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나만 알고 싶은 "특별한" 아이돌 [인터뷰]

입력2019년 11월 17일(일) 15:00 최종수정2019년 11월 17일(일) 14:59
에이스 인터뷰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히 '발견'이라 할 만하다.

그룹 에이스(준, 동훈, 와우, 김병관, 찬)의 가치는 장난기 어린 외양 뒤에 숨겨진 속 깊은 진심에 있다. 시련이 쌓여 만든 빽빽한 얘기들은 두고두고 곱씹을 만큼 짙은 잔상을 남겼다. 나만 알고 싶은데, 또 그 속내가 너무도 깊어서 남들도 알아줬으면 하는 "특별한" 아이돌, 에이스다.

에이스는 정의로운 괴짜들의 이야기를 담은 세 번째 미니앨범 '언더 커버 : 더 매드 스쿼드(UNDER COVER : THE MAD SQUAD)'의 타이틀곡 '삐딱선(SAVAGE)'으로 활동 중이다.

'삐딱선'은 문자 그대로의 제목보다 '다른 건 틀린 게 아니다'가 함축된 뜻에 의미가 있다. 동훈은 앞선 쇼케이스에서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을 '삐딱선 탄다'고 하지 않나. 그런 분들이 오해도 많이 받지만 지나고 보면 그런 사람들이 특별한 세상을 만든다. 그런 긍정적인 의미를 '삐딱선'에 부여하려고 했다. 에이스도 조금은 특별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에이스만의 '특별한 길'에 대한 보충설명이 이어졌다. 동훈은 "에이스는 쉬운 길도 어렵게 갔다. 그런데 또 팬들은 단단하다. 에이스는 순탄치 않지만 단단한 팬덤 초이스가 있어서 균형을 이루며 걸어가고 있는 거다"라며 "많은 분들이 '제2의 방탄소년단'이 되고 싶다고 하는데 저희는 에이스만의 길을 가보고 싶어서 '제1의 에이스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런 마음으로 가다 보면 어떤 시련이 와도 무섭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에이스 준 / 사진=DB

이에 준은 "'힘들다' 혹은 '왜 우리는 못났지?'라고 느끼는 것들이 에이스한테 부합하는 말이긴 하지만 다른 모든 사람들한테도 부합하는 말 같다. '나는 왜 이러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난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스스로 믿고 끌어가주는 의지가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세상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분명 힘들었지만 특별하다는 믿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똑같이 가고 싶지 않다. 성공하신 선배님들의 매뉴얼이 많지만 그러면 잘 되더라도 '제2의 누군가'라고밖에 생각이 안 든다. 그래서 '제1의 에이스'가 되고 싶은 거다. 그런 저희를 보면서 '이 친구들은 이런 게 다르구나' 같이 힘이 되면서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운대가 참 안 맞았어요. 연습하고 싶은데 여건이 안 되고 방송하고 싶은데 갈 방송이 없는 거예요. 사소한 것들이지만 쌓이다 보니까 힘듦을 넘어서 '왜 이러지?' 의문이 드는 거예요. 근데 각성을 했죠. 당연한 거다. 그래서 버스킹도 시작했어요. 유명해지려고가 아니라 열심히 준비한 거 어떻게든 보여주고 싶어서요. 지금도 그때랑 달라졌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나라도 더 무대를 보여주는 게 우리가 행복한 거예요. 그래서 구상 중이에요. 어떻게든 시간을 짜내서 버스킹이든 뭐든 최대한 많은 무대를 팬, 대중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준, 동훈)
에이스 동훈 / 사진=DB

에이스의 길이 특별했던 것처럼 멤버 개개인의 길도 특별했다. 병관은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뭔가 쉽진 않았다"고 되짚었다.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지 5년이 지나서야 연습생이 되고, SBS 'K팝스타'에 나가서도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고, 이후 여러 오디션을 봤지만 번번이 실패한 탓이었다.

그는 "19살 끝자락에 JYP에 갔고 거기서 만난 선생님 덕분에 에이스를 만나게 됐다. 근데 에이스도 쉽지가 않았다. 벼랑 끝을 계속 걸어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지금도 쉬운 길을 가고 있는 건 아니지만 길이 끊어진 건 아니니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버티는 것 같다. 이젠 초이스도 생겼으니까 앞으로 더 힘든 일이 있어도 같이 걸어갔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전했다.

운동을 했던 찬 역시 운동선수로의 미래가 사라진 뒤 가수의 꿈마저 부모님의 반대로 좌절을 겪었다. 그는 "하나의 꿈을 보고 달려가는 게 힘들지 않나. 전 운동선수 꿈이 있다가 그 꿈이 깨지고 다시 꾼 꿈이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 힘들었다면 힘들었다. 부모님도 제가 꿈을 꿨다가 실패해서 반대하시지 않았나 싶다. 근데 그렇게 한 번 실패를 했기 때문에 지금 데뷔하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는 "첫 번째 꿈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래서 부모님도, 저도 실망이 컸다. 하지만 그 실패로 지금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팬분들도 같이 갈 수 있게 되지 않았나. (그때의 실패가) 제가 꿔왔던 꿈을 이룰 수 있는 큰 한 걸음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힘들었다면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고 돌이켰다.
에이스 찬 / 사진=DB

와우는 '삐딱선'의 주제와 가장 잘 맞는 서사를 지니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과 똑같은 게 싫었다는 그는 뭔가를 배울 때도 남들과 다르게 하려고 '이렇게 하면 어떨까' 방법을 찾아 헤맸다고. 그러다 보니 '얘 좀 이상한데?' 혹은 '괜찮은데?'라는 양극의 반응을 얻게 됐다. 결국 그는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자'란 생각을 갖게 됐다.

