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 조덕제, 성명서 발표 "스스로 시험대 위에 오르겠다"[전문]

입력2017.11.07 16:19 최종수정2017.11.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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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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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배우 조덕제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표로 모처에서 배우 조덕제의 여배우 성추행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조덕제, 이지락 메이킹 촬영 기사, 주요 스태프 등이 참석했다.

이날 조덕제는 "저는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2년 6개월 동안 기나긴 송사를 벌여왔다. 힘들고 고달픈 송사 과정에서 억울함과 답답함에 무너지려고 했다. 거짓 주장에 갈기갈기 찢긴 가슴을 추스르면서 앞을 향해 걸어가면 진실이 밝혀질 거라 믿고 버텨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 사건을 영화인들의 손으로 철저히 진상조사를 해주시고, 검증해 달라. 지금 여성단체 쪽 입장에 서 있는 영화 단체들도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의 모습으로 돌아와 제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데 동참해 달라. 영화 단체로서 여성 단체 편에 치우쳐있지 말고 영화계로 돌아와 공정한 절차로 진상조사를 해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을 사용해 사건을 검증한다면 어떤 조사에도 당당히 임할 것이고 스스로 시험대 위에 오르겠다. 영화인들만이 이 사건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달할 수 있고 향후 미칠 거대한 영향력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다. 그래야 외부세력에 의해 영화계가 좌지우지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거다. 저를 조사해 달라. 어떤 시험대라도 오르겠다. 우리 영화인들이 조사하고 검증한 결과라면 마땅히 그 결과를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 부디 이 사건이 한국 영화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도록 영화계 식구들이 함께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덕제는 지난 2015년 4월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사전 협의 없이 여배우의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져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다.

12월 열린 1심에서 조덕제는 무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을 받았다.

◆이하 조덕제 성명서 전문

저는 20여 년 간 연기자로 살아온 조덕제다. 저는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2년 6개월 동안 기나긴 송사를 벌여왔다. 힘들고 고달픈 송사 과정에서 억울함과 답답함에 무너지려고 했다. 거짓 주장에 갈기갈기 찢긴 가슴을 추스르면서 앞을 향해 걸어가면 진실이 밝혀질 거라 믿고 버텨왔다.

1심과 2심의 가장 큰 차이는 재판부의 관점이다. 1심에서는 영화 현장에서의 특수성을 재판부에 알리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해당 영화 촬영에 참여한 많은 스태프의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고 그 스태프가 나와 증언까지 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업무 상 정당행위로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여배우 측의 주장이 일관되다는 걸 이유로 들어 유죄를 선고했다. 영화라는 한정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이 감독 지시에 성실하게 따른 것을 연기적으로 받아드리지 않고 성폭력 상황으로 받아들였다. 2심에서는 영화 장면에 몰입한 연기자의 열연을 현실 상황에서 흥분한 범죄자가 한 행동이라고 오인했다. 실제로 보면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면 리얼리티를 살렸다고 칭찬을 받아야 한다. 영화를 보며 화를 내고 동질성을 느끼는 건 당연한 거다. 그게 감독과 연기자가 원하는 거다. 영화적 리얼리티로 인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난 것처럼 혼동한다면 그로 인한 판단은 정확한 판단이라고 할 수 없다. 이처럼 2심 재판부는 영화적 의미에서의 연기적 리얼리티와 실제 현실을 구분하지 못 했다. 도 2심 재판부는 제가 추행했다는 명확한 근거도 밝히지 못했다. 제가 연기를 하다 우발적으로 흥분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 거다. 그 내용만 봐도 영화적 몰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와 영화 촬영에 대한 구분을 영화인들은 알 것이다. 영화인들에게 물어봐 달라. 20년 이상을 연기한 배우가 스태프가 있는 현장에서 연기를 하며 일시적으로 흥분할 수 없다. 또 이런 흥분 상태에서 연기자임을 망각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연기를 하다 순간적, 일시적, 우발적으로 흥분해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영화계 내에도 신문고가 있다. 만든 취지와 목적은 문제 발생 시 원만히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가 접수되면 사실관계 확인을 한다. 하지만 신문고는 재판 중인 사건은 다루지 않기 때문에 제 사건을 다루지 않았다. 여배우 측과 저 모두 영화인이고 촬영장에서 생긴 일로 인해 벌어진 법정 다툼이었으니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정작 영화인을 위한다는 몇 단체들은 무죄 선고 후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취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재판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한 그들은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도 없이 맹목적으로 저를 비난하고 규탄하고 공격했다. 이들 단체들은 왜, 어떤 이유로, 여성단체들을 따라다니며 그들의 주장과 입장만을 추종하고 그들 뒤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것일까. 그 과정에서 제 목소리와 입장은 단 한 번도 들어주지 않은 채 무슨 이유로 그들의 선창에 따라 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묻고 싶다.

