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 피오 아닌 배우 표지훈, 속단하지 마세요 [인터뷰]

입력2018.03.13 12:29 최종수정2018.03.1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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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 피오 / 사진=세븐시즌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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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속단은 금물'이라고 했다.

블락비 피오가 배우 표지훈이란 이름으로 두 번째 연극 무대에 오른다. 피오와 연극, 어쩐지 낯선 인상이다. 데뷔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도전한 연기였으니. 그러나 소위 '아이돌' 출신이라 쉽게 얻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면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진짜 '오산'이라고.

연극은 피오가 어릴 적부터 꿔왔던 꿈이었다. 중학생 때 우연한 기회로 접한 연극에 큰 충격을 받은 그는 그때부터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 '달려라 고등어' 등에 엑스트라로 출연했고,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연기를 전공하며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극단을 만들기로 약속했다.

졸업 후 6년. 상상은 현실이 됐다. 한림예고 1기 졸업생 최현성 이충호 이한솔 임동진과 함께 2015년 극단 소년을 창단한 것. "선생님들도 안 될 거라고 하셨거든요. '극단은 아무나 하는 줄 알아?' 하시면서. 속으론 '꼭 할 거야' 생각했어요. 처음 공연했을 때 선생님들을 초대했더니 '잘 봤다. 너네 어떻게 만들어서 한 거야?' 하시더라고요. '보셨죠? 제가 한다고 했잖아요'라며 웃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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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 피오 / 사진=세븐시즌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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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스레 눙쳤지만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을 터. 피오는 사비로 첫 창작희곡 '슈퍼맨닷컴' 워크숍 공연을 올렸다. 이 '슈퍼맨닷컴'이 2년 만에 투자를 받아 재정비를 거쳐 정식 무대에 오르기까지, 피오는 "운이 좋았다"고 했다.

"정말 무작정 시작했는데 이한솔이라는 제 친구가 서경대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것도, 뮤지컬학과였던 것도, 지금의 연출님을 교수님으로 만난 것도 천운이었죠. 워크숍 하는 동안 서경대에서 무대나 의상, 소품, 음향, 조명 등에 도움을 많이 줬거든요. 그 친구들하고 감독님께 페이를 지급해드릴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죠. 당연한 건데 저희를 믿고 도와주신 거잖아요. 이제야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게 됐네요."

'슈퍼맨닷컴'(연출 김형은)은 대행업체 슈퍼맨닷컴을 배경으로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인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인간성의 순수를 찾아가는 모습을 담아낸 공연이다. 피오가 극을 쓸 때 중점을 둔 부분은 '책임감 없는 사회가 돼 가고 있지 않나'였다. "돈을 많이 벌었다고 성공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기준은 다 다르겠지만. 돈이 있으면 좋겠지만 사람이 행복한 게 성공의 기준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런 생각을 보여드릴 수 있는 극이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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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 피오 / 사진='슈퍼맨닷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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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공연. 하지만 익숙함보다는 어려움이 더 크단다. "지난 공연 땐 몰랐던 부분들이 더 보인다"고. "하면 할수록 어렵다. 더 채워가려고 노력한다"며 "더 재밌게 하고 싶다. 또 음악을 하면서 목소리가 탁해져서 어떻게 하면 목소리가 관객에게 더 잘 들릴 수 있을까 연구한다"는 그였다.

"제가 공연 시작과 끝을 맡았거든요. 좋은 것 같아요. 무대 위에 있으면 조명 때문에 관객들 얼굴이 잘 안 보이는데 저는 가까이 있을 수 있으니까 호흡도 느껴지거든요. '정말로 살아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구나' 생각하실 수 있게 잘 하고 싶어요."

피오가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연극'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바로 앞에서 열심히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 "물론 드라마도 배울 게 많고 재밌지만 연예인이니까(웃음) 제 얼굴을 가까이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또 현실적으로 제 친구들이랑 같이 할 수 있는 걸 생각하면 연극인 것 같고 그게 저희한테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해서 나중에 드라마, 영화를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죠."

단순한 우정 그 이상이었다. 피오는 "친구들보다 약간 더 유명하다는 이유로 '바지사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저만 열심히 하는 것처럼 비치는데 친구들이 저보다 훨씬 더 노력을 많이 한다. 아르바이트도 다음 공연에 도움이 될 만한 걸로 한다"며 친구들이 혹여 자신에 가려질까 걱정했다.

"나이가 들어도 친구들과 계속 극단을 할 거예요. 우리끼리 '절대 초심을 잃지 말자' 항상 얘기하거든요. 소년이라는 이름도 '소년일 때 가졌던 예쁜 순수한 마음, 아버지가 되고 할아버지가 돼도 잃지 말자. 소년 같은 마음으로 연극을 하자'는 의미로 지은 거라. 근데 올해나 내년부터는 오디션을 보고 멤버들을 더 뽑을 예정인데 극단 소년이라고 해버려서 걱정이에요. 여자 멤버도 뽑고 싶은데 너무 소년으로 지어버렸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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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 피오 / 사진=세븐시즌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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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는 좋은 창작물을 올리는 것과, 이미 올렸던 작품을 더 재밌게 발전시켜서 다시 올리는 두 가지 모두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했다. '슈퍼맨닷컴'으로 공연을 하고 있는 지금도 퇴근하면 친구들끼리 맥주 한 잔 하면서 다음 작품 쓰는 얘기를 한다고. 그는 "연극을 하시는 분들이 수월하게 페이 지급을 받고 행복하게 연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게끔 노력하는 조그마한 개미 같은 극단 중에 하나"라고 자평했다.

"공연도 올릴 거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웹드라마나 독립영화도 만들어보면 너무 재밌지 않을까 생각을 많이 해요. 또 저희 극단을 예쁘게 봐주시는 다른 분들이 계시면 극단들과 같이 협업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까진 상상 속에만 있는데 꼭 실행에 옮겨보고 싶어요."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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