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한국 영화의 역사적 우주 상륙 [N+리뷰]

입력2021년 02월 06일(토) 09:00 최종수정2021년 02월 06일(토) 11:05
승리호 / 사진=영화 승리호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할리우드의 전유물이라 여겨진 우주 SF물이 드디어 한국 영화로 탄생했다. 미지의 공간 속 익숙한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한국 영화의 지평을 연 영화 '승리호'다.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제작 영화사 비단길)는 2092년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지구는 병들고 우주 위성궤도에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인 UTS가 만들어졌다.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조종사 김태호(송중기) 과거, 우주 해적단을 이끌었던 장선장(김태리) 갱단 두목이었지만 이제는 기관사가 된 타이거 박(진선규) 평생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진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

이들은 우주쓰레기를 주워 돈을 버는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다. 어느날, 사고 우주정을 수거한 승리호는 그 안에 숨어있던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다. 돈이 절실한 선원들은 도로시를 거액의 돈과 맞바꾸기 위한 위험한 거래를 계획한다.

작품은 황폐해진 지구를 피해 우주에 보금자리를 잡은 인류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먼 미래, 그것도 우주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작품인 만큼 세밀하게 세계관을 풀어가야 되는 것이다. 여기서 조성희 감독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면서 펼쳐지는 상황, 우주에 사는 사람들의 복장, 다양한 로봇, 자연 등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았다.

또 우주에서는 철저하게 계급이 분리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좋은 공기, 자연, 음식 등은 UTS 시민들 만이 가질 수 있으며 비시민들은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것조차 누리지 못한다. 그중 승리호 선원들은 가장 아래 계급인 우주 청소부로 땅에 발을 딛고 있다. 가장 가까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인간미가 넘친다. 특히 김태호는 낡은 옷을 입고 구멍 난 양말을 신으며 비닐봉지를 발에 두른다. 이런 인간적인 캐릭터들이 대중의 공감을 살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는 아이러니하게도 로봇 업동이다. 업동이에게는 욕망이 존재한다. 로봇에게 욕망이 존재하며 이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돈을 모은다는 설정은 너무도 인간적이다. 뿐만 아니라 업동이 도로시를 돌보고, 애정을 쏟는 장면도 그 어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일 정도다. 이렇게 로봇에게 부여한 인간미는 작품의 휴머니즘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여기에 김태호, 장선장, 타이거 박의 사연과 이들이 도로시를 대하는 모습에서도 휴머니즘을 볼 수 있다.
승리호 / 사진=영화 승리호 스틸컷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 황폐해진 지구는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지구에서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은 현 시국과도 오묘하게 맞닿아 있다. 최근 환경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만큼 조성희 감독은 푸른 지구에 대한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화려한 비주얼도 볼거리다. 자연스러운 CG, 광활한 우주 속 액션 등 '승리호'는 러닝타임 내내 눈을 즐겁게 만든다. 한국 첫 우주 SF 영화라는 타이틀에 딱 들어맞는다. 그간 우주 SF 영화는 할리우드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많은 영화와 TV시리즈가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져 왔다. '승리호'는 여기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밀하고 압도적인 비주얼을 갖고 있다. 할리우드 우주 SF물을 좋아한 관객들도 만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의 연기 변신은 물론 유해진은 목소리 만으로 압도한다. 우선 송중기는 그간 보여줬던 '멋짐'을 내려놓고 '꼬질'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비주얼부터 새롭다. 김태리 역시 카리스마 넘치는 선장 역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우주선 조종칸에 앉아서 거칠게 조종하는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안길 정도다.

진선규 역시 레게머리에 문신으로 파격 변신했다. 이런 비주얼과는 다르게 여린 마음을 가진 반전도 매력적이다. 유해진은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전달하고, 코믹 요소를 담당한다. 또 극을 환기시키는 역할까지 한다. 유해진의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CG, 연기, 연출의 3박자를 갖췄다 보니 큰 스크린으로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은 더욱 아쉽다. '승리호'는 큰 스크린을 압도할 비주얼과 사운드로 관객의 심장을 떨리게 하기 충분했을 터. 다만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되는 만큼 한국 영화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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