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박은빈, 추진력을 얻다 [인터뷰]

입력2020년 03월 01일(일) 18:27 최종수정2020년 03월 02일(월) 13:52
스토브리그 박은빈 / 사진=나무액터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배우 박은빈은 아역으로 데뷔해 어느덧 연기 경력 20년이 넘었다. 그는 비로소 만난 인생작으로 연기에 대한 추진력을 얻었다. 이제는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박은빈이다.

박은빈은 1998년, 7살의 나이에 드라마 '백야 3.98'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명성황후' '상도' '유리구두' '내 사랑 팥쥐' '왕의 여자' '태왕사신기' 등에 출연하며 아역 배우로 이름을 알렸다.

그런 박은빈이 본격적으로 성인 역으로 등장한 건 2012년 드라마 '프로포즈 대작전'부터다. 그는 '구암 허준' '비밀의 문' '청춘시대' 시리즈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자신의 존재감을 전했다.

그러던 중 SBS 월화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연출 정동윤)을 통해 완전한 성인 연기자로 거듭났다.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뜨거운 겨울 이야기다. 박은빈은 극 중 국내 최초 여성 운영팀장인 이세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박은빈은 "'스토브리그'를 슬슬 정리하고 있다. 좋았던 모든 기억들이 어제 일인 것만 같다. 아직은 여운이 떠나지 않는다"며 "나도 몰랐는데 과몰입한 부분이 많았다. 극 중 가장 좋아하는 선수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나도 모르게 운영팀장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드림즈에 대해 응원하는 마음이 큰 걸 보니 이세영으로 6개월 동안 착실하게 살았구나를 느낀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극 중 박은빈은 국내 최초 야구단 여성 운영팀장 역을 맡았다. 그는 '스토브리그'를 통해 야구의 매력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야구는 룰 정도만 알고 있었다. 가끔 큰 대회가 있을 때나, 국민 모두 야구를 볼 때가 돼서야 보는 정도였다"며 "이번에 야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물론 다는 알지 못하지만, 나도 야구계에 입문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준비하기 전에 야구를 직관하면서 매력을 깨달았다. 그냥 방송으로 봤을 때랑, 현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팬들의 기운을 느끼고 경기를 보는 게 다르더라. 일상을 살다가 좋은 환기가 될 수 있는 이벤트구나 싶었다. 시국이 안정되면 직관하러 가고 싶다"며 "그리고 만약 직관을 하게 된다면 어떤 팀을 응원할까도 생각했다. 아직 내 마음속에 드림즈밖에 없기에 대한민국의 모든 야구단을 응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박은빈은 국내 최초 여성 운영팀장을 맡은 것에 대한 뿌듯함을 표했다. 그는 "제가 이 캐릭터를 만든 건 아니지만, 작가님의 의도를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고민했다. 누군가 '나도 이세영 팀장처럼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런 걸 보면서 내가 이세영으로 살아온 6개월이 보람됐구나 싶었다. 또 누군가의 진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서 기뻤다. 나중에 이세영 같은 운영팀장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누구보다 기뻐할 것 같다. 그런 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미소를 보였다.
스토브리그 박은빈 / 사진=나무액터스 제공

그렇다면 박은빈은 이세영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을까. 그는 야구에 대해 몰랐던 만큼 프런트들의 세계는 다소 생소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프런트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몰라서 그야말로 0에서 시작한 거다. 그래도 SK와이번스 프런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정말 잘 설명을 해주셨고, 인터넷의 도움도 얻었다. 여성 운영팀장이라는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참고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는 건 고된 작업이었다. 그래도 나 스스로 뭔가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은 자유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캐릭터가 순수한 열정을 지녔기 때문에 강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불투명보다는 투명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캐릭터처럼 속내를 숨기는 것도 없고 감정을 다 드러내기에 용감한 사람이다. 어찌 보면 평면적일 수 있는 설정이다. 최대한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다각도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일단 남자들이 많은 세계에서 운영팀장이 되기까지 많은 역경을 거쳐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입도 거칠다. 다만 무례하게 보이지 않도록 적정선을 지킨다"며 "이세영은 다른 인물들 간에 접점이 많은 캐릭터다. 그런 관계성에서 상호 작용이 잘 이뤄진다면 드라마의 호감도와 친밀도가 높아질 것 같아서 각각 다른 인물들과 만났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할지 다르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박은빈은 남궁민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남궁민은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강하기 때문에 항상 완벽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다. 내가 한 번 더 가도 되냐고 물어보면 얼마든지 더 하라고 편하게 해주신다.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박은빈은 극 중 백승수(남궁민) 만나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현실에서도 백승수 같은 조력자가 있었을까. 박은빈은 "백승수와는 초반에 안 좋았던 첫 만남을 제외하고 서로 알아가며 이해하게 된다. 서로 상호 보완하는 관계가 되고, 또 내가 존경하는 부분도 있다"며 "실제 인생에서는 롤모델이나 우상이라고 꼽을 만한 분은 아직 못 찾은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어른들과 마주하면서 저런 모습은 좋은 거고, 저런 모습은 배우지 말아야겠다는 것에 대해 차곡차곡 데이터를 쌓았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들이 내게는 백승수처럼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렇게 탄생한 이세영은 박은빈의 인생 캐릭터라는 평이다. 이에 대해 박은빈은 "인생 캐릭터라고 해주시는 것 자체가 저에게 좋은 기회였다고 얘기해 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배우로서 인생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정말 뜻깊은 기회라고 생각해 저도 좋다. 그렇기에 다음에는 어떤 캐릭터를 맡아야 될지 개인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고 했다.

인생 캐릭터라는 평을 받을 만큼 '스토브리그'는 박은빈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질 터. 박은빈은 "스토브리그는 2019년 겨울이 참 뜨거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작품이다. 촬영하는 동안 기후가 중요하다. 2018년 여름이 정말 더웠던 걸로 기억하는 건 그때 작품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겨울에 촬영했으나 춥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우리가 함께 뜨거운 열정을 불태웠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한 번의 동력을 얻게 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대표작이라고 생각을 해주시고 모두가 그렇다고 인정해 준다면, '스토브리그'가 대표작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끈 만큼 시즌2를 원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박은빈은 "만약에 하게 되면, 또 한 번 좋은 분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기다릴 것"이라고 기쁜 마음을 표했다.

끝으로 박은빈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어렸을 때는 꼭 내가 배우가 된다는 게 아니어도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미래를 열어두고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이제 점차 저의 정체성이 자리를 잡았다. 또 배우라는 직업을 봤을 때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제는 배우라는 직업의 소중함을 알기에 정돈된 것"이라며 "이제는 주저하지 않고 나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은빈은 아역으로 데뷔해 꾸준히 연기자의 길을 걸었으며, 인생 캐릭터까지 만났다. 앞으로 주저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그가 '스토브리그'를 통해 얻은 추진력으로 어떤 미래를 그릴지 기대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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