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연출+대본, 구멍이 없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첫방]

입력2020년 06월 21일(일) 08:00 최종수정2020년 06월 21일(일) 08:00
김수현 서예지 오정세 / 사진=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역시는 역시였다. 기대 속에 방송된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첫 방송으로 확신을 안겼다.

20일 tvN 새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극본 조용·연출 박신우)가 첫 방송됐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고문영(서예지)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사랑에 관한 조금 이상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문강태와 고문영의 우연인 듯 운명적인 만남이 그려졌다. 먼저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는 자폐 스펙트럼(ASD)과 발달장애 3급의 고기능 자폐(HFA)를 지닌 형 문상태(오정세)의 보호자였다. 문상태는 불안 장세가 극심해져 학교에서 쫓겨났고, 문강태는 그런 형을 다정하게 보살폈다.

이어 아름답지만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는 동화작가 고문영이 문강태가 일하는 병원에 동화 낭독회를 위해 방문했다. 문강태는 병원에서 담배를 피우는 고문영을 발견하고 담배를 꺼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고문영은 문강태를 빤히 쳐다보며 "혹시 운명을 믿어요? 운명이 뭐 별 건가. 필요할 때 내 앞에 나타나주면 그게 운명이지"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고문영이 낭독회를 하고 있던 와중 딸과 동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정신 병동에 수감된 환자가 탈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고문영 작가의 낭독회는 강제 중단됐고, 탈출한 환자는 낭독회에 앉아있던 딸을 데리고 도망쳤다.

고문영은 두 사람의 뒤를 따랐고, 환자에게 "개보다 못한 인간. 살아볼 자신도 없고 혼자 죽을 용기도 없어 애부터 앞세우지 말고 혼자 죽어"라는 촌철살인을 날렸다. 고문영의 도발에 환자는 분노했고, 고문영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이에 고문영은 자신의 아버지 고대환(이얼)이 자신을 죽이려 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이때 문강태가 고문영을 구했고, 고문영은 자신의 가방에 들어있던 칼로 환자를 찌르려고 했다. 그 순간 문강태가 칼을 손으로 잡아 막았고, 손에서는 피가 흘렀다.

환자가 병동에서 도망쳤다는 이유로 문강태는 이 일을 책임지고 병원을 떠나게 됐다. 고문영 책 출판사의 대표 이상인(김주헌)은 고문영의 칼부림이 소문날까 문강태를 출판사로 불러 회유하려 했다.

문강태는 출판사를 찾아왔고, 이때 고문영과 마주쳤다. 고문영은 문강태가 합의금을 받으러 왔다고 오해했고, 문강태는 "가능하다면 당신을 한 번 더 보러"라며 "당신이 내가 알던 누구와 같은 눈빛을 갖고 있어. 인격이 고장 난 사람. 양심에 구멍 뚫린 사람. 눈빛에 온기가 전혀 없는 그런 여자"라고 말했다.

이어 문강태와 고문영의 과거에 담긴 서사가 암시된 가운데 고문영이 "그 여자 무서웠어?"라고 묻자 문강태는 "좋아했어. 좋아했어 내가"라고 답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 사진=tvN

이렇듯 이야기는 첫 방송부터 풍성했다. 캐릭터 간 관계성에 대한 서사가 드러나는 것은 물론, 각 캐릭터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대사와 행동이 잘 배치돼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특히 여자 주인공이 '반사회적 인격성향'이라는 비틀린 성격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이해시키는 지가 관건인데, 아빠에게 죽임 당할 뻔한 트라우마와 어머니와의 관계 등을 자연스럽게 설명해냈다.

이러한 이야기는 '연기 구멍'이 없는 배우들을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켰다. 특히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별에서 온 그대' 등 '흥행 보증 수표'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김수현은 5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를 향한 기대를 확신으로 바꿨다. 담담하지만 단단한 문강태는 김수현을 만나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서예지 또한 김수현의 옆을 든든히 받쳐 극의 중심을 완벽하게 잡았다. 동화 속 마녀를 연상케 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동화작가 역할을 맡은 서예지는 해석하기 힘들 법한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캐릭터보다 더 캐릭터 같은 연기를 보여주는 독보적인 배우 오정세 역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며 섬세한 감정과 독특한 제스처를 그만의 디테일을 살린 연기로 완성시켰다.

'열일'은 배우들만 한 것이 아니었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 '남자친구' 등으로 톡톡 튀면서도 디테일한 연출력으로 주목받은 박신우 감독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했다. 먼저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오프닝부터 에필로그까지 애니메이션 기법을 넣어 기존 드라마와는 다른 이색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또한 환자가 토하는 장면을 쓰레기를 투하하고, 폭포가 쏟아지는 장면으로 대체하고, 한강 다리를 건널 때 드라마의 광고판이 보이는 등의 섬세한 연출은 '사이코지만 괜찮아'만의 독보적인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첫 방송에서는 연기부터 연출, 대본까지. 구멍은 없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마지막까지 호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침체된 tvN 드라마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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