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없다' 이문규 감독, 변명 대신 변화 필요한 때 [ST스페셜]

입력2020년 02월 11일(화) 15:39 최종수정2020년 02월 11일(화) 15:39
이문규 감독 / 사진=이정철 기자
[인천국제공항=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이문규 감독이 혹사 논란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에서 영국을 누르며 B조 3위를 기록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은 올림픽 진출을 이뤄내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내용적으로는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이문규 감독은 영국전 교체 없이 주전 선수들을 혹사시키는 전술로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은 영국과의 경기에서 박혜진, 김단비, 강이슬, 배혜윤, 박지수가 대부분의 시간을 소화했다. 박혜진, 김단비, 강이슬은 풀타임을 뛰었고 박지수는 37분 19초, 배혜윤은 36분 42초 동안 코트를 누볐다. 교체 선수를 통해 주전 선수들의 쉴 틈을 챙겨주는 것은 물론, 시시각각 변하는 상대 전술의 대응해야 했지만 벤치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그 결과 영국전 4쿼터에서 박지수의 파울 트러블과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히며 10여점 차에 점수를 까먹고 말았다. 막판 집중력을 통해 가까스로 승리를 챙겼지만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영국전 모든 체력을 다 짜낸 주력 선수들은 하루 만에 중국전에 나섰다. 이문규 감독은 영국과의 경기 후 정신력을 강조했지만 한국 선수들은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2쿼터부터 눈에 띄게 움직임이 저하된 한국은 공격에서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했고 중국의 빠른 공수 전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수비에서 상대 높이에 대응하고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기 위해 지역 방어를 선택했지만 중국은 손쉽게 한국의 수비망을 요리했다. 결국 한국은 중국에게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 결과로 한국은 올림픽 자력 진출이 무산됐다. 다행히 스페인이 영국과의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어부지리로 올림픽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이문규 감독은 귀국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혹사 논란에 대해 "장기전도 아니고 영국전만 이겨서 도쿄올림픽에 가겠다는 일념하에 죽기 살기로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5명의 환자가 있고 상대가 추격해 오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선수 부족을 호소했다.

하지만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가용 인원이 적은 것은 이문규 감독 스스로 자처한 일이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지난해 아시아컵부터 크고 작은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박하나는 대표팀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고 최은실은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컵에 합류했다가 이후 재활과 복귀를 반복하고 있다. 이번 최종예선에서 코트를 누볐던 김단비도 대표팀에서 근육이 6cm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WKBL 개막전에 결장한 바 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이번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같은 문제를 반복했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있는 김정은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소중한 엔트리 한 자리를 날렸다. 이 외에도 총 5명의 부상자를 안고 올림픽 무대를 노크했다.

시즌 중 선수들의 건강과 컨디션은 경기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비춰볼 때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건강하고 능력 있는 선수 선발에 대해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문규 감독은 2019-20시즌 WKBL 도움 1위를 달리고 있는 안혜지, 183cm 장신 가드이자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인 박지현, 187cm 센터 김연희 등을 놓쳤다.

안혜지는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고군분투했던 박혜진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었고 김연희는 골밑을 지키며 박지수에게 쉴 틈을 제공할 수 있었다. 박지현은 183cm의 큰 키에 돌파 능력도 갖춰 가드와 포워드에서 모두 기용될 수 있는 자원이다. 이문규 감독의 선수가 없다는 말은 자신의 선수 선발이 잘못됐다는 점을 자인하는 꼴이다.

선수 선발부터 관리 그리고 기용까지 모든 면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던 이문규 감독은 2월 말 대표팀 감독 임기가 종료된다. 올림픽 본선까지 재신임을 받을지는 농구협회의 결정에 달렸다. 방열 대한민국농구협회 회장도 "이문규 감독의 재신임 여부는 이사회에서 결정 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의 전례를 살폈을 때 본선 진출을 이룬 감독이 중도 하차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만큼 이문규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은 높다. 올림픽 무대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문규 감독이 올림픽 도전을 이어가게 된다면 선수가 없다는 변명 대신 변화가 필요할 때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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