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막겠다'는 이기흥 회장, 지금은 책임을 져야 할 때 [ST스페셜]

입력2020년 07월 06일(월) 16:29 최종수정2020년 07월 06일(월) 16:29
이기흥 회장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스포츠계에서 또다시 끔찍한 가혹 행위가 벌어졌다. 폭력 행위를 막겠다고 공언했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놀랍게도 또다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이 지난달 26일 부산 숙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내려 23살의 어린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최숙현이 목숨을 끊은 1차적인 이유는 전 소속팀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폭력과 정신적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이다.

최숙현 선수의 경주시청 시절 동료 선수들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숙현 선수와 동료 경주시청 선수들의 참혹했었던 피해 사실에 대해 증언했다.

동료 선수들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의 왕국이었고,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이뤄졌다"면서 "콜라를 한잔 마셨다는 이유로 빵 20만 원어치를 먹게 했고 먹고 토하게 만들었다.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견과류 통으로 목을 때리고 벽으로 밀쳤다"며 참혹했던 폭행 과정을 전했다.

이어 "주장 선수는 (최)숙현이 언니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서로 이간질을 해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도록 막았다"면서 "팀닥터는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최)숙현이 언니를 대상으로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충격적인 내용을 밝혔다.

이처럼 견디기 힘든 세월을 보내던 최숙현은 올해 1월 부산시체육회로 팀을 옮겨 경주시청을 탈출했다. 이후 2월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수를 고소했고 4월에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협회에 신고 및 진정서를 제출하며 자신을 괴롭혔던 가해자들의 처벌을 바랐다.

그러나 진정서를 제출하고 두 달이 지났지만 실효성 있는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 마음앓이를 한 최숙현 선수는 결국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이기흥 회장 / 사진=DB

시계를 돌려, 1년 반 전에도 체육계는 폭력 문제에 휩싸였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가 조재범 코치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힌 것이다.

이에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며 이를 무기로 부당한 행위를 자행하는 것을 뿌리 뽑도록 하겠다"고 재발방지를 공언했다.

그러나 이기흥 회장은 이번 최숙현 선수 사건에서 부당한 행위를 미리 막지도 못했고, 또한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도 못했다.

이 정도면 대한체육회가 부당한 행위와 폭력을 뿌리 뽑기는커녕, 땅 속 깊이 심은 것이나 다름없다. 최숙현 선수의 죽음을 방조했음은 물론, 낭떠러지로 내몰았다.

이런 상황에서 놀랍게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또다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과연 이기흥 회장의 이 약속을 믿을 수 있는 자가 있을까. 또한 이기흥 회장은 이런 말을 내뱉을 수 있는 자격이 있을까.

잃어버린 신뢰 속, 이기흥 회장은 '공허한' 재발방지 약속 대신 책임을 져야 할 때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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