사회적 약자의 편을 들어주는 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영화 촬영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봐야 했다. 영화 촬영장 총책임자는 감독님이다. 감독님은 영화 전체 흐름뿐 아니라 촬영장 총괄을 하게 되며 촬영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아주 작은 사고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하는 게 감독의 의무다. 부부 사이의 강간을 연출하는 내용상 어느 정도 강도의 몸짓이 오갈 수밖에 없었다. 감독님과 카메라 감독님의 시선이 있었는데 당시 문제가 있었다면 여배우는 당연히 촬영을 멈춰달라고 요구해야 했고 감독님도 'NG'를 외쳐야 했다. 그런데 감독님은 'OK'사인을 하며 만족스럽다고 했다. 여배우는 촬영이 끝난 후에야 강도가 높다고 따로 독대했다. 감독님으로서는 제가 사과하는 선에서 여배우의 불평을 무마할 수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그래서 사과하고 끝내자고 저한테 말한 것 같다. 그런데도 여배우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영화 촬영 자체를 진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감독을 몰고 갔다. 결국 촬영장 최고 서열 여배우와 감독이 한 편이 돼 조, 단역 저를 하차시켰다.

사건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법정으로 옮겨졌다. 배우로서 살아온 평생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영화인들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저 혼자 모든 것을 감내하고 버텨나가야 했다. 하지만 제 기대와는 달리 2심 선고에서 유죄를 받고 말았다. 판사님이 판결문을 낭독하는 순간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한동안 재판장에 서 있었다. 평생을 바친 연기가 저를 향한 비수가 될 줄은 몰랐다. 그저 연기에 열정을 바치고 더 나은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감독님 지시를 따른 것이 저를 구렁텅이에 밀어 넣고 말았다. 하지만 저는 결코 쓰러지지 않고 진실의 문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제가 쓰러진다면 그들은 기뻐 날뛰며 축하연을 열고 진실을 묻어버릴 것이다. 이 시간에도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다하는 조, 단역 배우들과 수많은 영화 스태프들에게 좌절을 안길 수 없다.

특정 영화 단체들은 1심 무죄 선고 후 재판 사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저를 규탄하고 비난했다. 또 일부 여성단체와 함께 저를 공격했다. 심지어 그들이 원했던 대로 유죄 판결이 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유죄 환영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다시 한번 그들에게 묻고 싶다. 왜 그들은 저의 무죄를 받아드릴 수 없었던 것일까. 왜 그토록 저의 유죄 판결을 원했던 것일까. 그 이유를 듣고 싶다. 단 한 번이라도 사실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는 했는지, 또 당사자인 저에게 한 번이라도 연락은 해본 일이 있는지. 아마 그들에게 조덕제가 성추행범이 되어야만 했었던 어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재판을 통해 경험한 바에 따르면 여성단체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따른다. 영화계 전체가 성폭력이 가득하다고 매도할 것이다. 또 몇 영화 단체들은 그들 뒤에 서서 그들이 쥐여준 피켓을 들고 그들의 목소리를 따라 할 것이다.

깊은 생각 끝에 제가 내린 결론 이렇다. 이 문제는 결국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영화인 전체의 문제다. 우리 영화계가 제 사건이 빌미가 되어 영화계와 무관한 여성단체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영화 외적인 단체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부각시키고 이슈를 만들기 위해 영화계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 영화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단체들에 의해 애꿎은 희생자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저 말고도 또 다른 억울한 희생자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저는 제안한다. 이러한 빌미가 되었던 제 사건을 영화인들의 손으로 철저히 진상조사를 해주시고, 검증해 달라. 지금 여성단체 쪽 입장에 서 있는 영화 단체들도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의 모습으로 돌아와 제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데 동참해 달라. 영화 단체로서 여성 단체 편에 치우쳐있지 말고 영화계로 돌아와 공정한 절차로 진상조사를 해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한다.

저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을 사용해 사건을 검증한다면 어떤 조사에도 당당히 임할 것이고 스스로 시험대 위에 오르겠다. 영화인들만이 이 사건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향후 미칠 거대한 영향력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다. 그래야 외부세력에 의해 영화계가 좌지우지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거다. 저를 조사해 달라. 어떤 시험대라도 오르겠다. 우리 영화인들이 조사하고 검증한 결과라면 마땅히 그 결과를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 부디 이 사건이 한국 영화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도록 영화계 식구들이 함께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문수연 기자 ent@stoo.com
사진=팽현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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