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곰소소금, 여수 거북선 제압하고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입력2020년 09월 05일(토) 18:25 최종수정2020년 09월 05일(토) 18:25
사진=한국기원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부안 곰소소금이 여수 거북선을 물리치고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4일(금요일) 오후 4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준플레이오프 승자 부안 곰소소금과 정규리그 2위 여수 거북선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치러졌다.

부안 곰소소금은 턱걸이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2-0으로 쓸어 담고 플레이오프로 뛰어올랐고 여수 거북선은 고른 전력과 탄탄한 팀워크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해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지켜보며 플레이오프를 준비했다.

안정적인 1, 2지명에 끈끈한 3지명을 보유한 팀컬러는 비슷한지만 1~3지명 전력 차가 적은 여수 거북선이 조금이라도 더 두터워 보였다. 같은 선수끼리 리턴매치를 펼친 전, 후반기 경기에서 여수 거북선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부안 곰소소금이 파죽의 기세로 준플레이오프를 돌파했지만 여수 거북선은 통계에서 드러나듯 까다로운 팀이다.

사전 공개된 오더는 부안 곰소소금의 고민이 엿보였다. 정규리그 종반과 포스트시즌에서 회복의 청신호를 보여주긴 했어도 아직 불안정한 3지명 이유진을 제1국에 내세웠는데 절묘하게 전, 후반기 리턴매치를 펼쳤던 여수 거북선의 3지명 이영주가 제1국의 맞대결 상대로 나왔다. 통산 상대전적에서 이영주가 3-0으로 압도하고 있어 2지명 허서현을 제3국으로 돌린 부안 곰소소금의 오더전략은 성공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부안 곰소소금이 제1국에 3지명 이유진을 배치한 이상 필승카드를 제3국으로 돌리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커' 오유진은 제2국에 출전할 수밖에 없다. 팬서비스라도 하듯 여수 거북선도 에이스 김혜민을 제2국에 내세워 1지명 격돌이 성사됐다. 정규리그 다승 3위(10승 4패)의 맞대결이기도 했다. 상대전적은 오유진 기준 4승 2패.

오후 4시, 김성진 심판위원의 대국 개시 선언에 맞춰 바둑TV 생방송 중계로 제1, 2국이 개시됐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속기로 진행된 제2국이 마무리됐다. 대국 초반은 상대전적이나 연승의 기세를 봤을 때 우세할 것이라 전망됐던 오유진(흑)이 주도하는 흐름. 두 선수 모두 흑을 쥘 때 승률이 압도적으로 좋았기 때문에 흑백을 가리는 운까지 오유진 쪽으로 승리의 기운 것이 아닌가 하는 진행이었다.

118수가 넘어갈 때까지 흑의 우위로 이어지던 형세는 흑의 좌변, 좌하귀 침투에서 변화를 일으켰다. 좌하귀 흑은 사활의 패가 남았고 좌변 흑이 미생의 형태로 봉쇄될 처지에 몰리면서 형세가 뒤집혔는데 백의 우위는 중앙 운영의 실패로 사라졌다.

흑이 백의 집이 될 수 있었던 중앙을 초토화하면서 살고 거꾸로 좌변 백이 사활을 걱정하는 처지로 바뀌었다. 여기서 '종반에 우위를 점하면 필승'이라는 오유진의 승리공식이 깨져 버렸다. 결국 경기는 300수 끝 백 1.5집 승.

오후 7시 17분 장고대국(제1국)도 마무리됐다. 부안 곰소소금의 3지명 이유진이 상대전적 3연패의 열세를 극복하고 여수 거북선의 3지명 이영주를 제압했다.

초, 중반의 흐름은 이유진(백)의 우세였다. 좌하일대에 두터운 형태를 구축하고 발 빠르게 우상귀와 우하귀, 좌상귀의 실리를 확보한 이유진이 흔들림 없이 우위를 이끌면서 플레이오프 1차전도 부안 곰소소금이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제2국에서 승리가 유력했던 오유진이 역전패의 비보를 알릴 때 제1국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80%에 가까운 AI 승률을 유지하던 이유진이 좌상귀 접전에서 흑의 공격에 반발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쌍방 공방전을 주고받으며 두 번의 바꿔치기를 거쳐 엎치락뒤치락 우열이 교차되는 난타전으로 진행됐는데 승부는 중앙에서 결정됐다. 흑이 틀어막고 버텨야 하는 중앙 접전에서 한발 물러나 지키면서 중앙 출로가 활짝 열리고 흑 넉 점을 품은 백이 승세를 굳혔다.

이후 지루한 끝내기가 이어졌지만 백이 끝까지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재역전 없이 마무리됐다. 부안 곰소소금의 이유진이 대 이영주전 3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승리. 팀의 승부는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252수 끝 백 불계승.

2지명 맞대결로 펼쳐진 제3국은 선수들의 개성, 장단점이 뚜렷하게 나타난 승부였다. 1지명의 기량을 가졌으나 실수했을 때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송혜령(여수 거북선)과 승부처의 결정력이 부족한 것 같지만 신중하고 침착하게 따라붙어 종반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허서현(부안 곰소소금).

이 대국도 같은 양상으로 전개됐고 그렇게 끝이 났다. 대국내용은 초반부터 종반까지 송혜령이 주도했다. 우하 쪽에서 작은 착각이 있었으나 초반 좌하 쪽 접전에서 기선을 제압한 뒤 시종일관 앞서갔다.

좌하 쪽에서 중앙으로 흘러나온 흑 대마가 쫓기고 있었지만 잡힐 정도의 위기는 아니었고 공격을 벗어난 이후로는 여러 차례 승리의 기회를 잡았다. 상변 백을 빅의 형태로 만들 장면에서 9집을 내준 착각이 치명타였고 우하 쪽 백 대마를 위협하는 선수로 백 한 점을 따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패착이 됐다.

허서현은 마지막까지 참고 견디며 기다리다가 단 한 번의 기회를 승리로 이끄는 집념을 나타냈다. 303수 백 2.5집 승.

부안 곰소소금은 에이스 오유진이 패하고 팀은 승리하는 첫 번째 기록으로 포스트시즌 3연승을 이어갔고 전, 후반기 모두 부안 곰소소금을 압도했던 여수 거북선은 에이스 김혜민이 상대전적 열세를 무릅쓰고 1지명 맞대결에서 승리하고도 패하는 아픔을 맛보게 됐다.

파죽지세의 부안 곰소소금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냐, 전열을 가다듬은 여수 거북선의 반격이냐, 플레이오프 2차전은 28일(토요일) 오후 4시에 이어질 예정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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