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슬빵' 차기작이요? 이제 감옥만은 그만 가고 싶어요" [인터뷰]

입력2018.02.12 15:45 최종수정2018.02.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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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형 / 사진=엘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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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강렬한 캐릭터들의 조화와 ‘감빵’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를 꼽으라면 단연 ‘해롱이’일 것이다. 약에 취한 모습부터 동성애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배우 이규형. 그가 없었다면 ‘해롱이’가 이토록 사랑받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드라마 방송 내내 몇 번이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은 이규형. 하지만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인기에 취해 있기보다는 담담한 모습이었고, 극 중과는 다른 차분한 말투로 진지하게 종영 소감을 전했다.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고 행복해요. 아쉽기도 하고요. 6개월간 찍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정들었던 분들과 함께했던 공간에서 떠나 작품에서 못 만난다는 게 아쉬워요. 물론 나중에 따로는 보겠지만요.”

이규형이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운명적이었다. 신원호 감독이 우연히 이규형이 출연한 연극과 뮤지컬을 보게 됐고, 그를 눈여겨보게 된 것이다. “감독님이 캐스팅 때문에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니셨나 봐요. 그때 제가 연극 ‘날 보러 와요’랑 뮤지컬 ‘팬래터’를 하고 있었는데 그 작품을 신 감독님이 보신 거예요. 제가 운이 좋았죠. 감독님이 작품을 보시고 ‘저 친구 괜찮네? 오디션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대요. 그러다 2017년 초 오디션 진행할 때 연락이 왔고 그래서 보게 됐죠. 제가 ‘날 보러 와요’에서 용의자 역할을 했어요. 1인 3역이에요. 그 중 용의자2가 만취해서 난동 피우는 역할이었어요. 그걸 보고 술 취한 톤에서 조금만 바꾸면 해롱이 연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저를 부르신 것 같아요.”

‘응답하라’ 시리즈를 흥행시킨 화려한 이력이 있는 신원호 감독의 부름에 기쁨도 잠시, 오디션 전 지정 대본을 본 이규형은 독특한 캐릭터 설정을 보고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그렇게 간 오디션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고 털어놨다.

“오디션 때 감독님이 제가 ‘날 보러 와요’ 때 한 연기를 다시 보여줄 수 있냐고 하셔서 보여드렸어요. 그러더니 ‘응답하라 1988’에서 이동휘 씨가 극 중 술 취해서 했던 대사를 해볼 수 있냐고 하셨죠. 또 ‘슬기로운 감빵생활’ 지정 대본을 주시면서 해볼 수 있냐고 하셨어요. 그래서 했더니 ‘좀 더 가볼 수 있냐’고 해서 했어요. ‘끝까지 가볼 수 있냐’고 해서 또 했어요. 그러고 나서는 별 얘기를 다 했죠. 이런저런 살아온 얘기도 하고, 취미, 성격 등에 대해서도 얘기했어요. 그렇게 해서 결국 작품을 하게 됐죠.”

작품 출연이 확정된 후 이규형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특히 국내 작품에서 흔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동성애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던 그는 고민 끝에 ‘최대한 담백하게 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잡고 가기로 결정했다.

“동성애 연기를 해야 하는데 저 혼자만 나오는 게 아니라 상대 배우가 등장해요. 제 고민은 시청자가 최대한 거부감이 들지 않게 연기를 하는 거였어요. 해롱이가 2상6방에서 어두운 분위기를 환기하는 롤을 맡고 있는데 제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이 들면 제가 그 롤을 수행할 수 없잖아요. 그리고 방 사람들과 연기할 때도 영향을 크게 미칠 수도 있고요. 저나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가 분위기를 환기해줘야 시청자분들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거부감 드는 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실 거 아니에요. 최대한 담백하게 하려고 했어요. 그냥 친구처럼 보이게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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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형 / 사진=엘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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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형의 세심한 고민으로 완성된 해롱이는 극을 환기하는 역할을 아주 잘 해냈고, 해롱이뿐만 아니라 이를 연기한 이규형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연일 이어지며 배우 이규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물론 이규형이 역할을 잘 소화해낸 것이 첫 번째겠지만, 신원호 감독의 작품이었다는 것도 큰 이유가 됐을 것. 이에 캐스팅 후 스타덤에 오를 것을 기대했냐고 묻자 이규형은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기대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웃음)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이런 것에 일희일비하면 제 페이스를 잃어버린다는 거예요. 제가 앞서 영화 ‘나의 독재자’라는 작품에 캐스팅됐을 때 많은 기대를 했다 크게 실망해본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작품에만 집중하려고 했고, ‘열심히 하면 결과는 따라오겠거니’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러다 보면 따라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너무 그런 걸 신경 쓰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감독님도 처음에 저희 모두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고요.”

이규형의 신념처럼 노력 끝에 결과는 따라왔다. 데뷔 12년 차인 그가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드디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에 인기를 실감하는지 묻자 “유니크한 캐릭터고, 복합적이고, 특이해서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궁금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반응이 왔다. 주변에서 이것저것 보내줬다. 짤부터 기사까지. 나쁜 일로 이슈가 되는 게 아니니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며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이규형에 대한 시청자의 사랑을 가장 크게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최종회에서였다. 15회에서 퇴장한 이규형이 16회에 등장하지 않자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해롱이’가 오른 것이다. 또 해롱이가 출소 후 다시 마약에 손을 대는 결말은 충격을 자아내며 뜨거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말에 대해 저는 너무 만족해요. 범죄자가 미화되면 안 되니까요. 그런데 마약사범을 너무 귀엽게 그린 것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좀 현실과는 다르죠. 오히려 훨씬 더 고통스럽고 아파하는 게 리얼인데 말이에요. 마약은 한 번 손대면 초범이 재범 되고, 상습범이 될 정도로 끊기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대본 보면서 안타까웠지만 이해는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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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형 / 사진=엘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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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비밀의 숲’에 이어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주목을 받은 만큼 이규형이 차기작에서 보여줄 모습이 궁금해졌다. 이규형에게 차기작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묻자 그는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놔 인터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제 감옥 좀 그만 가고 싶어요. 드라마 세 작품에서 네 번째 가고 있어요. ‘도깨비’에서는 등에 칼 맞고 자수하고, ‘비밀의 숲’에서도 잡혀갔죠.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두 번이나 잡혀갔고요. 그러고 보니 ‘나의 독재자’에서도 중앙정보부에 잡혀들어가 있었네요. 이제 그만 좀 잡혀 들어가고 싶어요.(웃음)”

“감옥에 그만 가고 싶다”는 농담 섞인 바람 뒤에 이규형은 다시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와 그가 그리는 배우로서의 모습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고, 그의 목표와 방향성은 분명했다.

“2018년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시작한 만큼 또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이규형이 저런 것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드실 수 있을 만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그동안 했던 것과 겹치지 않게요. 이제 저에게 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더 열심히 해서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죠. 예전에는 기회를 잡기에 급급하고 ‘나를 보여줘야 하는데’ 이랬다면 이제는 시청자든 관계자는 저를 보고 ‘이런 애가 있구나’ ‘이런 연기가 되는 애가 있구나’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기회가 오는 만큼 더 신중하게 잘 활용해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위로가 되기도 하고,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작품에 출연해 깨달음을 주는데 일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이 일을 하는 거예요.”




문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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