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도산 우려" 코로나19 덮친 가요계, 내년까지 비상 [ST기획①]

입력2020년 02월 28일(금) 07:54 최종수정2020년 03월 02일(월) 10:26
방탄소년단, UNVS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샤이타운뮤직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김샛별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연예계에 비상이 걸렸다. 가요계 역시 공연 등 일정 취소가 잇따르며 코로나19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메르스 때보다 힘들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 콘서트→쇼케이스, 줄줄이 취소

가요계에서 가장 타격이 큰 곳은 공연 부문이다. 콘서트의 경우,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몰리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여파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결국 소속사들은 예정됐던 콘서트를 줄줄이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김범수는 데뷔 20주년 콘서트를, 이승환은 데뷔 30주년 전국투어를 계획 중이었으나 3월까지의 모든 공연을 취소했다. 악동뮤지션 역시 전국투어의 남은 일정들을 모두 취소했고, 백지영과 V.O.S는 잠정적으로 연기하겠다고 전했다.

입대 전 마지막 투어를 진행 중인 잔나비와 서울 앙코르 콘서트를 계획했던 백예린과 김진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막강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TV조선 '미스트롯' 콘서트는 예정된 공연을 5월로 연기하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 콘서트뿐만이 아니다. 29일 예정됐던 '더팩트 뮤직 어워즈'는 서울시설공단 판단으로 연기됐다. 방탄소년단의 참가로 큰 기대를 모았던 'SBS 인기가요 슈퍼콘서트' 또한 잠정 연기됐다. 당초 강행을 계획했던 해당 공연은 취소 요청 쇄도로 결국 연기를 발표했다.

내한공연도 줄취소를 맞고 있다. 미카, 칼리드, 스톰지, 케니 지 등이 모두 3, 4월로 예정된 공연을 잠정 연기했다.

쇼케이스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에버글로우, 펜타곤, 여자친구, 이달의 소녀 등은 그나마 팬쇼케이스만을 취소했다. 하지만 이후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대부분의 쇼케이스가 취소되고 있다.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예고했던 방탄소년단은 행사를 유튜브 생중계로 대체했다.

데뷔 쇼케이스를 취소시키며 아쉬움을 삼킨 케이스도 발생하고 있다. 전날까지 무대와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 연습에 몰두했던 UNVS는 많은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권고에 따라 숙고 끝에 당일, 쇼케이스를 취소했다.
열 감지 카메라, 손소독제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DB

◆ "메르스 때보다 심하다" 피해, 어느 정도길래

사실상 가요계는 2~3월에 잡혀있던 모든 일정이 취소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에 따른 피해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공연 업계의 경우, 공연을 해야 수익이 생기는 구조이지만 그 수익구조가 무너지면서 직격타를 맞은 상황이다. 공연장 관계자 A 씨는 "2, 3월 공연은 거의 다 취소됐다. 4월 공연은 추이를 보고 있다"면서 "2월 공연을 보면 총 28건의 공연 중 22건이 취소됐다.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5건이 진행됐고 나머지 1건은 취소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보통 잡혀 있던 공연을 취소하게 되면 공연장 대관 위약금 문제가 뒤따른다. 코로나 사태는 천재지변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대관 취소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A 씨는 "대관이 안 되니 수입이 줄어들고 공연도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되니 공연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공연 업자 역시 공연을 취소하면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 공연기획사 관계자 B 씨는 "공연 업자들의 2월 수익은 제로를 넘어 오히려 마이너스다. 사실상 사업자들은 공연을 위해 이미 여러 비용을 지불한 상태다. 때문에 대관 위약금을 물지 않더라도, 그 외에 무대 비용, 오퍼레이터 비용 등은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이어 B 씨는 "그래도 공생하는 업계이기에 공연장의 상황을 마냥 모른 척할 수만은 없지 않나. 때문에 최대한 공연 취소 대신 연기를 계획하지만, 이마저도 아티스트와 공연장의 하반기 계획에 차질이 가지 않아야 가능하다. 더군다나 상반기 공연을 미루게 되면 하반기 예약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는 실태"라고 꼬집었다.

