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클' 안우연 "연기 포기 후 알바할까 고민까지…타이밍 좋았죠"(인터뷰)

입력2017.07.17 09:19 최종수정2017.07.1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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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연 / 사진=JS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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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국내 최초 SF드라마 '써클'에서 독특하고 강렬한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배우 안우연. 신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연기력으로 파트1을 이끌며 배우로서 또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스포츠투데이에서 tvN 드라마 '써클 : 이어진 두 세계(이하 써클)' 종영 인터뷰가 진행된 가운데 안우연은 아쉬움 가득한 종영 소감과 함께 그의 배우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전했다.

"아직 일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종영하고 시간이 좀 지났지만 일단 저는 김범균 역할을 하면서 여태까지랑 다른 캐릭터이기도 했고 너무 특이한 캐릭터여서 노력한 게 많았어요. (여)진구 씨와의 호흡도 너무 잘 맞았고요. 특이한 극 자체에 나와서 너무 감사했고 감독님, 스태프, 선배님 다 호흡이 잘 맞고 파이팅 넘쳐서 아쉬운 마음이 커요. 마지막 신을 촬영할 때까지도 저는 외계인에 미쳐 있는 상태여서 끝나고 울거나 그런 건 없었고요. 그날 다 같이 모여서 술 한잔했어요. 다들 표정에 아쉬움이 묻어났는데 그런 얘기는 안 했고 아무렇지 않게 시간 보냈어요. 아마 집에 가서 다들 아쉬웠을 거예요."

극 중 김범균은 김우진(여진구)의 이란성 쌍둥이 형으로 외계인 덕후에 음모론자다. 외계인을 향한 강한 집착으로 정신병원까지 다녀온 전력이 있다. 독특한 만큼 배우에게 쉬운 도전은 아니었을 법한 캐릭터. 이 역을 맡게 된 데는 안우연의 욕심이 있었다.

"사실 다른 역할로 오디션을 보러 갔었어요. 제가 그동안 밝은 역할만 해와서 '써클'에서도 밝은 쪽 캐릭터를 오디션 보러 갔는데 제가 범균 해보고 싶다고, 대사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했어요. 감독님께서 '그래? 읽어봐'라고 하셔서 대본을 읽었더니 '어? 우연이 너 이런 면도 있었구나. OK' 하고 두 번 세 번 미팅 더 하다가 캐스팅됐어요."

안우연이 김범균 캐릭터에 욕심을 낸 이유는 이미지 변신 욕심 때문이었다. 쌍둥이 동생 우진과 치고받으며 대사를 하는 장면을 읽으며 끌렸다는 그는 캐스팅 후 김범균이 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캐스팅 확정 후에는 기분 좋았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해낼 수 있을 거. 이 색다른 연기를 잘 해낼 수 있을 거야'라는 마음이 강했는데 조금 더 깊이 파보려고 대본을 계속 보다 보니 너무 어려운 거예요. 정말로 외계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데 외계인 있다고 믿어야 하고, 이 외계인한테 집착해야 하고, 이 상황이 가슴 아픈 동생 앞에서 정신 반쯤 나가 있는 모습으로 외계인이 있다고 화를 내고 이런 게 생각보다 많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노력을 많이 했어요. 밤중에 '외계인이 있다'라고 소리 지르면서 뛰어다니기도 했죠. 범균에게 가까워지고 싶었어요. 길에 사람이 없을 때 2주 정도 그렇게 했는데 몰입하다 보면 사람이 있는데도 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그분도 뻘쭘하게 지나갔어요.(웃음) '내가 만든 범균이 맞을까' 기대 반 걱정 반 그렇게 준비했어요."

실제로는 외계인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는 안우연. 하지만 그는 캐릭터에 몰입하기 끝없이 노력했고 외계인에 미친 김범균을 제대로 표현해냈다.

"실제로는 외계인 존재를 믿지는 않아요. 증거가 없어서. '있을 수도 있나' 이 정도 생각만 해요. 그런 연기를 하고 나서 이런 말 하는 게 웃긴데 잘은 모르겠어요. 사실 방송 전에는 걱정도 했어요. 제가 이렇게 외계인에 집착하는 모습이 방송됐을 때 저를 유치하게 봐서 웃기면 어떡하지 걱정되더라고요.'

안우연은 독특한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액션 연기부터 분장까지 서슴지 않으며 열연을 펼쳤다. 그는 처음 겪어보는 상황들에 힘들었지만 배운 게 많다고 밝혔다.

