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전야' 김강우가 추구하는 날 것의 모습 [인터뷰]

입력2021년 02월 07일(일) 18:38 최종수정2021년 02월 08일(월) 16:25
새해전야 김강우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그간 묵직한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 김강우가 인간적인 옷을 입었다. 가장 날 것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그는 현장에서 고데기를 말고 캐릭터에 들어갔다. 사람 냄새나는 김강우다.

김강우는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해 영화 '식객' '하하하' '돈의 맛' '사이코메트리' '결혼전야' '카트' '간신', 드라마 '나는 달린다' '세잎클로버' '남자이야기' '해운대 연인들' '데릴남편 오작두' '99억의 여자'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런 김강우가 이번에는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제작 수필름)로 돌아왔다.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다. 극 중 김강우는 강력반에서 좌천돼 신변보호 업무를 떠맡게 된 이혼 4년 차 형사 지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당초 '새해전야'는 제목에 맞게 지난해 12월 말 개봉하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일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김강우는 "개봉할 수 있다는 게 감개무량이다. 지금 영화들이 미궁에 빠져있다. 언제 세상에 나올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한편으로 우리 영화는 행복하다. 사실 제목을 바꿔서 나중에 개봉해야 될까 했는데, 우리의 새해는 구정이지 않냐. 그래서 좋다"며 "또 이 영화가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 이를 계기로 다시 극장이 오셨으면 좋겠다. 작년에 힘든 일이 많았는데, 우리 영화처럼 웃을 수 있고 밝은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다"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김강우는 홍지영 감독의 전작인 '결혼전야'에도 출연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신뢰로 '새해전야'는 대본도 안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김강우는 "안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대본을 안 보고 선택했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과 이상한 패밀리십이 있다. 내가 '결혼전야'를 했으니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결혼전야'는 결혼 직전의 설렘과 어설픔이 있었다면, 지금 '새해전야' 속 지호는 결혼과 이혼을 겪으면서 어른스러운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시간이 흐르며 나도 성장했고, '결혼전야'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니 재밌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전했다.

홍지영 감독을 향한 김강우의 신뢰는 인품에서 나온다. 김강우는 "감독님은 우선 큰 누나 같다. 인간적으로 연출과 배우의 관계를 떠나서 내가 느끼는 신뢰는 인품에서 나온다. 그렇다고 우리가 엄청 자주 만나고 연락을 하진 않는다. 홍지영, 민규동 감독님 부부의 삶의 방식, 타인에 대한 태도가 존경스럽다. 또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 아이를 키우면서 생활인으로서의 이해심도 멋지다. 그걸 무리 없이 서로 배려하면서 해가고 한 분이 작품을 할 때마다 한 분이 가정을 지켜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나는 상의 드릴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하곤 한다"며 "홍 감독님은 열린 귀를 갖고 있어서 배우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캐치하고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배우가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라고 한다. 대본을 안 보고 선택한 것도 이런 믿음이 전제였다"고 설명했다.
새해전야 김강우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새해전야'와 '결혼전야'는 옴니버스 식 구성이다. 두 작품에 연달아 출연한 김강우는 이런 구성과 장르의 매력을 꼽았다. 그는 "우선 내가 무언가를 쭉 끌고 가는 영화는 부담감이 크다. 그렇다고 이런 방식이 부담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옴니버스 식 구성은 다른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지 않냐. 나도 내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더 과감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나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고 골고루 다른 캐릭터에 시선이 분산돼서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도 쭉 도전해 보고 싶은 스타일의 영화"라고 전했다.