여러 사정상 공연을 강행하게 되더라도 문제다. 취소표가 속출하는 데다 코로나19 관련 비용도 추가로 상당 부분 소비되기 때문. 공연제작사 관계자 C 씨는 "공연을 진행하게 되더라도 대중의 시선이 좋지 않아 홍보를 할 수가 없다"면서 "또 취소 문의도 쇄도 중이다. 학부모들의 항의 민원이 상당하다. 비율로 따지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100배 넘게 취소표가 나오고 있다. 환불 수수료까지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C 씨는 "공연장에 비치되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은 별다른 지원을 받는 게 아니다. 공연팀에서 다 알아서 해야 하는데 비용도 너무 올라가 있는 데다 구하기도 어렵다. 큰 제작사는 열 감지 카메라도 설치한다는데 영세한 제작사는 비용이 너무 비싸 꿈도 못 꾼다. 여러모로 계획보다 훨씬 큰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엔터 시장도 손해가 크다. 소속사 관계자 D 씨는 "공연 취소로 인한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행사도 못 하는 상황이다. 3월이면 지자체 행사는 물론 대학교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많은 시기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면 취소됐다"면서 "행사 섭외가 전혀 없는 데다 잡혀있는 행사까지 취소되다 보니 조만간 문 닫는 회사 나올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엔터는 대개 1년 단위로 미리 계획을 짜고 이에 따른 매출과 비용을 생각한다. 하지만 예상했던 매출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데다 스케줄에도 문제가 생기니 세워둔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속사 관계자 E 씨는 "코로나 때문에 변수가 너무 많다. 보통 컴백일에 맞춰 여러 일정을 준비하지 않나. 음원 공개에 맞춰서 오프라인 홍보 일정들을 잡는데 야구장 시구라든지, 농구장 시투 행사 등도 모두 취소된 상황이다. 오프라인 홍보 수단이 막히다 보니 모든 일정이 다 어그러져 난감할 따름"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E 씨는 계속해서 "또 엔터는 수익을 스타일리스트, 매니저, 안무팀 등에게 나눠줘야 하지 않나. 그런데 이렇게 위에서부터 수익이 없으니까 다른 팀도 업무적으로 모두 마비될 수밖에 없다"며 "메르스 때보다 더 심하다"고 덧붙였다.

아티스트들도 피해에 시달리는 중이다. E 씨는 "음원 수익을 받아 갈 수 있는 가수는 10% 내외다. 즉 대다수가 행사 내지 공연으로 이익을 얻는다. 매달 벌어서 정산을 받아야 하는데, 2월부터 5월까지 잡혀있는 행사가 다 취소됐다. 결국 정산을 못 받는 아티스트들이 생겨날 테고 이는 생계에도 지장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객 없는 생방송 녹화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DB

◆ 대책은 없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소속사 관계자 F 씨는 "멈춰있던 활동이 재개되기까지 기본 5~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상반기는 아예 안 된다고 보고, 활성화되려면 가을은 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연장 대관만 보더라도 상반기 공연이 다 미뤄지면서, 하반기에 기획됐던 공연도 벌써부터 대관이 힘들다. 이번 사태는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내년 초까지 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면서 여러 협회들도 협회 차원에서 피해 실태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 협회는 실태 조사를 통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향후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에 건의해 대중문화산업계 지원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국연예제작자 협회는 "최근 코로나 19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대중예술 업계의 피해도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는 상태로 알고 있다. 이를 정확히 파악함과 동시에 협회 차원에서의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공연업계의 피해를 막기 위한 긴급 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대개 300석 미만의 소규모 공연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문체부는 대중음악에 관한 방안에 관해서는 "검토는 하고 있지만 당장 말씀드리긴 어렵다.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지원 방안은 피해 상황을 바탕으로 마련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요계는 이러한 문체부의 지원이나 해결책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소속사 관계자 D 씨는 "이미 여러 공연이 취소됐다. 피해 보전 방안을 말하지만, 사실상 시행되는 건 더디고 그 과정은 복잡하다. 때문에 느린 대책들이 실효성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속사 관계자 G 씨 역시 "어떤 대책이나 방안이 세워져도 바로 진행되기는 힘들지 않나. 해결책들이 법제화가 되고 시행되기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우리로서도 해결책만 바라고 있기에는 실질적으로 쉬운 상황이 아니"라며 "업계에서 자체적으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고안하지 않는 이상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김샛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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