"처음 경험하는 게 몇 가지 있었어요. 비 맞으면서 뛰어다니는 신 찍을 때는 진구랑 제가 고생했어요. 밤새도록 아침 5~6시까지 찍었거든요. 춥기도 하고 메이크업 상태에 비가 떨어지니까 계속 눈에 들어가더라고요. 그래도 연기는 똑같이 해야 하니까 그런 것들이 좀 힘들었어요. 그래도 계속 뛰니까 살은 빠져서 좋긴 하더라고요. (웃음) 또 피 분장 같은 거. 납치돼서 누워있는데 피 분장을 하니까 먹으면 안 되는데 흘러 들어가고 구역질이 났어요. 그래도 계속 연기는 해야 했죠. 이런 걸 처음 접하니까 제가 대처도 못 하고 되게 힘들었고 '아직 신인이네'라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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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연 / 사진=JS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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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드라마 최초로 시도되는 SF 장르와 더블트랙이라는 형식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궁금해졌다. 안우연은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이유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대본 봤을 때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 확 들었어요. 너무 궁금했어요. 이런 전개, 이런 장르는 처음이었어요. '이거는 어떨까?' 전부 똑같은 마음이었어요. 모 아니면 도겠다 싶었죠. 그런데 당기긴 했다. 이야기가 새로워서. 요즘 저희가 새로운 걸 찾고 싶어 하잖아요. 시청자의 눈높이도 높아진 것 같아서 뻔한 장르보다 새로운 걸 하고 싶었죠."

이렇게 시작해 호평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둔 '써클'. 결말에 대해 "딱 좋은 결말"이라며 마음에 든다고 밝힌 안우연은 시즌2 생각도 당연히 있다고 전했다.

"시즌2 출연 생각은 당연히 있어요. 별 상상을 다 해봤어요. 조금 걱정인 건 우진이는 어떤 슬롯으로, 로봇의 형태로 이미 있는데 저는 자란 준혁이잖아요. 그래서 나왔으면 좋겠는데 미래 파트에서는 보기 힘들 것 같기도 해요. 사실 촬영하면서 시즌2까지는 상상을 못 했어요. 시즌2를 암시하는 내용으로 끝났는데 마지막 회 대본이 방송 1주 전쯤에 나와서 배우들과 만날 일이 없어서 그거에 대한 얘기는 못 나눴어요."

'써클'을 무사히 마친 안우연은 올 하반기 tvN 드라마 '하늘에서 떨어진 폴'과 JTBC 드라마 '청춘시대2'에 출연할 예정이다.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안우연. 그에게 다작 이유를 물었다.

"회사에 '저 다작할래요'라고 말한 건 아니고 '저 안 쉬어도 돼요'라고 말했어요. 너무 연기하고 싶었는데 몇 년 동안 못 하다가 이렇게 데뷔해서 짧은 기간 많은 작품을 해서 좋아요. 회사에 '아직 안 쉬어도 되니까 좀만 더 해도 돼요'라고 해놨어요. 회사도 저랑 마음이 잘 맞는 듯해요. 지금은 힘들다는 생각은 안 해요. 몸이 힘든 건 어쩔 수 없지만 마음이나 정신적으로는 너무 좋아요.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은 배우이기 때문에 가리지 않고 뭐든 하겠다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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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연 / 사진=JS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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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후 배우로 데뷔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안우연. 그가 배우의 꿈을 갖게 된 건 19살 입시를 준비하던 때였단다. 우연한 계기로 연기에 발을 들여놓게 됐지만 하면 할수록 배우를 향한 꿈이 커졌다는 그에게 과거 이야기를 좀 더 물어봤다.

"입시 때 대학을 어디 갈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특별한 특기도 없고 성적도 보통이었거든요. 그렇게 걱정하고 있는데 제 친구가 이 모습을 보고 닭갈비를 사주면서 '아는 선생님이 학원 새로 차리는데 같이 연기해보자'라고 하더라고요. 어렸을 때 '연예인 해라' '연예인 해도 되겠다'라는 소리도 들어보고 길거리 캐스팅도 당해봐서 아무렇지 않게 '그럼 나도 해볼까' 싶었죠. 학원에 가보니까 배우라는 길이 그렇게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아니더라고요. 정신적으로 많이 집중해야 하고, 몸도 다룰 줄 알아야 하고, 무용하면서 스트레칭 하면서 몸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발성과 발음 훈련도 필요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게 더 좋았어요. 그런 무게감이 뭔가 재밌기도 했고 '이거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의 말을 들으니 연기가 천직이 아닌가 싶었다. 이에 연기학원에 처음 간 날에 대해 묻자 조금 쑥스러운 표정으로 과거를 떠올렸다.

