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 세종과 장영실, 두 몽상가의 드라마 [무비뷰]

입력2019년 12월 23일(월) 09:41 최종수정2019년 12월 23일(월) 09:41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 사진=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공식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익숙한 역사적 인물을 놓고 상상력을 더해 한 걸음 더 나아간 이야기를 펼친다. 이 담대한 상상력 뒤에는 연기 내공으로 무장한 대배우 최민식과 한석규가 등을 받치고 있다. 그 자체로 이미 압도적인 무게감을 지닌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이하 '천문')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조선 최고의 과학자 장영실은 세종 24년 당시 발생한 안여사건에 대한 기록, 즉 '대호군 장영실이 안여(安與: 임금이 타는 가마) 만드는 것을 감독했는데, 튼튼하지 못하여 부러지고 허물어졌으므로 의금부에 내려 국문하게 하였다'는 세종실록의 한 줄 기록을 마지막으로 역사에서 사라졌다.

이후 세종의 큰 총애를 받으며 수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장영실은 해당 사건으로 사라져 어느 기록에서도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하여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를 심도 있게 그려내었다.

특히 대중에게 친숙한 세종과 장영실이라는 역사적인 두 인물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만큼 작품은 섬세한 시선으로 흘러간다. 거기에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행복' 등 허진호 감독의 낭만이 한 숟가락 얹혀지며 인물들의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성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천문'은 그 어떤 작품보다 인물의 감정선을 충실히 담아내며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낸다. 극 중 누구보다 장영실을 총애했지만 한 순간 어떠한 이유로 그를 내친 세종과 이 모든 것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던 장영실 만의 서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과거 회상이 반복되는 까닭에 어떤 이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극 중 잘 버무려진 과거 회상 장면은 세종과 장영실의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더욱 확연하게 드러내며 이야기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특히 바삐 흘러가는 세상 속에 두 사람만이 남겨진 듯한 장면들은 애틋하고 또 애달프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 / 사진=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공식 스틸컷

'천문'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최민식과 한석규의 연기적 호흡이다. 먼저 최민식은 조선의 역사에서 사라진 천재 과학자 장영실로 돌아와 또 한번의 연기 정점을 선보인다. 최민식은 장영실이라는 실존 인물에 숨을 불어넣으며 생동감 있는 연기를 펼친다. 특히 그간 깊게 설명되지 않았던 역사적 공백을 채워넣으며 충성심부터 분노까지 다채로운 감정을 선보인다. 또 캐릭터의 순수함과 열정을 여실히 담아내며 대중에게 장영실의 이면을 내세울 전망이다.

또한 한석규는 1990년 드라마를 통해 데뷔한 후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역할의 한계를 두지 않고 매 작품에서 변화를 거듭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특히 2011년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을 맡았던 한석규는 이번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세종으로 거듭났다. 한석규가 '뿌리깊은 나무'에서 카리스마 있는 세종의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날카로우면서도 자애로운 성군의 모습을 드러낸다.

최민식과 한석규, 두 사람은 그간 '넘버쓰리', '쉬리'로 이미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던 터. 극의 화려한 연출도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지만 두 배우의 열연 만큼 빛나지 못한다. 서로 긴 세월의 시간을 함께 한 만큼 애정 깊은 눈맞춤이 극 내내 이어진다. 이는 하나의 멜로 드라마처럼 느껴지는 대목이다. 더불어 신구, 김태우, 허준호 등 다채로운 연기파들이 후반부의 긴장감을 도맡는다.

다만 132분의 긴 러닝타임 속 전개는 빠르지 않다. 하지만 이는 극적인 추격씬 혹은 정치적 암투 없이 시대의 낭만을 담은 '천문' 만의 강점이 될 모양새다. 쫓기지 않고 그들만의 속도감을 유지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어 만진다. 27일 개봉 예정.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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