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슈즈' 디즈니 안 부러운 韓 애니 대작 [무비뷰]

입력2019년 07월 25일(목) 16:32 최종수정2019년 07월 25일(목) 16:32
영화 레드슈즈 리뷰 / 사진=영화 레드슈즈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작화, 스토리, 퀄리티. 애니메이션 흥행 요소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 여기에 관객들 N차 관람 이끌어낼 흥겨운 OST까지 빈틈없이 구색을 맞췄다. 세계시장을 무대로 뻗어나갈 경쟁력 있는 '토종' 애니메이션 '레드슈즈'다.

'레드슈즈'(감독 홍성호, 애니메이션 감독 김상진)는 빨간 구두를 신고 180도 변해버린 레드슈즈와 세상 억울한 저주에 걸려 초록 난쟁이가 된 '꽃보다 일곱 왕자'를 주인공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동화 왕국을 구하기 위한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왠지 익숙한 그림체와 기발하고 유쾌한 스토리, 여기에 할리우드 스타들의 목소리 연기까지 더해지니 얼핏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으로 여겨질 법 하지만 '레드슈즈'는 디즈니 수석 애니메이터 출신 김상진 감독과, '원더풀 데이즈' 홍성호 감독의 합작으로 빚어낸 '한국 애니메이션'이다.

단언컨대, 이전까지 한국 애니메이션의 실패 요인으로 꼽혔던 스토리와 퀄리티 측면에서도 할리우드와 비견할만한 작품이다.

우선 단순한 내러티브를 내세우면서도 본질의 메시지는 깊다. 이는 아이들과 성인 관객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는 큰 강점이다. 고전 애니메이션 '백설공주'를 뼈대로 삼고 기존의 수많은 동화들의 소스를 녹여냈지만 모조리 뒤바뀌고 비틀린 설정들이다. 그 변주가 몹시도 기발하고 유쾌하다.

첫 신만 봐도 그렇다. 떴다 하면 난리가 나는 동화 왕국의 '인기 폭발' 꽃미남 왕자들이 공주를 구하려 용감하게 용을 물리쳤는데 웬걸, 공주가 아닌 추녀가 있다. 누가 봐도 마녀 아니겠나 싶어 다시 그녀를 공격했지만 그 정체는 요정 공주였다. 분노한 요정 공주로 인해 남들이 볼 땐 못생긴 난쟁이가 되어버리는 '세상 억울한 저주'에 걸려 인생이 제대로 꼬여버린 왕자들이다.

나이 듦에 대한 공포, 젊음과 외모에 대한 집착으로 사악함을 뿜어내는 왕비 레이나. 그리고 예쁜 미녀들을 제 생일 파티 들러리로 세우고 싶은 애버리지 왕자까지.

등장인물들은 이처럼 심각하게 외모에 집착한다. 영화는 얼핏 보면 외모지상주의를 꼬집는 듯하지만, 사실 본질의 메시지는 있는 그대로의 '나와 우리'를 받아들이자고 말한다.

아빠 화이트왕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 스노우 공주는 상대에게 그런 변화와 성찰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튼실한 몸을 자랑하던 먹보 공주였다. 마법의 레드슈즈를 신고 몰라보게 날씬하고 아름다운 미녀로 바뀐 것이다. 달라진 외모에도 그의 시각은 달라지지 않는다. 상대의 본모습을 편견과 왜곡 없이 바라보는 건 이 많은 등장인물들 중 유일하게 레드슈즈 뿐이다. 허세 가득한 왕자 멀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게 된 레드슈즈가 벗겨지지 않는 레드슈즈를 스스로 벗고 그를 구하는 모습은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소신을 가진 여성 캐릭터로서 그의 매력을 더한다.

자신의 본질이 아닌 외모에 집착하는 멀린을 보며, 레드슈즈 또한 상처를 받지만 결국 두 사람은 타인의 시선이나 기준에서 벗어나 진정한 본질의 가치를 깨닫는다. 스노우 공주와 멀린의 성장담을 기반으로 한 러브 스토리는 그렇기에 더 기특하고 아름답다.
영화 레드슈즈 리뷰 / 사진=영화 레드슈즈 스틸

이처럼 '레드슈즈'는 세상의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아름답고 가치 있음을 말한다. 타인들의 평가와 비판을 과도하게 중시하며 진짜의 '나'를 잃어가고, 타인에 의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현시대 사람들에게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를 찾으라고 기꺼이 유쾌한 길잡이가 된다. 물론 시작부터 끝까지 줄곧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는 점은 꽤 아쉽다. 일상적인 방식의 직접적인 강조보다 내재된 은유적 의미가 더 강력히 와닿는 법이다. 하지만 재기발랄하고 대담한 동화 비틀기로 완성한 '레드슈즈'는 아이들에겐 익숙하면서도 코믹한 반전 동화이고, 성인 관객들엔 통쾌한 여운을 남기기엔 충분하다.

설득력 있는 캐릭터를 완성한 다채로운 작화도 눈을 뗄 수 없다. 김상진 감독의 손끝에서 탄생한 캐릭터들은 부드럽고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움직임을 소화한다. 환상적인 동화 왕국이란 판타지의 구현도 풍성하고 세밀한 공간감을 자랑한다. 스토리, 작화, 퀄리티가 조화를 이루며 안정감을 더한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비견할 만한 한국 애니메이션의 놀라운 혁신이다. 무엇보다 엔딩 스크롤을 가득 채운 한글의 향연이 뿌듯하다. 세계 시장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토종' 애니의 탄생이다. 7월 25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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