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간 편성 전쟁, 피 보는 시청자들 [ST포커스]

입력2020년 02월 03일(월) 15:57 최종수정2020년 02월 03일(월) 16:19
반의반, 메모리스트, 슬기로운 의사생활 / 사진=tvN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말 그대로 전쟁이다. 각 방송사마다 사정에 맞는 편성 변경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은 점점 혼란에 빠지고 있다.

2020년 가장 먼저 편성 변경을 시도한 건 SBS다. SBS는 올해부터 월화드라마를 20분 빨리 편성해 9시 40분부터 방송하기 시작했다. '낭만닥터 김사부2'가 그 시작이었고, 이에 기존 9시 30분에 방송하던 tvN, JTBC 드라마가 직격탄을 맞았다.

SBS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안착됨에 따라 퇴근 시간이 점차 빨라지고, 평일 저녁 TV를 켜는 시간과 가장 많은 사람들이 TV를 보는 시간이 앞당겨진 점을 고려한 주요 프로그램 전진 배치 전략"이라고 설명했지만, 먼저 방송되는 tvN과 JTBC를 견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tvN이 또 편성을 변경하고 나섰다. 지난해 몇몇 드라마를 제외하고 거의 '전멸'에 가까운 성적을 받아들었던 것에 대한 조치로 보인다. 3일 tvN은 "3월부터 평일 프라임 시간대를 앞당기며 시청자들의 라이프스타일 패턴을 고려한 편성 전략으로 시청자를 찾아간다"고 밝혔다.

tvN은 일부 시간대 변경이 아닌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먼저 월화드라마 방송시간은 밤 9시 30분 방송에서 밤 9시로 30분 앞당겼고, 수목드라마 방송시간은 밤 9시 30분에서 밤 10시50분으로 이동했다. 각각 '반의반'과 '메모리스트'가 첫 주자가 된다.

또한 가장 흥행 실패 확률이 적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주1회 방송되는 목요드라마로 파격 편성했다. tvN의 이러한 변화가 시청률과 다른 방송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스토브리그 / 사진=SBS 제공

여기에 방송사들의 '꼼수' 편성도 눈길을 끈다. 먼저 SBS의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미운우리새끼'와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를 3부작으로 쪼개 전파를 타고 있다. SBS는 "호흡이 짧은 트렌드를 고려한 시도"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시청률 20%에 육박하는 인기 프로그램인 만큼 광고를 하나라도 더 넣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는 반응이 많다.

실제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달리던 '스토브리그'는 3부 쪼개기 편성 이후 시청률이 주춤하고 있고, 몰입도도 떨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렇듯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채널들이 시청률을 사수하기 위해 방송 시간을 늘리거나 변경하는 등 편성 경쟁에 합류하는 모양새다.

이에 애꿎은 시청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평일 오후 10시 미니시리즈'라는 공식은 깨진지 오래고, 각 방송사가 요일마다 다른 시간대에 드라마를 편성하니 시청자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지금의 시청 패턴은 본방보다는 OTT 등을 통한 '선택적 시청'으로 바뀌고 있지만, 방송사들의 무분별한 편성 변경은 시청자들의 본방송 시청을 의도치 않게 방해하고 있다.

지상파부터 케이블, 종편까지 방송사가 늘어남에 따라 프로그램도 많아지고, 경쟁도 치열해졌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편성 경쟁이라 할지라도 편성에 수시로 손을 대는 방송사에 불편을 겪는 건 시청자인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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