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폴,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 "같이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예의" [인터뷰]

입력2020년 02월 06일(목) 17:24 최종수정2020년 02월 06일(목) 17:24
루시드폴 / 사진=안테나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루시드폴을 검색하면 두 개의 직업이 등장한다. 가수와 농업종사자. 제주도에서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던 그가 이번에는 반려견을 위한 꿈을 진행했다.

루시드폴의 하루는 보통 사람들보다 빠르게 시작된다. 특히 농업종사자가 가장 바쁠 때인 농번기에는 새벽 3시 30분부터 기상한다. 더운 낮을 피해 오전 시간 내내 밭에 열정을 쏟아붓는다. 농부로서의 일이 끝나면 오후는 가수로 변신한다. 자신만의 작업실에서 소리를 연구하고, 때로는 그만의 소리를 창조한다.

여기에 동물 애호가로서의 작업도 추가됐다. 그림책 '손으로 말해요'를 번역했던 루시드폴은 번역료로 개 사료를 사 제주의 사설 유기견 보호소를 도왔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최근 10년을 함께한 반려견 보현을 담은 정규 9집 음반이자 책 '너와 나'를 발매하기도 했다.

시작은 보현의 사진집 제안이었다. 유기견 보호소를 돕고 싶어하는 루시드폴을 알아차린 출판사 편집장이 "반려견 사진집을 내서 인세를 보호소에 기부하자"고 권유했다. 하지만 내키지 않았단다. 기존에도 다수의 반려견 사진집이 있을뿐더러, 그는 보현이 자신의 강아지라는 것 외에는 특별한 스토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또 2년마다 발매하고 있는 음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 같았다. 고민을 거듭하던 루시드폴은 결국 보현의 이야기를 담기로 했다. 사진집이 아닌 책과 음반을 통해서 말이다.
루시드폴 / 사진=안테나 제공

그때부터 루시드폴은 보현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강아지들이 음식을 먹을 때 사람의 구강구조로는 낼 수 없는 소리가 난다. 특히 사과, 당근, 배 같은 것들을 먹을 때 상쾌한 소리가 나는데, 마치 파도 소리나 빗소리처럼 음악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루시드폴은 그래뉼라 신테시스 기법(소리의 작은 단위부터 출발해 이를 배열, 가공, 조합해 다른 차원의 사운드를 만드는 디지털 음악합성 기법)을 활용했다. 그는 보현의 소리를 때로는 북소리처럼, 때로는 드럼소리처럼, 때로는 여러 강아지들이 내는 합창처럼 만들었다.

보현의 소리를 듣고, 행동을 관찰하며 반려견의 마음이 어떨지 상상했던 루시드폴은 자신이 깨달은 감정과 생각들을 많은 이들에게도 전하고 싶단다. '너와 나'는 그 일환이기도 했다. 루시드폴은 "나는 동물이 사회적 약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현 사회는 이러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으며 도리어 혐오가 쉽게 드러나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시대를 공유하고 있는 존재라면 같이 살아가고 있는 기쁨, 같이 살아가고 있는 존재에 대한 예의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것이 우리가 공존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루시드폴 / 사진=안테나 제공

'반려견과의 협업'이라는 타이틀이 최초로 탄생했다. 특히 루시드폴은 이 협업 과정이 보현과 '동등한 입장'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자신은 편곡만 했을 뿐이라며 저작권료 역시 보현이 받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수익금은 보현의 이름으로 유기견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루시드폴은 강아지를 위한 콘서트를 꿈꿨다. 그는 "넓은 공간에서 강아지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콘서트를 진행해보고 싶다. 실제로 콘서트를 연다면 사람들의 기준이 아닌 철저히 강아지의 기준에서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강아지들은 청각이 예민하기 때문에 악기의 볼륨을 줄이고 자극을 덜 줘야 한다. 또 콘서트가 끝나고 나면 다 같이 산책을 하거나 마사지도 받을 수 있게끔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루시드폴은 지난달 '킁킁콘서트X루시드폴 너와 나'를 열었다. 그가 앞서 말한 대로 반려견과 산책하면서 즐길 수 있는 음악회였고, 아로마&마사지테라피 클래스도 진행됐다. 루시드폴이 계획했던 꿈이 현실이 된 것. 이처럼 루시드폴이 전하고 싶은 소신도 많은 이들에게 닿아 더 나은 공존의 세상이 되길 바라본다.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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