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맨' 이이경, 운명처럼 다가온 코미디 [인터뷰]

입력2020년 01월 26일(일) 10:30 최종수정2020년 01월 24일(금) 22:21
히트맨 이이경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배우 이이경과 코미디의 인연은 꼬리에 꼬리를 문 우연에서 시작됐다.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는 말이 있다. 이이경은 필연을 넘어선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이이경은 2012년 영화 '백야'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학교 2013'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칼과 꽃' '별에서 온 그대' '너희들은 포위됐다', 영화 '일대일'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숱한 작품에 출연했다. 당시 그는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로 차근차근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이이경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아이러니하게도 코미디 장르부터다. KBS2 '고백부부'를 시작으로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리즈까지 연이어 코미디 작품에 출연해 연타를 날렸다.

이러한 이이경이 이번에는 코믹 영화 '히트맨'(감독 최원섭·제작 베리굿 스튜디오)로 돌아왔다. '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 요원이 술김에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웹툰에 그리며 겪게 되는 이야기다. 이이경은 극 중 막내 암살 요원 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이경은 "'으라차차 와이키키2'를 찍고 있을 때 제의를 받았다. 드라마를 끝내고 바로 영화로 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 '플레이어'라는 예능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로 가는 게 쉽지 않다는 거 알고 있다. 그저 부름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그의 말마따나 영화, 드라마, 예능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이경은 최원섭 감독의 완곡한 지지 끝에 '히트맨'에 출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비롯해 영화 '아기와 나'까지, 내가 나온 작품을 다 보셨더라. 나랑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제작사, 배급사 등을 다 설득했다고 들었다. 일종의 프러포즈를 받은 것"이라며 "나의 어떤 면을 보고 마음에 들어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경 씨 덕분에 (화면이) 잘 살았다'고 칭찬을 잘 해주신다. 이런 감독님을 만나는 건 쉬운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히트맨 이이경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이경은 코미디 잘하는 배우'라는 인식을 심어준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리즈는 시트콤적인 요소가 가미된 드라마로, 코미디가 주를 이룬다. 이 안에서 이이경은 코미디의 맛을 맛깔나게 살리며 호평을 얻었다. 물 만난 고기처럼 놀았던 그는 사실 코미디를 생각해 본 적 없이 없으며 센 역할을 위주로 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이경이 코미디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운명적 만남'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스스로 코미디적인 센스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 그전에는 그저 센 역할만 했다. 그러다가 영화 '괴물들' 촬영 때 제작자였던 이휘 감독님이 코미디를 제안했다. 나한테 코미디를 하라고 처음 말씀하신 분"이라며 "어느 날 나를 부르더니 '이경아 너는 코미디를 해야 될 것 같다. 호흡을 타고났다. 아직 네가 모르고 있을 분이다. 근데 너는 코미디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당장 코미디를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한 귀로 흘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런던 중 '고백부부'를 하게 됐다. 머리카락이 가슴까지 오는, 비주얼부터 웃긴 캐릭터를 맡게 됐다. 현장에서는 마음껏 하라고 판을 깔아줘서 정말 마음껏 했다. 이게 잘 먹혔던 것 같다. '고백부부'를 '으라차차 와이키키' 감독님의 아내가 보고 나를 추천했다. 또 '히트맨' 감독님은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보고 날 캐스팅했으니 운명적으로 다리가 놔진 게 아닐까"라고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서 "나는 운명론자다. 평소 머리 위에 미사일이 떨어져도 이게 운명이겠거니, 다 뜻이 있어서 이렇게 됐겠거니 받아들인다. 그런데 운명의 다리가 연결됐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이경은 운명처럼 만난 코미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그는 "전형적인 것만 보여주기 싫었다. 어떻게 하면 이 캐릭터들이 살 수 있을까 감독님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 끝에 나온 답은 캐릭터의 개성이었다. 말투나 행동에 차별화를 두기로 한 것"이라며 "그러나 보니 애드리브를 더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히트맨'에서는 워낙 쟁쟁한 선배들과 있다 보니 더 캐릭터적으로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히트맨'에는 코미디의 대가 정준호, 권상우 등이 출연한다. 이이경은 이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하기 위해 뻔뻔함을 고수하기로 했다. 그는 "선배들 사이에서 애드리브를 계속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런데 내가 또 뻔뻔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선배들에게 친근하게 대하려고도 한다. 선배들이 좋아해 줘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히트맨 이이경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와 함께 이이경의 뻔뻔함 가득한 몇몇 애드리브를 소개했다. 그는 "극 중 허성태에게 하극상을 하는 장면이 있다. 대본에는 '멍청한 새끼야. 내가 준이 스파이 아니랬잖아'라고만 쓰여있었다. 그런데 내가 거기서 더 한 거다. 부상을 당한 설정이어서 말로 장황하게 늘어놨다. 마지막에 침 뱉는 것까지 애드리브다. 이걸 본 감독님이 다음엔 내 이름만 써놓을 테니 알아서 하라고 말할 정도"라고 뿌듯함을 표했다.

또 "극 중 무기를 가방에 엄청 많이 넣고 옮기는 장면이 있다. 내가 막내니까 그 가방을 내가 들어야 되지 않냐. 그런데 진짜 가방이 무거워서 안 들렸다. 이걸 애드리브로 살려서 한 씬이 완성된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이경은 앞으로도 웃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최원섭 감독님이 힘들 때 코미디를 보고 살아갈 힘이 생겼다고 하더라. 그때 감독님이 나중에 영화감독이 되면 똑같이 코미디로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결심하셨다고 한다. 나도 같은 마음이다. 남을 웃기는 건 쉽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이경은 운명처럼 다가온 코미디를 가장 강력한 무기로 만들었다. 신세대 코믹 연기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리라 마음먹었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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