다만 이런 구성은 짧은 시간에 서사, 갈등, 감동 등을 전달해야 된다. 다소 촉박할 수 있는 시간이다. 김강우는 몇 작품을 통해 이런 구성을 익혔고, 관객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터. 그는 "아무래도 시간 별로 쪼개서 보면 30분도 채 안 되는 분량이 나올 거다. 그 안에서 처음 만나고, 사랑이 이루어지는 과정까지 표현한다는 건 쉽지 않다. 우선 시나리오가 꼼꼼하게 잘 짜여 있어야 된다. 물리적인 시간이 짧다 보니 한 장면 한 장면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감정을 크게 써줘야 된다. 방점을 찍을 때 제대로 찍어줘야 관객들이 혼란을 느끼지 않고 이해할 수 있다.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때 어색하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다. 감독님도 분명 계산을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신뢰와 연구 속에서 김강우는 지호와 만났다. 김강우는 지호에 대해 "살아 있는 느낌, 날 것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 강력반 형사 역이지만 마냥 무겁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강력반 형사도 집에 가면 궁상맞을 수 있지 않냐. 생활적인 모습을 넣으려고 감독님과 재밌는 상상과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파마머리도 했다. 당시 다른 작품과 겹쳐서 실제 파마는 못하고 고데기를 했는데, 촬영장에 도착해 머리를 마는 순간 난 지호가 됐다"고 전했다.

김강우는 유인나와 어른스러운 커플을 연기했다. 김강우는 "나는 어른이 아니다. 남들이 봤을 때 그렇지 똑같다. 밖에서 다른 사람을 대할 때만 조금 더 나이 먹은 척하는 거지 집에서 혼자 있을 때는 지질함이 나온다. 다르게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다른 캐릭터들은 시작하는 단계의 사랑 이야기다. 다양한 상황이 있고, 입장이 다르지만 그래도 한 커플은 이혼의 아픔을 겪은 인물들이 나오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캐릭터들은 영화에서 많이 못 보지 않냐. 그게 지호 효영(유인나) 커플 만의 매력이 아닐까. 둘이 점점 붙고 이해하는 과정들이 어른스럽다. 어른이 된다는 건 상대방에 대해 이해심이 많다는 건데 우리 커플은 그런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강우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다. 요즘 세상이 무서운 게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줄어든다. 다른 사람이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점점 벽을 만드는 느낌이다. 이게 가장 무섭다. 그런데 지호 효영 커플은 벽을 빨리 치지만 순수하다. 또 이해도 빠르다. 어쩌면 우리가 살면서 가장 필요한 게 아닐까. 타인에 대한 이해와 다양성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전야 김강우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그렇다면 김강우가 다른 커플들 중 부러운 커플이 있을까. 그는 "하고 싶지 않은 건 이동휘 캐릭터였다. 옆에서 보는데 정말 고생을 많이 하더라. 중국어로 연기를 해야 됐다. 영화를 보는데 너무 유려하고 유창하게 중국어를 하더라. 역시 사람이 닥치면 다 하는구나 싶었다. 배우들이 참 대단하다"며 "부럽다는 표현보다는 공감 가는 캐릭터가 있다. 내가 저렇건, 내 주변이 저렇건. 그래서 유연석 캐릭터가 공감간다. 한편으로 대리만족도 된다. 살면서 힘들 때 다 포기하고 외국에서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상상을 하지 않냐. 그런데 정작 그걸 실현하는 사람은 드물다. 유연석이 연기한 재헌은 그걸 실행한 사람이기에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강우는 연기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지점을 회상했다. 그는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아직은 아이들이 나의 삶을 이해해 줄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딸은 아빠를 이해해 줄 수 있어서 그런 대화를 나누는 게 어려웠다. 또 이혼한 전 와이프와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힘들었다. 내가 본 적도 없고, 경험한 적이 없어서 어떤 톤으로 해야 되나 싶었다. 친구로 지낸다는 게 가능할까. 내가 현실성이 떨어지게 연기하면 어쩌나 싶었다"며 "개인적으로는 효영과 한강에서 대화를 나누는 신이 좋았다. 이혼하고 나서 혼자인 삶에 대해 덤덤하게 말하는 장면인데 나름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강우는 자신의 새해전야를 떠올렸다. 그는 "참 연말 분위기가 안 났다. 크리스마스부터해서 말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집에 가족들과 있으면서 오붓하고 아늑했다. 정이 더 돈독해지는 느낌, 더 소중해지는 느낌이다. 이번 기회에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아마 다른 분들도 그러지 않으셨을까. 물론 지금도 작년의 연장선 같다. 다만 작년보다 더 나쁜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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