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주타누간은 정말 공동묘지서 훈련했을까? [ST스페셜]

입력2019년 09월 22일(일) 07:00 최종수정2019년 09월 22일(일) 07:00
박세리 / 사진=방규현 기자
[양양=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박세리와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은 닮은 부분이 많다.

박세리는 한국 여자골프의 전설이자 선구자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며 통산 25승, 메이저대회 5승을 수확했다. 이전까지 여자골프의 변방이었던 한국은 박세리의 등장 이후 위상이 급상승했다.

박세리는 후배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박세리를 보고 자란 ‘세리 키즈’들은 현재 LPGA 투어를 ‘한국 천하’로 만들고 있다. 선배가 개척한 길을 후배들이 넓히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한국에 박세리가 있다면 태국에는 주타누간이 있다. 주타누간은 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으며,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언니 모리야 주타누간과 함께 개척자 역할을 하며 태국 여자골프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박세리를 향한 우리 국민들의 사랑이 컸듯, 주타누간을 향한 태국 국민들의 사랑도 엄청나다. 최근에는 주타누간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다.

영화에는 아버지로부터 혹독한 지도를 받는 주타누간 자매의 모습이 나온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장면은 바로 공동묘지를 달리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본 많은 골프 팬들은 박세리를 떠올렸다. 박세리 역시 어린시절 공동묘지에서 훈련을 했던 일화가 화제가 된 바 있다. 공동묘지 훈련으로 쌓은 담력과 강력한 정신력이 선수생활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박세리와 주타누간은 정말 공동묘지에서 훈련을 했을까?

답은 'NO'이다

21일 설해원·셀리턴 레전드 매치 첫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타누간은 영화의 공동묘지 훈련 장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주타누간은 이러한 내용을 알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영화에는 각색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박세리 역시 공동묘지에서 훈련을 한 적이 없다. 박세리는 "공동묘지에 대해 정말 많은 질문을 듣는다. 하지만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리는 이전에도 방송에서 공동묘지 훈련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왜 박세리가 공동묘지에서 훈련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까?

박세리가 해답을 내놨다. 박세리는 "골프장이 산에 많다. 옛날에는 러프에 가면 종종 묘지가 보일 때가 있었다. 또 연습이 늦게 끝나 지름길을 찾아 내려가다보면 종종 묘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야기가 계속 와전되면서 공동묘지 훈련 에피소드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골프 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공동묘지 훈련설은 누구보다 담대하고 강인했던 박세리와 주타누간의 모습이 만들어 낸 괴담인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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