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넷플릭스, 4년 만에 韓 시장 정착한 경쟁력 [ST기획]

입력2020년 05월 23일(토) 11:30 최종수정2020년 05월 22일(금) 18:01
넷플릭스 / 사진=넥플릭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OTT) 업체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 문들 두드린 지 4년이 지났다.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나아가 영화·방송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넷플릭스가 국내 진출 4년 만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강자로 부상한 경쟁력은 무엇일까.

1997년 미국에서 비디오와 DVD를 우편, 택배로 배달하는 서비스로 시작된 넷플릭스는 10년 뒤인 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2016년 국내에 발을 디딘 넷플릭스는 현재 다수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물론, 국내 예능프로그램, 드라마, 영화 등의 판권을 구매해 구독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시의적절한 등장이다. 과거 국내 콘텐츠들은 주로 중국과 일본 등에 판권을 수출해 제작비를 충당했다. 그러나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확정된 후부터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 내 한한령(限韓令·중국 내에서 한국이 제작한 콘텐츠 또는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 등의 송출을 금지)이 적용돼 수출길이 막혔다.

이런 상황 속에서 넷플릭스는 2016년 구원투수처럼 등장했다. 국내 영화·방송계에 숨통이 트인 것이다. 실제로 영화 '사냥의 시간'과 SBS '더킹: 영원의 군주'는 넷플릭스에 판권 판매를 하며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었다. 더욱이 아시아를 넘어 북미, 남미, 유럽권 등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유료 가입자 수는 약 1억8300만 명이며 멤버십 요금 중 가장 저렴한 건 요금제는 9500원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월 약 1조7385억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여기에 따로 붙는 광고나 특별한 약정은 없다. 오롯이 구독료로 낸 수익을 투자해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는 순환 작용이다.

이렇듯 오직 콘텐츠로만 승부를 보는 넷플릭스의 강점은 단연 콘텐츠다. 때문에 넷플릭스가 콘텐츠에 가진 애정은 엄청난 수준이다. 조회수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콘텐츠 때문이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우리 콘텐츠들은 다양하고 소중해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다만 최근 가장 많이 보는 TOP 10의 공개를 결정한 건, 많은 분들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두고 대화에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한국 시장과 콘텐츠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부터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 제작 및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요즘 K팝, K푸드, K콘텐츠 그리고 K좀비까지 한국의 이야기와 문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는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한국의 이야기를 전 세계 회원들과 함께 나누며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남미, 북미, 유럽 지역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콘텐츠와 사랑에 빠지고 있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창작자들과 끈끈한 협업을 이어가며 더욱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며 시장 가치도 올라갔다. 그렇기에 한국은 넷플릭스에 있어 중요한 국가다. 관계자는 "한국은 엔터테인먼트를 사랑하는 분들이 좋은 이야기를 발견하길 원하는, 넷플릭스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국가다. 한국은 훌륭한 수준의 제작 인프라와 뛰어난 스토리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본 넷플릭스는 창작자들이 마음껏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또 제작비는 지원하되 창작자에게 간섭을 최소화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게 경영 방침임을 강조했다.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한국의 창작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관객의 마음을 이끄는 진정성 담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예술적 표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국내 기업들과 특수효과(VFX), 촬영, 대본 집필, 및 작품 유통 등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워크숍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한국의 창작자 커뮤니티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 역시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창작자들은 넷플릭스의 제작 환경에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인간수업'의 김진민 감독은 "만약 방송국에서 '인간수업' 같은 작품을 내보낸다고 했다면, 시청자들이 합당하게 봤을까. 넷플릭스라서 가능한 한국드라마다. 드라마 촬영 작업 환경은 전체적으로 개선되고 있어서 환경적인 부분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넷플릭스는 까다롭다. 마지막까지 철저히 퀄리티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 이것이 잘 맞으면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고 했다.

작품을 만드는 감독과 작가뿐 아니라 출연진들에게도 넷플릭스는 기회이자 미래다. 최근 넷플릭스를 택하는 배우들이 많아진 이유도 여기서 비롯됐다. '인간수업'에 출연한 배우 정다빈은 "넷플릭스가 사전 제작으로 제작돼 시간적 여유를 느꼈다. 그래서 더 집중해서 찍을 수 있었던것 같다"고 했다. 김동희는 "넷플릭스는 시청자 반응을 알 수 없다. 작품 흥행 여부를 생각하면서 촬영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온전히 나만 생각하고 집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190여 개국에서 동시 공개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의 배우 이제훈은 "넷플릭스 공개의 장점은 전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거다. 예전엔 국내에서 보신 분의 이야기만 귀담아들었다면, 이제는 해외팬들의 반응까지 볼 수 있어서 신기하고 즐겁다"고 했다. 최우식은 "'사냥의 시간'은 '기생충' 다음으로 선보인 작품이다. 넷플릭스 공개가 오히려 기뻤다. '기생충' 덕분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서 빨리 해외에 내 얼굴과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이제 국내 시장에서 없어선 안 될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제작자, 출연진, 그리고 시청자들까지 모두를 사로잡은 넷플릭스다. 앞으로 '보건교사 안은영'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등 다양한 자체 제작 콘텐츠가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들이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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