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실이는 복도 많지' 진정한 '복'이란 [무비뷰]

입력2020년 03월 05일(목) 09:00 최종수정2020년 03월 05일(목) 14:59
찬실이는 복도 많지 / 사진=찬실이는 복도 많지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청춘의 성장, 노년의 공허함에 대해 다룬 작품은 그간 꾸준히 관객들을 찾았다. 그런데 여기 40대 싱글 여성의 아픔과 성장, 그리고 꿈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있다. 신선한 소재에 현실적인 요소들로 따뜻한 공감을 꾀한다. 무엇이 진정한 '복'인지에 화두를 던지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제작 지이프로덕션)는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갑자기 일마저 끊겨버린 영화 프로듀서 찬실(강말금)이 소피(윤승아) 네 가사도우미로 취직해 살길을 도모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을 받아 3관왕에 올렸다. 또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하는 등 독립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작품은 영화감독의 사망으로 인해 한순간에 실업자가 된 영화 프로듀서 찬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영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앞만 보며 달린 찬실은 순식간에 모든 일이 끊기고 달동네 단칸방에 세 들어 살게 된다. 찬실은 그곳에서 집주인 할머니(윤여정)와 만나게 된다. 이것이 찬실의 첫 번째 복이다. 인생이 나락에 빠졌다고 생각된 순간 따뜻한 집주인을 만나 가족의 정을 느낀다.

찬실의 복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만나는 인물마다 크고 작은 도움을 받는다. 오랜 지인인 배우 소피에게는 일자리를 얻는다. 당장 생계유지를 위해 돈이 필요했던 찬실에게 손을 내민 건 소피였다. 찬실은 소피의 집에 가사도우미로 취직하며 당장의 급한 불은 끄게 된다. 소피의 집에서는 찬실의 가슴을 오랜만에 뛰게 만든 김영(배유람)을 만난다. 그간 일에 치이며 이성 간의 떨림이 무엇인지도 잊고 지냈던 찬실. 그는 김영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하고, 데이트를 하며 힘든 현실의 돌파구를 찾는 듯 보인다.

끝으로 찬실의 마지막 복은 장국영(김영민)이다. 장국영은 귀신인지 사람인지, 혹은 찬실의 신념이 만들어낸 무언가인지 알 수 없다. 장국영 캐릭터는 이렇게나 특이하다. 그는 시종일관 속옷 차림으로 어디든 불쑥 나타난다. 모든 것이 의문이 드는 캐릭터지만 확실한 건 찬실이 영화에 대한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찬실이 삶에 지쳐 영화를 포기하려 할 때 옆에서 붙잡아주고 위로를 건네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준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 사진=찬실이는 복도 많지 스틸컷

이 모든 것은 강말금의 담담하면서 현실감 있는 연기로 완성됐다. 강말금은 마치 우리 곁에 있을 것 같은 찬실 캐릭터를 담백하게 그리며 공감을 더했다. 때론 우리는 불행한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지 않는가. 과하지 않은 감정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연기는 관객들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또 강말금은 일련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디테일을 살렸다. 찬실이 잘나가는 프로듀서에서 실직한 후의 감정선과 이성을 향한 떨림, 이 과정에서 오는 고민을 차곡차곡 그린 것이다.

강말금과 호흡을 맞춘 배우들의 연기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특별출연한 윤여정을 비롯해 윤승아, 김영민, 배유람 등은 힘을 뺀 모습으로 강말금과 '케미'를 만들었다. 특히 김영민은 소화하기 어려운 미지의 존재인 장국영 그 자체였다. 장국영을 연상시키는 나시에 팬티, 그리고 무스를 발라 넘긴 머리는 이미 외적으로 완벽했다. 여기에 장국영 특유의 눈빛까지 재현했다.

김초희 감독의 연출 역시 돋보인다. 김초희 감독은 단편 영화 '겨울의 피아니스트', '우리순이', '산나물처녀'로 주목을 받았으며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통해 첫 장편 영화에 데뷔했다. 찬실은 영화 프로듀서다. 김 감독 역시 영화 프로듀서로 오래 활동하다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완벽한 김 감독의 자전적 영화는 아니지만, 곳곳에 그의 흔적이 보였다. 디테일한 영화계의 모습이라던가, 인물들의 생활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짐작게 했다.

영화에 사용된 음악도 신선했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베이시스트인 정중엽 음악 감독은 웅장한 클래식으로 강렬한 오프닝 시퀀스를 완성했다. 또 민요풍의 엔딩송 역시 오프닝과 대비를 이루며 신선함을 선사했다.

이렇듯 작품은 진정한 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인생의 중간인 40대가 돼서야 되돌아본 인생, 그리고 그 안의 삶에서 공감을 주는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5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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