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젯' 꽉 찬 공포, 아쉬운 공감 [무비뷰]

입력2020년 02월 04일(화) 13:18 최종수정2020년 02월 04일(화) 13:47
클로젯 / 사진=영화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오컬트 호러 장르는 할리우드에선 이미 두터운 팬층을 자랑한다. 퇴마사, 현실과 이계,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매개체인 벽장은 오컬트 장르에서 한 번쯤 나올 법한 클리셰다. 그렇기에 '클로젯'은 제목부터 클리셰다. 동양적인 색채를 더해 차별화를 두고자 했으나 이질적인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영화 '클로젯'(감독 김광빈·제작 영화사 월광)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과 그의 딸 이나(허율)가 새집으로 이사를 간다. 이나는 벽장 속 이계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사라진 아이들의 흔적을 쫓던 퇴마사 경훈(김남길)이 찾아오며 상원과 이나의 행방을 찾는 이야기다.

작품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과 딸 이나가 새 집으로 이사를 가며 시작된다. 유명 건축가였던 상원은 사실상 기러기 아빠나 다름없다. 딸과의 소통은 부재고, 이는 아내의 죽음 이후 여실히 드러난다. 항상 함께 있던 이나는 외로운 아이다. 그의 외로움을 감지한 악령은 기꺼이 이나와 친구가 되주며 시간을 보낸다. 이나는 악령과 가까이할수록 상원과 갈등이 커졌고, 급기야 이나는 스스로 벽장 속 이계의 문을 두드린다.

아이가 벽장으로 가기까지 과정은 기괴하고 호러적 요소들로 가득 찼다. 아이를 상징하는 까마귀나 그림, 바이올린 소리 등이 어우러져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음향 효과와 어두운 분위기는 무서움을 배가시키는 데 한몫한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정우와 김남길이라는 흥행과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는 물론, 아역 배우들의 열연도 빛난다. 가족에게 상처받는 모습부터 악에 받친 모습까지 극에 몰입도를 높이는데 큰 일조를 했다. 성인 배우들과 견주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이처럼 아역 배우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작품을 크게 관통하는 줄기가 가족에 대한 이야기기 때문이다. 소통이 부족한 가족이 겪는 외로움과 아이가 스스로 벽장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고통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클로젯 / 사진=클로젯 스틸컷

다만 아쉬운 것은 메시지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역 배우들의 연기로 작품의 몰입도는 순간 놀라갔으나, 전반적인 공감이 부족하다. 98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담기에 가족이 상처받고, 서로 고통을 주며 치유하기에 이르는 과정은 폭이 넓다. 러닝타임에 쫓겨 어느 캐릭터 하나도 서사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의문투성이다.

더군다나 국내에선 생소한 벽장과 이계라는 설정은 공감을 낮추며 이질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벽장이란 무엇일까. 서양에서 벽장은 괴물이 사는 곳, 이계로 통하는 길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 정도의 의미는 아니다. 누군가는 벽장을 두고 예술품이나 어린 시절 숨바꼭질을 하던 곳 정도로 여길 수 있다. 벽장 너머 이계도 서양의 냄새가 물씬 난다. 서양풍 저택, 나무와 놀이터가 있는 마당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렵지 않은가. 동서양의 만남이 제대로 섞이지 못하고, 반쯤 섞이다 만 모양새다.

새로운 소재, 그리고 '천만 배우' 하정우와 2019 SBS 연기대상에 빛나는 김남길이 출연한다는 데서는 관객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1일과 2일 이틀 동안 영화관을 찾은 총관객 수는 82만3685명이다. 설 연휴였던 직전 주말 관객 수인 272만8692명보다 3배 이상, 그 지난 주말인 18일과 19일의 총 관객수 119만9344명보다 부족한 수치다. 과연 '클로젯'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장르적 호불호를 뚫고 관객 몰이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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