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입니다' 평범한 가족의 비밀이 이토록 현실적인 이유

입력2020년 07월 02일(목) 17:51 최종수정2020년 07월 02일(목) 17:53
가족입니다 / 사진=tvN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가족입니다'의 회를 거듭될수록 공감의 깊이도 짙어지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극본 김은정·연출 권영일, 이하 '가족입니다')를 향한 호평이 뜨겁다. 가족이기에 말하지 못했던 비밀 속에서 몰랐던 상처와 진심을 발견하는 이들의 모습은 공감 그 이상의 여운을 안기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시청률 역시 상승세에 올랐다. 지난 10회 시청률이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과 동률인 가구 평균 4.7% 최고 6%를 기록,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지킨 것.

공감과 몰입을 이끌어낸 '가족입니다'만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가까이 있지만 정작 아는 것이 없는 가장 보편적 관계인 가족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여느 드라마와 결이 달랐다. 평범한 가족의 놀라운 비밀 속에 숨겨진 사연과 아픔을 다각도로 짚어내는 색다른 접근법은 공감의 폭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다. 다섯 가족의 이야기는 누구의 시선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기억이 된다. 비밀을 맞닥뜨리고 이를 대처하는 과정이 각자의 시선을 통해 전달되면서 다채로운 감정 이입을 유도한다. 자연스럽게 내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공감은 '가족입니다'이기에 가능한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각기 다른 관계성과 타인의 시각을 통해 인물이 표현되고, 진심이 드러나기도 하는 지점 역시 차별점을 갖는다.

서로 다르게 기억되는 이기적인 기억과 오해로 멀어졌던 가족들은 엄마 이진숙(원미경)의 졸혼 선언, 아빠 김상식(정진영)의 22살로의 회귀, 언니 김은주(추자현)의 출생 비밀 등 연이어 터지는 사건들과 마주하며 그동안 몰랐던 가족에 대해 돌아보게 만들었다. 여기에는 개인의 이야기지만 결국 가족으로 향하게 만드는 촘촘한 서사가 있었다. 가족 전체와 결부되는 개인의 기억과 감정 사이의 간극을 현실적으로 풀어나가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시청자들이 가족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위치에 따라 다른 감정으로 이해하고 몰입해왔다면, 가족이기에 말할 수 없어 혼자 감내했던 비밀과 상처가 드러나면서 공감의 폭은 나에서 우리로 확장됐다. 누구라도 이 가족에 몰입할 수 있고, 미처 몰랐던 우리 가족의 상처와 비밀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만드는 '가족입니다'의 진가는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가족입니다'의 특별함은 가족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다. 오랜 세월 쌓이고 쌓여 곪아버린 상처가 터지며 갈등을 겪는 가족을 그리면서도, 옳고 그름의 잣대로 판단하지 않는다. 대신 시각과 입장의 차이만 있다. 이는 상처를 주고, 받기도 하는 관계인 가족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다정했던 부부 김상식과 이진숙이 멀어지는 과정은 한 사람의 잘못으로 돌릴 수 없다. 엄마의 가출 이후 가시처럼 상처가 박혀버린 김은희(한예리)와 김은주의 '이기적인 기억'도 마찬가지다. 아버지 김상식에게 애틋했던 김은주가 출생의 비밀을 알고 난 이후에는 엄마의 삶을 애달파하는 것처럼, 몰랐던 가족의 상처를 돌아보고 이해해 나가는 과정은 공감을 선사했다.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담담하지만 섬세하게 풀어가는 '가족입니다'만의 문법도 공감과 여운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충격적인 비밀을 맞닥뜨린 가족의 혼란, 진심을 깨닫는 순간의 여운도 과장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각각의 캐릭터에 감정을 대입해 능동적으로 이해하고 몰입할 여지를 남겨둔다. 이는 곱씹을수록 마음을 울리는 대사, 촘촘하게 쌓아 올린 서사에 감정선을 세밀하게 짚어나가는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소한 감정선도 놓치지 않는 배우들의 힘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다. 가족의 비밀을 마주하며 느끼는 변화를 현실적으로 그리고, 복잡하게 얽힌 감정의 굴곡도 치밀하게 풀어내는 배우들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가족이라는 관계의 본질을 짚어내고 시대를 관통하는 김은정 작가의 대사는 따스하면서도 뼈 아픈 현실을 건드린다. "가족의 문제가 뭐지 알아? 할 말을 안 하는 거. 먼지처럼 털어낼 수 있는 일을 세월에 묵혀서 찐득찐득하게 굳게 해", "기억이라는 게 정말 이기적이야. 자기 자신밖에 몰라", "가족은 남이 찾지 못하는 급소를 너무 잘 알고 있어, 언제든 강력한 한 방을 날릴 수 있다" 등 매회 쏟아지는 명대사는 공감의 깊이를 더했다. 가족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정작 서로의 외로움과 진심을 들여다보지 못한 이들의 내밀한 감정까지 포착한 연출도 몰입도를 극대화한 또 다른 요인이다. 진정성 있는 시선으로 가족을 바라보는 권영일 감독의 절제된 연출은 감정을 증폭시키며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한편, 김상식이 기억을 되찾으면서 두 집 살림에 대한 진실은 밝혀졌지만, 세월 안에 쌓인 상처는 해소되지 못했다.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은주는 자신의 출생 비밀과 맞닥뜨렸고 이혼까지 결심한 상황. 그리고 김은희에 대한 감정을 박찬혁(김지석)이 각성하면서 관계 변화가 예고됐다. ‘가족’이기에 말할 수 없었던 비밀, 두려움에 그 ‘선’ 하나를 두고 넘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이들에게 변화가 시작됐다. 과연 오해를 딛고 상처를 봉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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