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억의 여자' 이지훈 "배우로서 목표? 그냥 내 갈길 가는 것" [인터뷰]

입력2020년 02월 03일(월) 23:00 최종수정2020년 02월 03일(월) 23:28
이지훈 / 사진=지트리크리에이티브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먼 미래, 목표를 바라보기보다는 지금의 하루하루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지훈. 연기를 시작하고 겪은 성장통에 한층 깊어진 내면이 그를 어떤 배우로 만들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종영한 '99억의 여자'는 수목극 1위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작품은 우연히 현찰 99억을 움켜쥔 정서연(조여정)이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이지훈은 정서연과 99억을 최초로 함께 발견했던 인물로 등장했다. 또 이 돈을 두고 쟁탈전을 벌이는 운암 재단 이사장인 윤희주(오나라)의 남편 이재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특히 그는 '99억의 여자'에서 실제로 14살 차이 나는 오나라의 능글맞은 연하 남편 역을 완벽히 소화해 큰 화제를 모았다. 또 조여정의 불륜 남이라는 파격적인 타이틀을 달고 시청자들로부터 '섹시한 쓰레기'라는 과격한 애칭을 얻을 정도로 치명적인 연기를 선보여 단번에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지훈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역할을 나름대로 잘 풀어갈 수 있었던 이유를 함께 작품을 했던 동료들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첫 회부터 꽤 수위 높은 스킨십들에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현장에서 여정 누나랑 상의를 정말 많이 했다"며 "여정 누나가 많이 도와주셔서 어려움 없이 찍은 것 같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차 안에서 키스신을 찍을 때는 좁은 공간에서 심지어 많은 스태프들이 보고 있는 데 해야 해서 조금 떨리긴 했다고 가볍게 웃어 보였다.

또 그는 오나라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4살 나이 차가 있음에도 전혀 그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편하게 연기를 했다고 전한 그는 "주변에서 처음에 걱정을 많이 했다. 14살 차이라는 설정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근데 저는 나라 누나랑 그냥 친구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장에서 연기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누고 또 촬영 외에 시간에는 살면서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서 많이 대화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대답 끝에 "그런 인간적인 소통과 감정의 교류가 연기에 녹아났던 것인지 호흡이 정말 좋았다"고 자부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는 '99억의 여자' 촬영이 끝나고도 오나라와 전화 통화도 하고 가깝게 지낸다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지훈=지트리크리에이티브

물론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 역시 중요했지만 이런 이재훈 캐릭터가 다른 배우들과 완벽한 하모니를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세심한 캐릭터 연구와 끊임없는 고민으로 탄생한 캐릭터가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사실 제가 '99억의 여자' 촬영을 일주일도 채 못 쉬고 바로 돌입했다"며 "'신입 사관 구해령'이 끝나고 며칠 뒤에 새롭게 촬영에 들어갔던 것 같다. 당시에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던 상태긴 해서 육체적으로는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막상 작품에 들어가니까 소재도 너무 신선했고 또 언제 이런 캐릭터를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금방 재훈 역에 집중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평소 작품에 들어가기 전 캐릭터의 인생에 대해 스스로 상상을 해본 다는 그는 재훈 역을 단순한 악역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훈 역이 단순한 악역이라기보다는 그냥 사연을 가진 한 남자로 생각하게 됐다. 본래부터 나쁜 성향을 가진 남자라기보다는 아내와 장인 장모에게 무시를 받으면서 남자로서 위축되고 그런 내면적인 스트레스들이 돈을 손에 쥐게 되면서 폭발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돈으로부터 발생했던 살인과 그런 사건들은 분명히 윤리적으로 잘 못된 부분이지만 그런 재훈의 심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든 극단과 극한의 상황에 내몰렸을 때는 정말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지 않냐. 더군다나 결혼 생활을 해오면서 당해왔던 무시에 갑작스럽게 생긴 99억이라는 큰돈이 그 사람의 욕망을 건들었던 것 같다"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또 이재훈 역이 실제 '99억의 여자' 후반부에서 윤희주에 대한 진실한 사랑을 보였듯 이지훈은 "재훈은 정말 기본적인 착함이 있던 사람임은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재훈 역에 이런 비애를 느꼈다는 이지훈은 "연기할 때 재훈이라는 역의 아이 같은 마음은 훼손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속이 다 보이는 그런 사람으로 보이도록 가장 주안점을 두고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휴식 없이 연이어 작품 활동을 하고 또 파격적인 역할에도 두려움 없이 도전을 하는 그이지만 그런 그에게도 배우로서 고민과 고난의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소속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7개월의 공백기를 가졌던 그는 그 시간 동안 연기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고민을 끝없이 했다고.
이지훈=지트리크리에이티브

그는 "저는 안 그럴 것 같았는데 저도 어느 순간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저와는 많이 달라져 있더라. 스타가 되기위해서 연기를 시작한 게 아니었고 좋은 배우, 연기를 잘 하는 배우를 꿈꾸고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저한테도 욕심이라는 게 들어와있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욕심대로 사람일이 되는 게 아니기에 그런 부분이 자신을 더 힘들게 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왜 이렇게까지 내가 나를 힘들게 할까' '내가 언제부터 변해있을 까' 생각하면서 쉬어 시간 하루하루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안 읽던 책을 읽기 시작했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말 그대로 그냥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내 갈길 가자'였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잘못 보내온 시간은 반성하고 또 혼자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 생각을 갖게 되니까 하루하루 편해지더라. 멀리 있는 목표를 갖기보다는 또 너무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주어진 현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라고.

어느덧 20대가 지나고 30대 언저리에 있는 이지훈. 그는 지금의 자기 자신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자기 전에 거울 앞에서 제 얼굴을 보는데 하루하루 잘 살아가다 보면 어느덧 백발도 되어있고 눈가에 주름도 예쁘게 생겨있지 않을까 싶다"며 "그냥 아프지 않고 매일 주어진 삶에 충실하고 좋아하는 소고기 많이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여유로운 미소를 보였다.

끝으로 아직 해보고 싶은 역할도 너무 많고 도전하고 싶은 것도 많다고 밝힌 이지훈은 벌써 차기작으로 제안받은 작품들이 있다며 잘 살펴보고 대중들에게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도록 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주요뉴스

기사이미지
'미스터트롯' 이어 '사랑의 콜센타'도 대박…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미스터트롯'에 이어 '사…
기사이미지
'음주운전' 차세찌 재판서 호소 "딸…
기사이미지
김재중, 日 스케줄 전면 취소…코로…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가수 김재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
기사이미지
'프로포폴→수면마취제' 휘성, 잊었다 하면…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가수 휘성이 프로포폴부터…
기사이미지
도움의 손길 내민 마틴 "류현진, 우…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
기사이미지
"도울 방법 많다" 오프라 윈프리, …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