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킹덤'마저 탈락이라니, 제 버릇 남 못 준 CJ [ST포커스]

입력2020년 05월 29일(금) 16:45 최종수정2020년 05월 29일(금) 16:41
로드 투 킹덤 골든차일드 / 사진=Mnet 방송 캡처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CJ가 또 CJ 했다. '로드 투 킹덤'이 의미 모를 탈락 제도로 프로그램의 취지를 흐리고 있다.

28일 방송된 Mnet '로드 투 킹덤'에서는 골든차일드가 첫 탈락팀으로 호명됐다.

'로드 투 킹덤'은 당초, 중간 탈락 시스템을 도입해 최종 무대에 앞서 총 두 팀을 탈락시키겠다고 밝힌 바. 1, 2차 경연 합산 최하위인 골든차일드가 가장 먼저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골든차일드는 짙은 아쉬움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리더 대열은 "저희 골든차일드 열명 멤버들 모두 에너지 넘치고 잘하는 팀"이라며 "여러분이 사랑해주신 만큼 앞으로 멋있는 무대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첫 탈락팀이 나오며 '로드 투 킹덤' 탈락 제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저 자극성에만 치우쳐진 탈락 제도가 '로드 투 킹덤'에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주다. 출연 그룹들에게 다양한 무대를 보여줄 기회를 준다는 좋은 기획의도를 지워버리는 '악수(惡手)'라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주체가 Mnet이라는 점에서 비난은 더 가중되는 모양새다. Mnet은 그간 '경쟁'이라는 기치 하에 수많은 K팝 공룡들을 탄생시켰으나 그만큼 어마어마한 부작용을 쏟아내며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 경쟁의 산물로 '프로듀스 101' 순위 조작이라는 사상 최악의 '대국민 사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던가. 그렇게 경쟁과 탈락으로 수많은 이에게 상처를 입힌 장본인들이 '로드 투 킹덤'에까지 탈락 제도를 가져오면서 논란을 자초하는 형국이다.

제작진은 '퀸덤'의 미덕을 다시금 곱씹을 필요가 있다. 앞서 '프로듀스 101' 조작 사태로 Mnet의 평판이 최악이던 상황 속에서도 '퀸덤'이 흥하며 많은 걸그룹들의 재발견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건 경쟁이 아닌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착하게' 제공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드 투 킹덤'은 전에 없던 탈락 제도를 뜬금없이 도입하며 과도한 경쟁을 촉발시켰고, 탈락팀의 자존심을 건드린 동시에 상처를 안기며 도리어 역효과를 냈다.

특히나 '로드 투 킹덤'은 이미 데뷔한 그룹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탈락으로 인한 타격이 훨씬 크다. 탈락하게 되면 엇비슷한 팀들 중 가장 실력이 떨어지는 팀이란 낙인이 찍혀버리는 데다 그를 만회할 무대를 보여줄 기회마저 잃게 된다. Mnet이 탈락 제도로 이미 데뷔한 그룹들을 연습생 취급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실력을 보여준다는 취지에 비쳐봐도 탈락은 부작용을 유발한다. 탈락 제도 탓에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결과적으로 매 경연은 소위 소속사의 '자본 싸움'으로 귀결된다. 어느 돈 많은 기획사가 무대에 얼마나 투자하느냐가 무대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제1의 가치가 돼 버렸다. 물론 자본도 실력이고, 자본을 많이 쏟아부었다고 해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저평가하는 건 아니다. 그 덕에 무대 볼거리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실력' 자체를 보여주자는 취지에는 다소 비껴갈 여지가 있다. 실질적으로 출연 그룹들은 실력 '외'의 것들과도 싸워야 하는 격이 됐다. 이면의 씁쓸함이 남는 부분이다.

더불어 골든차일드의 탈락은 'Mnet의 손해'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골든차일드는 눈에 띄는 개그감으로 '로드 투 킹덤'을 재밌게 '하드캐리'했다. 특히 친화력 있는 멤버 이장준의 재기발랄한 재질이 경쟁으로 점철된 '로드 투 킹덤'을 밝게 이끌어왔다. 이제 '로드 투 킹덤'은 탈락팀이란 불유쾌한 꼬리표를 달지 않기 위해 모두가 정색하고 경쟁에만 몰두할 환경으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행여 탈락 제도로 탈락한 그룹에의 일말의 동정을 노렸다면 그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골든차일드가 탈락한 이후 Mnet에 대한 비난과 함께 그에 대한 역반응으로 골든차일드에 관심이 생긴다는 의견들이 솔솔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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