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 단가 하락세" 방송사 적자, 코로나19 생사기로 [상반기 방송가 결산]

입력2020년 06월 15일(월) 10:30 최종수정2020년 06월 14일(일) 23:04
사진=방송통신위원회, CJ ENM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그야말로 위기의 안방극장이다. 매년 광고 매출 하락세를 보이며 휘청이던 방송사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광고 협찬 및 드라마 제작에 차질이 생겼다. 안방에서 드라마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극단적으로 전망하는 이들도 있다.

방송사의 매출 하락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지상파는 매년 광고 매출 수익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방송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상파 광고 매출액은 2016년 1조 6천억 원, 2017년 1조 4천억 원, 2018년 1조 3천억 원, 2019년에는 1조 1천억 원 수준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방송가들의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미디어 업계 CJ ENM은 코로나19로 TV 광고 매출이 감소하며 1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지난달 7일 공시된 '한국채택국제회계(K-IFRS)'에 따르면 CJ ENM의 2020년 1분기 매출은 8107억 6700만원, 영업이익은 397억 26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26.6%, 56.9%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01억5800만원으로, 38.4%나 줄어들었다.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제공

코로나19로 인한 광고 매출 하락은 예견된 상황이었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확산되며 소비자들의 심리가 위축됐고, 이는 기업의 재정난으로 이어졌다. 이에 기업들은 '광고비'라는 홍보 비용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광고 매출은 광고를 협찬하는 기업들이 지불하는 광고비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운영에 차질이 생긴 기업들이 광고 협찬을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A씨는 스포츠투데이에 "현재 프랜차이즈 측 쪽에서 광고 협찬을 꺼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광고 협찬은 프랜차이즈들이 매장을 갖고 있는 점주들에게 광고비 사용에 대한 사전 동의를 구해야 진행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점주들이 이에 부정적 의견을 보여 광고 협찬 자체가 불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에 본사를 둔 프랜차이즈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코로나19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광고를 더욱 꺼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PPL 업계 관계자 또한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았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광고) 기업들의 매출이 기존 수혜를 보고 있던 산업군을 제외하고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PPL은 아주 큰 대기업보다는 중견, 중소기업, 프랜차이즈 등에서 많이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수입이 줄어들고 상황이 어려워지다 보니 의류, 요식업 등에선 예전처럼 광고 협찬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PPL 업계 측은 기존 광고비 할인이라는 해결책을 내걸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주춤하며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나 이 역시 한정적이다. 또 다른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B씨는 "경기가 풀리면서 상황이 나아진다 하더라고 유명 작가와 감독에 한한 것"이라며 "그렇지 못한 제작팀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SBS, KBS, MBC 로고

'생활 속 거리두기'로 장소 협찬까지 어려운 상황이다. A씨는 "평소 지자체가 장소 협찬을 해 왔는데 현재 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발발 이후 장소 협찬으로 스태프 등 인파가 모일 것을 우려해 지자체가 장소 협찬을 해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드라마 제작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B씨는 "광고 매출이 하락하면서 실제 2021년부터는 드라마 제작이 줄어들 추세다. 드라마는 방송 채널을 중점으로 제작되고 있는데, 방송국 상황이 좋아지지 않아 작품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1~2년 전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상황이다. 과거 안방극장은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과 종편까지 드라마 제작에 합세하며 드라마 풍년을 맞은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로 방송사는 드라마 폐지를 결정하고 있다. 실제 SBS는 지난해 9월부터 수목극 폐지를 결정했다. KBS, MBC도 지난해 월화극을 잠정 폐지했지만, 최근에서야 방송을 재개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잠잠한 듯 보였던 코로나19가 다시 꿈틀대며 '생활 속 거리두기'가 재차 강조되고 있기 때문. 매년 광고 매출 최저치를 기록하던 방송사는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낭떠러지에 서 있다. 현 상황이 계속되는 한, 드라마 시장 역시 생사기로에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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