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출신' 알렉스 "드래프트 현장, 생각만으로도 가슴 벅차죠"[ST스페셜]

입력2019년 09월 12일(목) 08:30 최종수정2019년 09월 12일(목) 08:01
알렉스 / 사진=노진주 기자
[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배구 하나만 보고 한국에 왔기에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하고 기쁘다"

홍콩 출신 남자 배구선수 알렉스가 한국 프로배구 선수의 꿈에 한발 다가선 소감을 전했다.

알렉스(26·경희대·198cm)는 오는 16일 개최되는 2019~2020시즌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다. 현 한국배구연맹(KOVO) 규약에 따르면 귀화 선수로서 드래프트를 신청한 선수일 경우 귀화 신청 접수 후 귀화 승인이 완료되지 않아도 전 구단의 동의를 얻으면 드래프트에 참가 가능하다. 현재 특별귀화를 진행 중인 알렉스는 지난 3일 열린 한국배구연맹 실무위원회에서 남자 프로배구 7개 팀의 동의를 모두 받아 드래프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센터와 라이트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알렉스는 이번 드래프트 '대어'로 꼽힌다. 그는 현재 대학리그 블로킹 1위(성공/Set 0.900 9월12일 기준)에 마크돼 있을 만큼 강한 블로킹 능력을 자랑한다. 알렉스는 러시아에서 열린 2013년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홍콩 대표로 나서 득점 1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떨쳤다.

드래프트 현장으로 발걸음 할 수 있게 된 알렉스는 12일 스포츠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굉장히 기쁘다. 드래프트 현장에 갈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찬다"고 운을 뗀 후 "지금까지 '배구' 하나만 보고 달려왔다. 이번에 (드래프트에) 나갈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다. 드래프트 신청 기간 때 경희대 팀 동료 2명이 신청서 제출 후 신체검사까지 받았는데, 나는 이렇다 할 진전이 보이지 않아 불안하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알렉스는 불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작년 이맘때쯤 드래프트 참가가 좌절됐기 때문. 알렉스는 지난해에도 특별귀화를 추진했지만 대한배구협회 남자 경기력 향상위원회가 뒤늦게 "무분별한 특별귀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무산된 바 있다.

1년 전을 되돌아본 알렉스는 "드래프트에 나가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동안 멍했다. 하지만 나는 배구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빨리 털어버리고 운동에 집중하려 노력했다"는 성숙한 대답을 내놨다.
사진=알렉스 본인 제공

알렉스는 인터뷰 중 여러 차례 배구를 '나의 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배구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시 175cm의 큰 키를 가진 알렉스는 재학 중이던 초등학교 배구부 감독의 눈에 띄며 배구 인생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던 중 알렉스는 홍콩 국가대표로 출전한 2013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김찬호 경희대 감독 눈에 들며 한국행 제의를 받았다. 알렉스는 "그때 당시 깜짝 놀랐다. 홍콩에는 프로무대가 없는 반면 한국은 프로무대가 탄탄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행을 결심하고 2014년 9월 경희대학교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한국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다. 알렉스는 "처음 학교에 왔을 때 말이 통하지 않아 불편했다. 학교에 교환학생 빼고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하면서 "하지만 배구를 통해 적응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였다. 감독님, 팀원들과 배구로 소통하며 친해졌고, 이에 빠르게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한국말도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면 큰 시련이 없을 것 같았지만, 알렉스는 슬픔의 벽에 부딪혔다. 지난 2014년 어머니를 여읜 뒤 올해 5월에는 아버지까지 곁에서 떠나보내야 했다. 알렉스는 "2014년 경희대 어학당을 다닐 때 어머니께서 암으로 돌아가셨다. 힘들었지만, 내 곁에는 아버지와 여동생이 있었기에 다시 일어났다. 하지만 아버지를 떠나보냈을 땐 이제 혼자 남겨진다고 생각하니 무척 힘들었다"며 그때 당시 무거웠던 마음을 설명했다.

슬픔을 부정할 순 없었지만 알렉스는 '시곗바늘은 돌아간다'는 생각을 되새기며 힘든 상황을 극복하려 애썼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건 내 운명이구나'하고 생각하게 됐다. 시곗바늘은 지금도 돌아가고 있다. 무너질 수 없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소망인 '훌륭한 배구선수'가 되기 위해서라도, 여동생을 위해서라도 꼭 잘 돼야 하기에 다시 배구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사진=알렉스 본인 제공

이렇듯 많은 이해관계가 있지만 알렉스가 프로배구 선수를 꿈꾸는 가장 큰 이유는 배구 없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알렉스는 "배구는 내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자 내 인생의 중심이다. 나의 모든 것은 배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며 배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긴 시간을 돌고 돌아 알렉스는 이제 구단의 선택을 받고 프로무대에 입성하는 일만 남았다. 그러나 드래프트에 참가해도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돌아서는 참가자들이 매년 나온다. 알렉스도 예외는 아니다. 알렉스의 상황은 어찌 보면 더 복잡하다.

지난 5일 대한배구협회의 '우수 외국인 체육 분야 인재' 대상자로 선정돼 특별귀화 절차 밟고 있는 알렉스는 귀화가 100% 확실하다는 보장이 없다. 귀화가 불허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수개월이 걸리는 일반귀화를 신청해야 한다. 귀화 승인이 떨어지기 전까지 알렉스를 코트에 세울 수 없는 프로구단 입장에서는 그의 지명을 머뭇거릴 수 있다.

이에 알렉스는 "그 부분은 내가 손을 뻗는다고 해서 닿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한 뒤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프로 구단에 지명되면 꼭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는 것"이라며 프로 무대 진입에 대한 바람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스포츠투데이 노진주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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