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은 실패하지 않는다 [인터뷰]

입력2019년 11월 28일(목) 09:01 최종수정2019년 11월 26일(화) 09:15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 사진=숲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공블리'는 역시 '공블리'였다. 고아와 미혼모로 점철된 캐릭터도 사랑스럽게 소화했다. 이는 다양한 감정의 변주 속 완급 조절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작은 호흡만으로 진한 감동을 주는 배우 공효진이다.

공효진의 필모그래피는 화려하다. 그는 그간 드라마 '파스타'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 '괜찮아, 사랑이야' '프로듀사' '질투의 화신' 등에 출연하며 시청률 보증수표로 떠올랐다. 이에 수많은 사람들은 공효진이 작품을 보는 눈이 좋은 건지, 공효진이 출연했기에 흥행한 건지를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이 됐든 중요하지 않다. 작품 보는 눈과 흥행력은 배우가 갖춰야 할 덕목이 아닌가. 공효진은 이 모든 것을 갖춘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믿고 보는 배우'가 된 공효진이 또다시 일을 냈다. 이번에는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연출 차영훈)이다. '동백꽃 필 무렵'은 편견에 갇힌 맹수 동백(공효진)을 깨우는 '촌므파탈' 황용식(강하늘)의 로맨스다. 극 중 공효진은 옹산의 다이애나인 미혼모 동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동백꽃 필 무렵'은 최고 시청률 23.8%를 기록한 화제의 드라마다. 주변 반응이 뜨거웠을 터. 이에 대해 공효진은 "한창 촬영을 하고 있어서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다. 다만 현장에 사람들이 구경을 오거나, 시청률이라던가, 까불이의 정체를 두고 물어보는 걸 보면서 반응이 좋구나 싶었다"며 "드라마를 찍고 있었을 때 카페를 가거나 바깥에서 활동을 했으면 더 실감했을 텐데 아쉽다. 주변 사람들이 드라마 끝나면 해외에 나가서 쉴 거냐고 묻곤 하지만 이렇게 반응이 좋은데 왜 가겠냐. 특수를 누리면서 환호나 응원을 더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공효진의 말마따나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은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이 없는 드라마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공효진은 한차례 작품을 고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가 올해 초였다. '동백꽃 필 무렵은' 1, 2, 3월에 이미 편성이 돼있었다. 당시 나는 영화 스케줄이 빽빽했다. 도저히 출연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본이 보니 너무 재밌더라. '첨예'라는 옛 단어와 '드립'이라는 요즘 말이 한 데 뒤엉켜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그러나 시기상 불가능해 어쩔 수 없이 고사했다. 그런데 대본이 머리에 계속 맴돌더라. 그래서 작가님 번호를 달라고 했다. '아쉽게도 저는 못하지만 다음 대본을 보여주면 안 되냐. 다음에는 꼭 하자. 대본 너무 재밌게 봐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미 출연을 고사한 상황에서 번호를 달라고 말하고, 문자를 한 건 처음"이라며 "내 문자에 작가님이 넘어가셨다. 나를 포기 못하겠다고 하시더라. 다행히 일정 조율이 잘 돼서 편성이 9월로 미뤄졌다. 나는 덕분에 뒤에 나올 대본도 보게 됐다"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작가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작품을 시작한 공효진은 촬영 중간중간 작가와 소통하며 탄탄한 연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는 "촬영하면서 문자도 많이 했고, 통화도 많이 했다. 작가님 자체가 동백이 같은 사람이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잘 통했던 것 같다"며 "이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대본을 고친 적도 있었다. 우리 드라마가 미혼모, 고아, 술집 아들 이런 내용을 다루다 보니 조금 울적해지더라. 그래서 조금 순화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얘기들을 잘 들어주고 바꿔주시기도 한다"고 전했다.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 사진=숲엔터테인먼트 제공

공효진이 작가와 함께 작품에 대해 고민할 만큼 '동백꽃 필 무렵'은 다소 예민한 소재를 다룬다. 동백은 고아에 미혼모다. 또 술집을 운영하며 동네에서 안 좋은 소문에 휘말리기도 했다. 사연이 너무 많아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는 캐릭터다. 그러나 공효진은 이마저도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소화했다는 평이다. 공효진은 "대다수가 이해하기 쉽게,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 선을 조금만 넘어가면 징징대는 거다. 그런데 내가 그 미세한 선들을 조금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왔다 갔다를 잘 하는 거다. 궁상맞을 때는 처절하게 갔다가, 다시 한 번에 원상복귀 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년 동안 연기를 했는데 이제는 완급 조절을 잘 하는 게 아닐까. 궁상맞을까 싶을 때 다른 쪽으로 감정을 몰아버리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효진의 노하우 속에는 눈물 연기도 포함된다. 그는 "눈물도 조절해야 한다. 오열을 하는 순간이 있다면, 목이 멜 정도로 울먹이는 순간도 있었다"며 "그간 수많은 작품에서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는 유독 오열하는 장면이 많았다. 특히 막판에 꽤 많이 울었다. 1~2주 정도는 눈알이 너무 아파서 힘들더라. 눈물 연기의 노하우는 시작하자마가 막 우는 거다. 거의 한두 번만 하면 오케이가 나온다. 대본을 보면 안 울려고 해도 눈물이 나더라. 너무 울어서 덜 운 장면을 쓴 적도 많다"고 설명했다.

감정의 간극까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공효진의 과거는 어땠을까. 그는 2007년 드라마 '고맙습니다'에서도 미혼모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고맙습니다'는 치매, 에이즈, 미혼모 등 자극적이고 신파스러운 요소들로 가득한 작품이다. 당시 공효진은 공감을 주는 연기를 펼치며 힐링 드라마를 탄생시킨 바 있다. 12년 전부터 이미 호평을 받은 거다. 그리고 그때부터 쌓아올린 노하우로 '동백꽃 필 무렵'을 완성했다.

공효진은 "사실 그때와 달라진 점은 없다. 왜냐면 나는 그때도 지금도 결혼을 안 했고, 아이도 없다. 상상할 수 있는 점이 거기서 거기"라며 "다만 함께하는 아역 배우가 달라져서 캐릭터에 변화가 있었다. '고맙습니다' 때 서신애는 내가 보호해줘야 될 대상이었다면, 이번 작품의 김강훈은 나를 보호하는 존재다. 그래서 내가 더 연약해 보였다"고 했다.

끝으로 공효진은 '동백꽃 필 무렵'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꼽았다. 그는 "마지막 엔딩 중 황용식과 나누는 대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동백이 황용식에게 '나는 나를 믿어요'라는 대사를 했다. 그 말을 하는 순간 동백이가 어떤 인물인지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자존감 낮던 동백이 자신을 믿는 사람으로 바뀌었구나 싶었다. 참 주옥같은 장면들이 많았지만 그 부분은 특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공효진의 화려한 필모그래피에 '동백꽃 필 무렵'이 정점을 찍었다. 시청률의 여왕이 보증하는 다음 작품은 무엇일지 기대되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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