그는 "제가 그림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도 '정해져 있지가 않아서'다. 예전엔 똑같이 그리는 인물화를 좋아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낙서화가 눈에 띄더라. 처음 봤을 땐 '이게 잘 그리는 건가' 싶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매력에 빠졌다. 저도 뭐든지 다르게 생각해보려고 한다"면서 "다른 길을 가는 게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길을 가면 다른 걸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삐딱선' 활동하면서 몸에 착 맞는 느낌으로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삐딱선 타면서도 고정관념을 깨버리는 긍정적인 것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철학적인 답을 내놨다.

준은 태생부터 특별한 아이였다. 누나만 셋을 둔 막내아들이라 누나한테 미안할 정도로 예쁨을 많이 받고 자랐다는 그다. 문제는 가수란 꿈이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은 내심 하나뿐인 아들이 가업을 이어가길 바랐으나 그 아들이 가수를 한다고 하니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준은 "저희 집안에 친척 포함해서 음악을 하는 사람이 없다. 근데 음악을 한다 하니 청천벽력이셨을 거다. 근데 저는 본능적으로 꽂히는 순간이 있다. 그게 중학교 때였다. 내가 노래하면 사람들이 박수 치니 '특별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시골에서 가수를 꿈꾸는 것만으로도 특별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획사에 들어와서도 계속 '나는 남들과는 다르게 내 인생에 주인공이다'란 생각을 많이 했다. 나는 특별하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했다. 그게 결실을 맺어서 지금의 준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나를 가치 있게 봐주는 게 중요하다. 나만큼 나를 잘 대해줄 사람도 없지 않나"라며 특별한 자기애를 보였다.
에이스 와우 / 사진=DB

동훈은 정반대였다. 음악을 하기 전까지, 내성적이고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다고. "20대 초반까지도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왔다. 근데 에이스를 시작하면서 '나도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구나' 생각했다"며 동훈은 "'내 가치, 내 위치, 내 가능성은 내가 만드는 거구나' 생각이 들어서 특별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예전에는 하지 못했던 것들을 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순간 나의 가치를 높여가는 나를 보면서 '에이스가 있기에 나도 특별해지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특별하다' '다르다'고 스스럼없이 내뱉을 수 있게 됐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많이 성장하고 배워나가고 있다"고 했다.

진중하게 인생관을 회고하던 멤버들은 '오늘의 나는 어떤 것의 에이스였는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장난으로 웃음 데시벨을 높였다. 멤버들의 환상적인 '티키타카'가 가장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가장 먼저 준은 "저는 오늘 입담 에이스"라고 선수를 쳤다. 하지만 이 대답은 멤버들의 숱한 의문(?)을 샀다. 어느 부분의 입담이었는지 면밀히 검증하는 시간이 찾아오려는 찰나, 준은 "입에 담이 왔다. 말을 너무 많이 해서"라며 센스 있는 '입담'으로 상큼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에이스 김병관 / 사진=DB

이어 찬은 "오늘의 난 정성 에이스"라고 정의했다. "정성껏 기억했고, 정성껏 성실히 인터뷰에 임했다"며 그는 지난 인터뷰 때 기자에게 받았던 명함을 휴대폰에서 꺼내 보이는 '정성'으로 감동적인 모먼트를 연출했다.

계속해서 와우는 "저는 과식 에이스다. 과하게 말하지도 않았지만 식상하지도 않았다"고 자평했다. 이에 준은 "내 입담 따라하네"라며 질투했지만, 찬은 "이거 진정성 있었다"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신선한 답변이 이어지며 남은 멤버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극심한 부담감을 토로하던 동훈은 답을 망설이다 "저는 오늘 망한 에이스"라며 의기소침한 '슬픈 눈'을 지어 보였다. 그러자 찬은 "망설이지도 않고 한순간도 거짓말하지 않았다"고 망한 에이스를 예쁘게 정리해 동훈의 뿌듯한 하이파이브를 이끌어냈다.

마지막으로 병관은 "오늘도 난 팬사랑 에이스"라며 기승전 팬덤 초이스를 챙기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시전했다.

"저번 활동 땐 깜깜한 복도에 희미한 빛이 보이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방에 전구가 하나 들어온 것 같아요. 사물들이 또렷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이 모든 조명을 다 켜고 싶어요. 모든 조명들이 다 커졌을 땐 몇 만 명의 초이스들과 에이스가 무대를 하고 있지 않을까요. 그게 에이스의 종착지입니다."(김병관)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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