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데뷔 64년 만에 불거진 '매니저 갑질 논란' [ST이슈]

입력2020년 07월 01일(수) 16:28 최종수정2020년 07월 01일(수) 16:28
이순재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배우 이순재가 데뷔 64년 만에 매니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그간 '꽃보다 할배' 등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인자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순재인 만큼 '갑질 논란'은 쉽게 진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달 29일 이순재 전 매니저 김 씨는 SBS '8뉴스'를 통해 매니저로 있는 두 달간 이순재의 부인으로부터 갑질을 당하며 머슴살이를 했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이순재 집의 쓰레기 분리수거는 기본, 배달된 생수통을 운반하는 등 이순재 가족의 온갖 허드렛일까지 하다 문제제기를 했지만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밝히며 파문이 일었다.

김 씨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은 채 두 달간 주말 포함 5일 휴무, 평균 55시간 넘게 일했지만 휴일 및 주말 수당은 없었으며 기본급 180만 원이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해당 논란을 두고 소속사는 '갑질' 등의 부당 대우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도 다음날, 소속사는 "이순재와 관련한 보도 내용은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 편파보도됐다"면서 "당사는 SBS의 보도가 그동안 쌓아올린 선생님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보고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순재 역시 "과장된 편파 보도"라며 "해당 매니저가 두 달가량 근무하는 사이, 아내가 3번 정도 개인적인 일을 부탁했는데,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아내에게) 주의를 줬다. 김 씨에게도 그 부분에 대해서 사과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순재는 "보도에서 '머슴 생활'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가당치 않다. 80대 중반의 나이에 데뷔한 지도 60년이 훌쩍 넘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내가 매니저를 머슴처럼 부렸다는 말인가"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 매니저의 주장은 계속 이어졌다. 이순재와 소속사 입장이 발표된 후 전 매니저는 "갑질을 사과하면 끝날 일이 아닌가. 나는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순재 아내는 상식 밖의 갑질을 했다"며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이윽고 과거 매니저까지 등판해 진실 공방에 불을 붙였다. 자신이 이순재의 옛 매니저라 밝힌 백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순재 부부가 연로하다 보니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생수병 등 무거운 물건은 제가 당연히 옮겨줬다. 하지만 노동 착취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매니저로 일하며 값진 경험과 배움을 얻었다"고 이순재의 편을 들었다.

이순재와 소속사는 1일 장문의 공식입장으로 시시비비를 가렸다. 먼저 소속사는 무거운 물건을 들어주거나 인터넷으로 쇼핑하는 것들 등 추가적인 근무에 대해 부당 대우가 아닌 '자연스럽게 부탁한 행동'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간의 로드매니저들은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부인을 배려해 오히려 먼저 이런 일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부인도 도움을 받는 일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다만 근로계약서 및 4대 보험 미가입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급히 사무실 이전을 해야 했고, 계약서 작성을 누락했다는 것이 소속사의 입장이다. 또 로드매니저의 업무시간이 배우의 스케줄에 따라 매우 불규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프리랜서라고 생각해 4대 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고. 아울러 로드매니저의 급여는 매니지먼트 업계 평균 수준으로 책정했으며 배우 촬영 중 대기시간 등이 길어서 하루 평균 9-10시간 정도 근무를 했다고 명시했다. 해당 부분은 노동청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또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한 소속사는 "로드매니저의 계약상대방은 소속사로 4대 보험 가입 여부 문제는 소속사와 논의해야 할 부분이다. 로드매니저는 소속사가 아닌 배우 개인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매우 강하게 요구했고, 계약 당사자도 아닌 배우와 그 가족까지 곤란하게 만들었다"며 "소속사로서는 배우를 배려하지 않고 지속적인 신뢰를 쌓을 수도 없는 사람과는 계약을 계속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자회견이라는 강수를 둔 이순재 소속사는 건강 상의 문제 등으로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배우의 입장만 밝히는 것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이를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는 대목이다. 대신 소속사 대표가 김 씨에게 직접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순재가 눈물을 흘릴 정도로 크게 충격을 받았다는 근황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순재 부부는 소속사를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있고 이로 인해 상처 입은 해당 로드매니저에게 사과를 드리는 바"라며 "기회를 준다면 빠른 시일 내에 만나서 직접 사과하고 싶다"고 전했다.

해당 논란을 두고 많은 이들이 이순재의 불찰에 대한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매니저들의 '배려'를 당연하게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소속사의 책임일 뿐 이순재의 잘못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러나 늘 올곧은 발언과 성실한 태도로 평소 후배 연기자들의 귀감이 됐던 이순재인 만큼 이번 논란은 불명예로 남게 됐다. 어느덧 데뷔 64년차를 맞이한 이순재가 '매니저 갑질 논란'을 현명하게 수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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