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막영애'도 끝 있죠…땅 파서 장사하는 건 아니니까요" [인터뷰]

입력2018.02.13 18:58 최종수정2018.02.1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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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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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무려 16시즌을 이어온 국내 최장수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영애씨 김현숙. 오랜 시간 극의 중심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이끌어온 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김현숙은 종영 소감을 묻는 말에 긴 답변으로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다.

"시원섭섭해요. 이번 시즌은 색달랐잖아요. 대망의 결혼도 했고요. 옛날 인물들이 나오니까 울컥하더라고요. 특히 마지막 회에서는 추억의 출연진을 볼 수 있었잖아요. 골수팬분들이 보고 울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번 16시즌은 영애의 거사가 있었고 다른 시즌보다 남다르긴 했던 것 같아요. 저도 결혼을 하고 보니 그 전과 후가, 그리고 아이를 낳고 난 후가 인생이 너무 다르거든요. 영애 인생의 한 단락이 마무리가 되는 느낌이었어요. 새로운 시작이지만 큰 인생의 1막이 마무리되는 느낌이라 감회가 새롭고 울컥하기도 했죠."

지난 2007년 첫 방송돼 노처녀 영애의 이야기를 그려온 '막돼먹은 영애씨'. 10년이 흘러서야 비로소 영애는 결혼에 골인했고, 그 사이 김현숙도 실제로 결혼해 엄마가 됐다. 하지만 실제 결혼과 출산이 연기에 그리 많은 도움이 되지는 않았단다.

"제가 실제로 출산도 하고 결혼도 해서 이번 시즌은 자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건 김현숙이지 영애가 아니니까 다르더라고요. 처음에 작가들과 트러블이 있을 정도였어요. '갑자기 임신하면 황당한 마음이 클 텐데 왜 이렇게 좋아하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잘못됐구나' 싶어서 더 신경 쓰고 디테일하게 생각했어요. 엄연히 김현숙과 영애는 다르기 때문에 다음 시즌이 있다면 앞으로 영애를 어떻게 영애스럽게 풀지가 관건인 것 같아요."

16시즌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건 영애의 결혼이었다. 시청자도 영애의 결혼이 예고된 15시즌 종영 후 이를 애타게 기다렸다. 하지만 의외로 영애의 결혼식 장면은 16시즌의 마지막 회가 되어서야 나왔고, 다소 짧은 분량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도 많았다. 김현숙도 처음에는 황당한 마음이 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본에 만족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회 대본 보고 황당했죠. 영애를 10년이나 묵힌 데다 시청자들이 계속 바라온 결혼인데 너무 무궁무진한 사람들의 에피소드와 함께했잖아요. 버진로드도 제대로 못 걷고요. 그럴지는 몰랐죠. 그런데 대본을 보다 보니까 이게 최선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다른 드라마와 다르게 우리 드라마는 결혼까지 가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다뤘잖아요. 결혼하기 전 부모, 자식 간에 드는 새삼스러운 감정이라든지, 자매간의 감정이라든지요. '우리 드라마답다' 생각했어요. 형식적인 결혼 신은 너무 많잖아요. 결혼식에서 축의금 도둑을 신부가 잡는 게 처음에는 황당하긴 했는데 보다 보니 영애스러운 결혼 장면이 탄생했다 싶었어요. 골수팬들이 아쉬워할까 걱정했는데 팬분들도 마지막이 '정말 영애스러웠다'고 해주시더라고요.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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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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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애의 결혼에 대한 기대로 시작해 영애의 결혼으로 16시즌은 막을 내렸다.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영애의 새로운 삶이 펼쳐질 17시즌이 벌써 기대됐다. 시청자들도 당연히 '막돼먹은 영애씨17'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의외로 김현숙은 17시즌을 장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인터넷을 보면 '당연히 17시즌 하는 거죠?'라는 글이 많이 올라오긴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저희는 항상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쏟아붓고 있어요. 그래야 후회도 없고요. 사실 tvN이 이렇게 배부르기 전까지는 우리 드라마를 들들 볶았거든요. 우리 드라마가 항상 기본 이상은 해주고 화제성, 좋은 이미지가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예전에는 1년에 두 시즌씩 했었는데 다른 작품들이 치고 올라오니까 어느 순간 한 시즌씩 하게 되더라고요. 기분이 묘했어요.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방송사에서 '이번 시즌까지 하고 끝내라' 이런 얘기를 한 적은 없었어요. 하지만 간을 보는 거겠죠. 어쨌든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일단 시청자분들이 원해야 가는 거니까요."

김현숙은 '막돼먹은 영애씨'가 최장수 드라마인 만큼 아름다운 마지막을 항상 꿈꾸고 있었다. 끝이 상상은 안 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처럼 마음 한편으로는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지막은 당연히 있을 거고, 그 타이밍이 참 중요한데 아무리 상상해도 상상이 안 돼요. 작가들도 끝을 회사에서 먼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갑자기 초라하게 끝내고 싶지 않고 아름답게 끝내고 싶다는 거죠. 저도 '여기서 더 이상 나올 게 있을까' 싶지만 이번 시즌도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반응도 좋았어요. 영애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서 그런지 새로 시작한 느낌도 있었죠. 저도 '막돼먹은 영애씨'의 끝이 항상 궁금하긴 한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어요. 정말 초라하게 끝내고 싶지 않고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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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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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는 그가 '막돼먹은 영애씨'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졌다. 이제 '막돼먹은 영애씨'의 출연진 중 한 사람이 아닌 제작자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보게 됐다는 김현숙은 자신의 캐릭터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더 멀리 드라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청자 반응을 보니 영애가 주는 통쾌함이나 '을'로서의 공감대가 많이 약해졌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시즌에서는 김재화(김이사 역) 씨가 그런 역할을 해줬죠. 그런데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아요. 또 영애가 오너가 돼서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제가 부하직원일 때야 막 얘기하고 그럴 수 있지만 오너는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잖아요. 또 다른 클라이언트가 등장해야 을의 입장인 영애의 모습이 나오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매일 소매치기 때려잡고, 변태 때려잡고 이러면 공감대가 사라지지 않을까요? 젊을 때야 혈기 넘치니까 그럴 수 있지만요.(웃음) 현실과의 타협이라고 볼 수 있지만 어른이 돼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사이다 같은 건 못 날리지만 어떻게 보면 현실적이지 않나 싶어요. 왕년의 영애가 아닌 거죠. 그래서 이수민(이수민 역) 씨랑 라미란(라미란 역) 씨가 그런 걸 대신해주고 있잖아요. 사실 배우로서 한편으로 아쉽긴 하죠. 그런데 이제 제작자 마인드가 되다 보니까 새 인물이 그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예전의 영애와 현재의 영애가 조금은 달라졌지만 이 또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김현숙. 그는 이번 시즌을 계기로 배우로서 더 넓은 길이 열릴 것도 기대했다. 결혼을 통해 '노처녀 영애' 이미지를 벗으면서 그동안 못 해본 엄마 역을 다른 작품에서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었다.

"라미란 언니랑 저랑 실제로 3살 차이밖에 안 나가든요. 라미란 언니는 대학교 때 할머니 역부터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다들 권오중 오빠가 연하인 줄 알아요. 저는 '영애씨' 덕분에 이때까지 엄마 역은 안 들어왔었거든요. 이번 시즌을 통해 다른 데서도 엄마로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문수연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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