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조우진이 있기까지 [인터뷰]

입력2020년 10월 31일(토) 13:13 최종수정2020년 10월 31일(토) 00:36
조우진 도굴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배우 조우진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굵직한 톱배우들 틈에서 짧은 분량으로 확실하게 존재감을 뽐내던 그는 이제는 극장가를 책임질 배우로 우뚝 섰다.

조우진이 출연한 영화 '도굴''(감독 박정배·제작 싸이런픽쳐스) 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영화다. 조우진은 극 중 전 세계 고분 지도를 외우는 자칭 한국의 '인디아나 존스'인 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 박사를 맡았다.

이날 조우진은 개봉을 앞둔 소감으로 "관객들이 어떻게 보실지 제일 궁금하면서도 겁도 난다. 생소한 소재 뿐만 아니라 배우들, 스태프들,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많다. 나름 심혈을 기울였다. 보람이라는 건 좋은 작품, 결과물로 찾을 수도 있겠지만 보는 분들의 반응으로 흥망이 갈리기도 한다"며 "개인적으로 귀엽고 밝은 영화가 나왔다. 큰 부담을 갖지 않고 편하게 장난감처럼 갖고 놀 듯 재밌게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왔다. 나름 어느 정도 무게감 있지만 평균적으로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영화"라 말했다.
도굴 조우진 / 사진=영화 도굴 스틸컷

이야기 속 조우진은 가벼우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존스 박사로 톡톡히 존재감을 뽐낸다. 이제훈이 서사를 이끈다면 조우진은 그의 옆에서 쉼표처럼 웃을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브라더', '보안관'에서 관계성으로 웃음을 줬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캐릭터 설정으로 웃음을 자아내야 하는 어려운 대목이다.

특히 카리스마 있는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조우진이기에 범죄오락극이라는 장르와 캐릭터에 대한 도전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이와 관련, 조우진은 "박정배 감독과 애드리브, 대사 하나 하나, 착장, 캐릭터가 갖고 있는 호흡, 개성 등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존스 박사지만 '인디아나 존스' 속 해리슨 포드처럼 멋있을 순 없다. 박정배 감독도 그것까진 기대하지 않았다. 당연히 무리수다. 캐릭터를 차용하는 수준에서 존스 박사가 갖고 있는 안쓰러움을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조우진의 말을 빌리자면 존스 박사는 이른바 '호감형 안쓰러움'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벽화 도굴 전문가라는 설정과 빈 틈 많은 성격이 맞물리면서 자연스러운 웃음을 자아내야 했던 것. 필요한 부분에는 확실하게 움직이면서도 전반적으로 캐릭터에 무게감을 덜었다.

이 과정에서 조우진은 코믹 연기의 어려움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이를 두고 "의도하고 웃음을 끌어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코미디의 힘은 진정성에서 나온다. 웃기려 했을 때 보다 진지하게 했을 때 오히려 반응이 크게 왔다. 웃기려 노력하다가는 오버스럽고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지점을 경계하고 좋은 웃음을 끌어내는 방법은 진정성밖에 없더라. 그래서 나는 하던 대로 했다"고 말했다.

조우진은 2017년 영화 '보안관' 때 코믹 연기에 처음 도전하던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그 당시 고민이 정말 많아서 울기도 했다. 울었다고 하면 사람들이 의외라고 얘기하는데 내겐 고행이었다. 당시 경험이 뒷받침됐는지 '도굴'은 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사실 조우진에게 편한 연기는 없다. 탄탄한 이야기와 확실한 캐릭터성이 좋은 지지대가 될지언정 늘 보는 이들의 공감을 만드는 연기는 어렵게만 느껴진다는 조우진이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연기는 관객들이 보기 좋은 연기다. 늘 관객들의 반응을 보며 자신과 작품을 객관적으로 보고 시선을 키워 가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처럼 구현된 땅굴 세트 연기 역시 쉽지 않았다. 비가 와 물이 차오르는 지하 땅굴에서 존슨 박사는 땅을 뚫고 적들과 격투까지 벌여야 했다. 그는 "선릉 안쪽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힘들었다. 모든 스태프들이 힘을 합쳐 터널을 만들었다. 이 공간을 체득하고 공간마다 다른 호흡으로 연기해야 하는데 공간을 체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공간 안에서 정확하게 표현해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긴장감, 밀도 차이를 조절해서 한다는 게 힘들었다. 그러면서 조우진은 '도굴'을 '맛보지 않은 디저트'라 표현하기도 했다. 신선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가졌다는 의미일 터. 또 무겁지 않아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도굴 조우진 / 사진=영화 도굴 스틸컷

한편 조우진의 필모그라피는 꽤 다채롭다. 영화 '내부자들' '봉오동 전투' '국가부도의 날' '1987', 드라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매 작품마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며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번 '도굴' 역시 신선한 소재와 도전으로 점철된 작품이다.

조우진은 "일단 제가 경험하지 못한 소재와 캐릭터를 보면 인간의 호기심이 가장 크게 발동한다. 그런 것들이 도전의식을 갖게 만든다. 저 나름대로의 긴장감이 있다. 긍정적인 떨림이 있다.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떨림. 그런 것들이 첫 번째 요소다. 운명적으로 이 작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참여를 한다. 1999년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했지만 알고 싶고, 경험하고 싶은 것, 모르는 투성이다. 삶, 사람에 관한 것들에 대한 갈망과 욕구가 영화의 동경으로 이어졌다. 계속 더 새로운 이면과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톰 크루즈 눈빛에서 동경과 욕망을 봤다. 저런 열정을 품고 있다면 배우로서 다양한 경험,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자신의 작품 이력을 천천히 돌아보던 조우진은 "'내부자들' 때만 해도 사람들이 제게 말을 안 걸었다. '도깨비'를 할 때도 가까이 오지 않았다. 최근에서야 내게 다가온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러면서 "개봉을 앞두고 나서야 내가 작품을 많이 했다는 사실이 새록 새록 다가온다. 작품에 대해 논의하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고 감사하다. 촬영 중에는 좋은 결과물에 대한 고민만 하기 바쁘다. 이후 작품에 대해 논의할 때야 나의 행보를 돌아보게 된다. 아직도 '무슨 일인가' 싶다. 작품, 인물이 고팠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의 작품들이 개봉을 한다. 현재로서 복에 겨운 느낌이 있다.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며 자신을 돌이켜 봤다.

긴 무명 시절을 거쳐 지금까지 올라온 조우진이다. 연기력 하나로 존재감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기는 결코 쉽지 않았을 터. 그의 연기에는 물음표가 있었다. 물음표로 시작해 작품과 캐릭터에 세세하게 뿌리를 내려 분석하고 접근해 꾸준히 고민했기에 가능했던 느낌표다. 조우진의 원동력이자 추진력은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데서 온다.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스스로에게 긴장감을 준다. 이 모든 과정을 진심으로 즐기는 조우진은 천생 연기자의 길을 걷는 노력파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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