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 "'동백꽃', 마음속 예쁜 액자에 걸어 잘 간직하겠다" [인터뷰]

입력2019년 11월 28일(목) 14:57 최종수정2019년 11월 28일(목) 17:51
염혜란=에이스팩토리 제공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순리대로 사는 게 맞는 것 같다"는 말을 남기며 들뜨지 않고 배우라는 본분에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는 염혜란. 그의 말은 앞으로의 행보 역시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최근 종영된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연출 차영훈)은 옹산 마을을 배경으로 고아로 자라 편견에 갇힌 동백(공효진)과 그런 그를 사랑해주는 황용식(강하늘)의 달콤한 로맨스를 담은 얘기다. 극 중 염혜란은 옹산의 최고 엘리트이자 변호사이지만 동시에 정치인을 꿈꾸는 철없는 남편 노규태(오정세)의 아내인 홍자영 역을 맡았다.

지난 9월 6%대의 시청률로 시작한 '동백꽃 필 무렵'은 40회, 23.8%를 기록하며 수목극 1위라는 영예를 안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골 마을에 사는 순박한 청년 황용식과 동백의 잔잔한 사랑 얘기를 다룬 그저 평범한 로맨스 드라마로 시작되는 듯했지만 '동백꽃 필 무렵'은 연쇄살인마 까불이라는 흥행 비밀병기를 품고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시청자들의 마음을 정신없이 흔들었다.

이 밖에도 옹산 마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매력적인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염혜란은 오정세와 부부 역을 맡아 이 전 어느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매력으로 대중뿐만 아니라 동료 배우들에게까지 "최고의 캐릭터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염혜란은 "이번 드라마는 저한테 참 처음인 게 많은 작품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람들한테 이토록 회자가 되는 것도, 댓글이 달린 것도, 변호사라는 '사' 자 직업의 캐릭터를 맡게 된 것도, 심지어는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 자체도 본인에게는 모두 처음 있는 일들이라며 참 낯설면서도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연극배우로 데뷔해 꽤 많은 작품 활동을 해온 그였지만 이처럼 열렬한 대중들의 반응이 신기하다는 염혜란은 "전에도 길을 걸으면서도 대본을 보고 또 카페에 가서도 대본을 자주 봤었는데 잘 알아보시는 분이 없었다. 근데 요즘은 저를 알아보시고 인사들을 자주 해주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 분들이 빵을 사다주기도 하고 반찬가게 아주머니들께서는 무언가 더 얹어주시려고 한다는 훈훈한 일화들을 밝히며 "마음을 어떻게든 표현해 주시려는 분들의 따듯함이 참 좋다"고 미소를 보였다.

또 그는 여덟 살 딸이 미용실에서 방송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엄마 나오고 있어"라는 말을 작게 하곤 했단다. "직접적인 반응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것 같다"고 가족의 반응을 언급해 한 염혜란이다. 특히 인정받기 어려운 같은 업계 사람들도 작품이 정말 좋다는 반응을 많이 해줘서 더욱 행복했다며 "시청자들이 좋다고 해주시는 반응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 반응이라 참 뜻깊었다"고 덧붙였다.
염혜란 / 사진=에이스팩토리

이처럼, 시청자들뿐 아니라 가족 그리고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동료들의 마음까지 빼앗았던 홍자영 캐릭터는 사실 염혜란의 끝없는 고민과 도전으로 만들어진 결실이었다. 처음 대본을 보고 "이 역할은 '나 말고도 잘할 수 있는 배분들이 정말 많을 것 같은데 나는 어떤 차별점을 둘 수 있을지'에 대한 끝없이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또 변호사라는 전문직 여성 역이 처음이었던 만큼 그 직종의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어떤 말들을 어떤 어투로 내뱉을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며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단발머리를 했던 것 도 자영 캐릭터를 표현하는 제 선택 중 하나였다. 근데 이미지를 구현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서 성공적인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동백꽃 필 무렵'의 옹산 마을에서 유일하게 도시적이고 사회적으로 출세한 홍자영이 옹산 캐릭터들과 이질감이 드는 게 아닐까라는 고민까지 하며 섬세한 표현 연기에 더욱 주력했다는 염혜란은 대학교 희곡 과목에서 배운 구절을 언급했다. 그는 "연기할 때 그 사람의 결핍이 무엇인지 또 약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봐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연기에 임했다고 알렸다.

그래서 그는 홍자영 캐릭터의 약점이 뭘까에 대해 고민했고 그게 '자존심'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자영이가 자존심이 무너지는 순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봤다"며 규태의 불륜을 의심하고 이혼을 하게 되는 장면들에서 그런 캐릭터의 결핍과 약점을 잘 드러내고 싶었다며 홍자영 캐릭터를 만들어간 남다른 고뇌의 과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기와 캐릭터 구현에 대한 깊은 고민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그는 그래도 홍자영 캐릭터가 사랑받을 수 있었고 아울러 '동백꽃 필 무렵'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크게 남은 것은 임상춘 작가님의 완벽한 대본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이유조차도 작가님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서라며.
염혜란 / 사진=에이스팩토리

그는 "정말 저희 배우들은 임상춘 작가님의 대본을 보고 '천재인 것 같다'는 말을 정말 많이 했었다"고 전했다. 작가님에 대해 알려진 게 없지만 제가 예측해도 30대 정도밖에 안되셨을 텐데 어떻게 그 나이에 그렇게 연륜이 느껴지는 글을 쓰시며, 그러면서도 그 나이에 걸맞은 기발하고 창의적인 대사들을 녹여내시는지 대본을 읽을 때마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동백꽃 필 무렵' 회차 16회 예정에서 20회로 변경되면서 '갑자기 급하게 내용이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말들도 나왔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상춘 작가의 '완벽성'을 본인이 더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것에 큰 아쉬움을 느껴하는 듯했던 그는 "이 대본은 이미 시작부터 완성이 돼 있었다"며 "어느 정도 완벽하신 분이냐면 정말 '동백꽃 필 무렵'의 모든 캐릭터들을 사랑으로 보듬고 애정을 갖고 계셨다. 제 생각이지만 정말 옹산 마을의 캐릭터 두 명만의 얘기로도 또 다른 드라마를 만드실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고 풍부한 내용을 갖고 계셨다"며 존경을 표했다.

"순리대로 사는 게 가장 맞는 것 같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한 그는 "이번 작품으로 많은 관심들을 받고 있는데 들뜨지 않고 작품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또 자기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엄격할 정도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그는, 오롯이 자신의 매력적인 연기로 만들어진 대중들의 반응에도 "이미 가졌던 게 아니고 다 주변 환경으로 얻어졌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다.

끝으로 그는 "'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작품을 예쁜 액자에 걸듯이 잘 걸어서 보내줘야 할 것 같은데 보내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기도 하다. 또 다음 작품이 두렵기도 하고 또 기대되기도 하지만 항상 작품 안에서 배우로서 노력하겠다"고 끝인사를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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