린 미역을 넣는다.

4. 간을 본다.

보글보글 한참을 끓인다. 미역국은 끓이면 끓일수록 맛이 좋아진다. 맛을 보면 싱거울 것이다. 양념을 넣지 않았으니까. 다진 마늘 조금, 조선간장 한 숟가락 넣고 다시 맛을 본다. 역시 싱거울 것이다. 이제 소금을 아주 조금 넣고 다시 맛을 보자. 이 정도면 구수한 맛이 난다.

미역국은 오래 끓일수록 맛있다.

해조류가 들어간 국은 오래 끓이면 좋다. 알긴산이 많이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알긴산은 소화액에 녹지 않는 식이섬유로 우리 몸속에 쌓인 각종 중금속이나 노폐물, 독성물질과 결합해 배설되며 몸을 건강하게 한다.

그 누구의 생일날 그 누구를 위하여 직접 미역국을 끓여보자.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주면 건미역이 물에 불어나는 것처럼 감동도 예상치 못하게 불어난다. 맛이 없어도 맛있다 한다.

보고 싶은 귀신고래

영화 ‘해적’을 보면 국새를 삼킨 고래가 나온다. 바로 그 고래가 귀신고래다. 귀신고래라 하니 귀신을 떠올리는 분이? 설마. 신출귀몰하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진 것이지 ‘쇠고래(Gray whale)’와 같다.

귀신고래는 영리하고 모성애가 아주 강한 동물이다. 겁도 많아서 포경선을 귀신처럼 잘 피해 다닌다. (지능이 높을수록 겁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아주 무섭게 변한다. 영화 ‘해적’에서도 엄마고래는 새끼를 지키려다 죽는다. 사실이 그렇다.

동해에 살던 우리나라 귀신고래(Korean Gray Whale)는 일제 때 무차별 남획으로 거의 멸종됐다. 마지막으로 1977년 울산 방어진 앞바다에 2마리가 모습을 드러낸 후 지금까지 다시는 인간들 앞에 나타난 적이 없다고 한다. ㅠㅠ 참으로 일본은 잔인한 족속의 나라다.


조병무 기자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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