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문제" 유승준, 외교부·병무청 '입국 거부 의사'에 반발 [ST이슈]

입력2020년 10월 27일(화) 13:29 최종수정2020년 10월 27일(화) 13:29
유승준 / 사진=유승준 SNS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정부와의 비자발급 거부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던 가수 유승준(44·미국명 스티브 유)의 한국 입국이 또 좌절됐다. 그는 정부와 2차 소송에 돌입하면서 입국에 대한 의지를 다졌으나 정부의 입국 거부 의지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스티브 유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가 계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법원 판결 후) 다시 이 사안을 검토했다. 판단하에 다시 비자 발급을 허용치 않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이어 강 장관은 유승준의 대법원 승소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서) 꼭 입국을 시키라는 취지에서가 아니고 절차적인 요건을 다 갖추라고 해서 외교부의 재량권 행사를 위법하다고 판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승준은 자신의 SNS에 "외교부 장관님"이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외국인에게도 인권이 있고, 범죄자들도 지은 죄만큼만 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엄연한 인권침해며 형평성에 어긋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전 아주 오래전 한국에서 활동했던 흘러간 가수입니다. 1997년 데뷔해 2002년 초까지 활동했었지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분에 넘치는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제 나이 20대 초반이었고, 미국 영주권을 가진 재미교포 신분으로 활동했습니다"라며 "저는 당시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고 올바르게 살고자 했으며, 더 나아가 다음 세대들에게 모범이 되려고 늘 노력했습니다. 2002년 2월 한순간의 선택으로 그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미국 시민권을 선택한 대가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병역기피자라는 낙인과 함께 무기한 입국금지 대상자가 됐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저는 데뷔 때부터 이미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 이민을 간 영주권자였고, 그 무렵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으면 영주권마저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는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팬들에게 이 사정을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국에 입국하고자 했지만, 인천공항에서 입국 자체가 거부되고 저에게는 아무런 해명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라며 "극히 개인적인 선택이었다. 병역 의무를 파기함으로 대중들에게 실망과 배신감을 안겨줬습니다. 팬들의 신의를 저버리고 현실적인 실리를 선택한 비겁한 행동이었다고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병역법을 어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정은 합법적이었으며 위법이 아니면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유승준은 "그런 제가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대한민국의 안보, 질서와 외교관계가 정말 저 같은 일개 연예인의 영향력으로 해침을 당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며 "저는 그런 영향력도, 그런 능력도 없는 일개 연예인일 뿐이다. 저는 정치범도 테러리스트도 범죄자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악영향을 끼칠 인물은 더더욱 아닙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저는 이것이 엄연한 인권침해이며 형평성에 어긋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관님께서는 2019년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단지 절차를 지켜 재량권을 행사하라는 정도의 의미라고 말씀했지만, 대법원 판결문에는 재량권 행사시 지켜야 할 지침이 다 나와 있습니다"라면서 "장관님께서 부디 저의 무기한 입국금지 문제에 대하여 다시 한번 고민해 주시고, 이제는 저의 입국을 허락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주장했다.
유승준 / 사진=유승준 SNS

그러나 유승준의 입국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병무청 역시 외교부와 같은 입장이기 때문이다. 13일 모종화 병무청장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유승준 입국금지와 관련해 발언을 했다. 그는 "스티브 유는 한국 사람이 아닌 미국 사람이다. 입국은 계속 금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입국해서 국내에서 연예 활동을 한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병역 의무를 하고 있는 우리 장병들이 얼마나 상실감이 크겠냐"고 전했다.

유승준은 모종화 병무청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그는 "18년 7개월이 지난 지금도 당시와 똑같은 논리로 계속 입국을 거부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라며 "5년 동안 계속된 소송에서 대법원은 저에게 비자를 발급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최근 저에 대한 비자발급을 다시 거부하고, 오늘 병무청장님이 입국금지가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다시 제기한 소송에 대하여 법원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유승준은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 받으면서 입국이 금지됐다. 2015년 9월 유승준은 재외동포비자(F-4)를 신청했고, LA총영사관이 이를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유승준은 소송을 제기했으며, 1, 2심에서 패소했지만 대법원에서 입국 금지 조치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파기 환송됐다. 파기환송심에서 유승준은 승소했으며, LA총영사관은 이 판결에 불복했다. 대법원은 지난 3월 최종적으로 유승준의 승소를 확정했다.

대법원의 판결 이후 외교부와 병무청은 유승준의 입국을 허가할 수 없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유승준은 2차 소송전을 시작하면서 한국 땅을 밟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했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 속에서 유승준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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