"연기 수업 첫 날 저 포함 6명이 있었는데 다섯 명은 서로 아는 사이였고 다들 연기를 고1 때부터 하거나 재수한 형들이었어요. 선생님이 저한테 '첫날인데 이런 거 할 건데 우연이 할 수 있겠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먼저 '해볼게요'라고 했어요. 제가 앞에 나가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칭찬을 받았어요. '처음인데 끼가 있구나'라고 하시는데 기분이 좋은 거예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죠. 독백대회도 어떤 형이랑 저만 갔어요. 그러다 보니 심적으로 미안하기도 했지만 칭찬받으니 좋았어요."

마지 탄탄대로 연기 인생을 걸었을 것 같지만 안우연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5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데뷔한 그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데뷔를 기다리며 엄청 힘들긴 했어요. 사실 진지한, 현실적인 생각을 좀 늦게 한 것 같아요. 스무 살 때 대학 가서도 '동기들이랑 연극하고 술 먹고 놀아야지' 이러면서 평범한 남자애들처럼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일하면서 학교도 다녀보고, 2~3년 오디션도 무진장 떨어져 보고 그랬는데 좀 힘들더라고요. '나는 선택된 사람이 아니다' '나는 포기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나 될 줄 알았는데 연기로 나가면 안 되는 애였나보다' 좌절할 때 조금씩 광고 하나 시작하고 웹드라마 하나 되고 그랬어요. 그 타이밍에 회사 만나서 웹드라마 두 개 하다가 '풍선껌'도 하고 이렇게 됐네요. 딱 데뷔하기 직전에 많이 힘들었어요."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가족의 반대는 없었는지 묻자 안우연은 큰 반대는 없었지만 지나가는 한마디에 느껴지는 게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에 잠시 다른 길도 생각했다는 그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고민했었다고 밝혔다.

"저희 집은 큰 반대나 그런 건 딱히 없었어요. 그런데 20대 중반쯤 데뷔하기 전에 아빠였나 엄마가 은근슬쩍 '다른 거 생각해본 적 없어?'라고 아무렇지 않게 한마디 하셨는데 뭔가 더 느껴지더라고요. 안 그래도 포기해야 하나 싶을 때였거든요. 지금이라도 빨리 아르바이트 아니면 기술이라도 배워서 공장에 들어가야 하나 싶었어요. 그때 생각해본 게 홍대 분위기 좋은 칵테일 바, 맥줏집 그런 데서 서빙하는 거였어요. 또 카페 알바, 영화관 알바 등도 생각해봤어요. 제가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봤는데 좀 노력하면 돈을 꽤 벌더라고요. '뭐든 되겠지' 이렇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결국 그는 배우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됐고 차근차근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그에게 지금 걷고 있는 길을 만족하냐고 물었다.

"만족하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좋은 드라마를 많이 했어요. 밝은 캐릭터만 했을 때는 '혹시 비슷하게 나오면 어쩌지?'라는 고민이 있었어요. 저에게 한계가 있어 보일 것 같고 그런 걱정 때문에 조금이지만 캐릭터마다 차이를 뒀어요. 지금은 이 말이 제일 좋아요. ''힘쎈여자 도봉순' 도봉기가 '써클' 김범균이라고?'라는 말이요.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이처럼 넘치는 연기 열정으로 매 작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안우연의 모습을 보니 그가 꿈꾸는 배우로서의 목표와 롤모델이 궁금해졌다.

"제가 영화, 드라마를 꽤 많이 본 편인데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너무 많아요. 여러 스타일이 있으시잖아요. 어떤 분은 연기파 배우, 어떤 분은 개성파 배우, 또 다른 분들은 자유로운 느낌. 누구 한 분을 롤모델로 정하면 제가 그분한테서 못 벗어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롤모델 한 명 지정한다기보다 여러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제가 살아온 방식대로 연기하고 싶어요. 또 다른 배우로서의 목표는 제가 지금 분량과 시간이 잘 맞아서 한 번에 여러 캐릭터를 하고 있는데 조금 더 성장해서 어떤 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을 때는 한 캐릭터에 집중해서 한 작품을 끝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성장해야 하겠죠. 그게 지금은 제 목표예요. 더 나아가서는 나 안우연의 색깔이 분명히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누구 같다'도 감사한 말이지만 '안우연은 안우연 색이 있다'라는 말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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