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빈, 초심(初心)을 되새기다 [인터뷰]

입력2020년 03월 01일(일) 08:00 최종수정2020년 03월 01일(일) 08:00
유수빈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배우 유수빈은 지금 이 시간이 얼떨떨하고, 신기하기만 하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지만, 힘들기보다는 행복하다는 마음이 먼저다. '사랑의 불시착'은 유수빈의 배우 인생의 '안착'을 도운 고마운 작품으로 남게 됐다.

'사랑의 불시착'은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인 21.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유수빈은 5중대 중급병사 김주먹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며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유수빈은 '사랑의 불시착'에 합류하게 된 과정을 '행운'이라고 칭했다. 그는 "오디션을 3차까지 진행했는데, 1차 오디션에는 편한 대사를 해보라고 해서 표치수 역할을 연기했다. 반말이 많아서 좀 더 하기 편했다"며 "2차부터는 김주먹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지를 정도로 좋았다"고 밝혔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대본'이 주는 힘이 컸다. 연기자를 꿈꾸던 유수빈에게 박지은 작가의 '별에서 온 그대'는 '인생 작품'이나 다름없었기 때문. 그는 "박지은 작가님을 너무 좋아했다. 군대에 있을 때만 해도 제가 박지은 작가님 작품을 함께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유수빈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꿈꾸던 작가와 꿈꾸던 일을 하게 된 유수빈은 기대감과 동시에 부담감을 느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더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욕심에 김주먹이라는 역할에 과한 설정을 넣기도 했다. 그러나 욕심을 부릴수록 더 미로 속으로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유수빈은 "대본이 재밌어서 기대가 되는 한편 제가 이 재밌는 걸 못 살리고 분위기가 싸해지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이 들었다"며 "잘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도 많이 냈는데 감독님, 작가님이 좀 더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조언해 주셔서 대본을 직관적으로 보게 됐다"고 밝혔다.

대본을 다시 훑어보니 이미 자신의 캐릭터는 대본 속에서 완성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유수빈은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는 '대본에 적혀 있는 그대로 100% 소화하자'라는 목표가 생겼다. 그 이후에는 대본에만 집중을 하게 됐고, 훨씬 잘 풀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랑의 불시착'은 출연 그 자체로 유수빈에게는 많은 배움이었다.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도 그랬지만, 현빈, 손예진이라는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순간순간이 그에게는 큰 공부가 됐다.

유수빈은 "현빈, 손예진 선배님 두 분 모두 현장에서 연기 열정이 엄청나다. 책임감도 강하시고, 허투루 하는 거 없이 치열하게 고민하신다"며 "참 배울 부분이 많은 분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손예진 선배님은 집중력이나 몰입하시는 에너지가 엄청 강하신데, 그 덕에 상대 배우들이 집중이 잘 된다. 같이 연기하면 훅 빨려 들어가게 하는 힘이 있다. 배우고 느낄 것이 많았던 현장이었다"고 밝혔다.

촬영 내내 함께 호흡을 맞춘 5중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유수빈에게는 많이 의지가 되는 존재일 수밖에 없었을 터. 그는 "항상 같이 연기하다 보니까 형, 동생들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저한테 고마운 사람들이고, 서로 항상 도와주고 싶어 했다. 확실한 '패밀리쉽'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최지우 선배님과 단둘이 촬영할 때 더 불안하고 긴장됐다. 5중대원들이 참 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유수빈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이렇듯 데뷔 4년 차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귀한 필모그래피를 남기게 된 유수빈은 SNS 팔로워가 무려 17만 명이나 늘어났다. 드라마나 역할에 대한 인기를 온몸으로 실감하게 된 계기였다.

그러나 유수빈은 이러한 인기가 체감될수록 더욱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했다. 그는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작품에 함께 참여했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저도 모르는 새에 들뜰까 봐 걱정이 됐다. 그럴수록 제가 원래 하던 걸 꾸준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내가 욕심부린다고, 이 작품이 더 잘되지 않는다'. 유수빈이 처음 역할에 대한 욕심을 버릴 당시 대본 첫 장에 적어뒀던 말이다. 이 덕분에 현장에서 더 편해졌고, 동료 배우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었다. 그는 드라마가 끝난 후 대본 첫 장에 적어둔 말을 다시 생각하며 욕심을 버리는 일에 더 열중하고 있다. 말 그대로 초심을 되새기는 중이다.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다. 처음에는 '나만 잘나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는 유수빈은 데뷔 4년 차 '사랑을 불시착'을 만나면서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그는 "예전에는 저라는 배우가 빛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조금 더 배우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작품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 연기를 보면서 행복했다는 많은 분들의 반응을 보면서 생각이 열리게 됐다. '사랑의 불시착'이 저에게 준 진정한 선물이 아닐까"라며 웃었다.

유수빈에게 연기자는 적성에 꼭 맞는 일이다. 그는 "연기를 시작한 걸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아직 많이 부족해서 그렇지만, 완전 제 적성이다. 그렇기에 더 욕심도 생겼다. 근데 지금은 제 욕심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아서 많이 내려놓고 천천히 똑바로 잘 짚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개성 있는 이미지가 강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 유수빈은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배우였다. 건강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자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앞으로의 연기 인생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유수빈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주요뉴스

기사이미지
방탄소년단 1위, 2위 임영웅·3위 영탁 '5월…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가수 브랜드평판 2020년 …
기사이미지
전효성 공개 커버 댄스, 비 '깡' 안…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가수 겸 배우 전효성이 공개한 커버 댄…
기사이미지
BJ 한미모 측 "성매매 알선 혐의 여…
기사이미지
'놀면 뭐하니?' 비 이효리 유재석 혼성 그룹…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가수 비와 이효리, 유재석…
기사이미지
이소영, 사흘 연속 단독 선두…최예…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이소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
기사이미지
'0%→1%대 시청률' KBS 주중극, 솟…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KBS 주중 드라마에 드리운 안개가 걷힐…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