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 블락비 이민혁이 흘린 눈물의 의미 [인터뷰]

입력2018.01.29 17:45 최종수정2018.01.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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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 비범 이민혁 / 사진=세븐시즌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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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처음을 공유하고 싶어요. 저의 처음을 응원하러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첫' 연극 '여도'(연출 김도현)를 맞는 블락비 비범의 각오는 꽤나 비범했다. 사극인데다 여러 매체를 통해 이미 수차례 차용됐던 비운의 왕 단종 역할이니 상당한 부담일 법했다. 그는 이민혁이라는 본명까지 가져오며 "블락비 팀 안에서의 비범"이 아닌 "이민혁의 단종"을 그리려 애썼다.

"12월 한 달 내내 연습실에서 살았어요. 매일 아침에 가서 밤 12시 넘어서 나왔죠. 그리고 제가 맡은 캐릭터가 단종이니까 잘 알아야 되잖아요. 설민석 선생님 역사 강의도 보고 그 분이 쓰신 '조선왕조실록'도 찾아봤어요. 엄청 두껍지만 제가 볼 단락은 요만큼 밖에 안 되더라고요. 문종부터 단종, 수양대군 부분을 읽었죠."

'여도'는 조선 6대 임금 단종과 그의 숙부이자 조선 7대 임금 세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민혁은 지난해 5월께 '여도' 출연 제의를 받았다. 단종에 잘 어울릴 거란 연출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민혁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내가 하는 게 맞을까' '잘 해내야 도움이 될 텐데 잘할 수 있을까' '섣부르게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그의 고민이 짙어졌다.

그는 "너무 걱정이 됐다. 근데 답이 도무지 안 나오더라. 회사에서는 '그래도 네가 해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더 부담이 됐다. 그렇게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찰나, 연출님께서 밥을 사주시면서 '어려울 거 없다. 나만 믿고 잘 따라오면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거다'고 하셨다. 그 말에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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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 비범 이민혁 / 사진=세븐시즌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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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의를 받고 나서 공연까지 무려 반년 여의 기간. 물리적으로는 꽤 긴 시간이지만 이민혁은 "실제 준비 기간은 한 달이었다"고 털어놨다. "그 이후에 연락이 없어서 엎어졌거나 잘렸다고 생각했다. 근데 12월에 '1월에 공연 올린다'는 연락을 받은 거다. 너무 청천벽력이었다"는 회상이다.

"제가 늦게 합류한 거더라고요. 처음에 연습실에 갔는데 모든 출연진들은 이미 친해져 있는 상태고 저만 덩그러니 있었죠. 시간을 견뎌냈던 것 같아요. 많이 친해지려고 노력도 하고. 아이돌 분들이 많은데 사실 활동하면서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거든요. 다행히 다들 너무 친절하게 잘 대해줬어요."

그렇게 이민혁은 지난 17일 '여도' 첫 공연 무대에 섰다. 그의 피, 땀, 눈물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일감은 "후련하다"였다. 매일 긴장하면서 연습했던 것들을 드디어 선보였다는 시원함이 컸다. "시작을 했다는 게 좋았다. 고민했던 것들이 좀 뚫린 기분이었다"는 그다.

"첫 공연이 4시, 8시 2회였거든요. 4시 공연 때 대사를 까먹진 않았는데 빨리 하다가 말이 꼬여버린 거예요. 그 신 끝나고 나서 자책하다가 '지금부터라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 해서 그 다음 신부터는 실수 없이 끝냈어요. 8시 공연은 한 번 해봤잖아요. 그래서 더 긴장이 되고 더 집중이 되는 거예요. 하다가 마지막 사약 마시는 신에서 대사를 하는데 너무 슬프더라고요. 제가 울었어요. 4시 땐 그런 감정이 안 들어서 안 울었는데 8시 땐 너무 집중이 잘 됐었나봐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그 경험이 되게 신선했어요.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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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 비범 이민혁 / 사진=세븐시즌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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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인풋'이 없으면 잘 울지 않는다는 그가 단종의 감정에 이입돼 눈물을 보였다는 건 그만큼 연극에 폭 녹아들었다는 어떤 반증이었다. 실제로 이민혁은 요즘 온통 연극 생각에 몰두해 있다고 했다. 그가 꼽은 최근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도 다 연극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그는 "음악방송으로 블락비가 컴백하고, 첫 공도 무사히 잘 마치고, '연극 너무 재밌었다'고 '다시 보러 온다'는 팬들 피드백 보면 기분이 좋다. 엄청 추운데 팬들이 커피차도 사줬다. 너무 고맙다"고 했고, "힘든 건 아무래도 연극에 처음 도전하는 거라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많다. 그리고 아이돌이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부정적이다 보니 더 긴장하게 된다. 항상 예민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민혁은 이 짜릿한 긴장감 덕에 연극이 "너무 재밌다"고 강조했다. 호흡 하나, 시선 하나,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에 신경을 쏟아부어야 하는 연극이 엄청 어렵지만 그는 도리어 자신을 조여오는 그 긴장을 즐기고 있다고. "긴장을 안 하면 안 된다. 편해지려고 안 한다. '긴장하지 말자' 안 하고 '이 긴장을 계속 갖고 집중하자' 하는 것 같다"는 그다.

"연극은 매번 어려운 것 같아요. 매번 어렵게 하고 싶어요. '편안하게 잘했다'고 느끼면 망한 공연인 것 같아요. 공연을 몇 번 했는데 관객들이 안 보이더라고요. 라이브다 보니까 더 집중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앞에 있는 누군가를 봐버리면 감정이 깨지고 딴 생각이 들어서 실수를 하게 될까봐. 그런 부분도 있지 않을까요?"

데뷔 7년 만에 이민혁이란 이름으로 처음 대중 앞에 선 그는 후회 없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었다. "공부하고 배우고 경험하면서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신인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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