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원 "배우 아닌 'SNS 스타' 수식어, 결국 슬럼프 와" [인터뷰]

입력2018.07.11 09:55 최종수정2018.07.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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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원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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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모든 캐릭터가 그럴 순 없지만 배우들이 느끼기에 간혹 '이건 정말 하고 싶다'고 욕심이 나는 캐릭터가 있다. 배우 차정원에게 있어 '무법 변호사' 속 강연희가 그랬다.

차정원은 케이블TV tvN 주말드라마 '무법 변호사'(극본 윤현호·연출 김진민) 속 이지적이고 차가운 이미지의 강연희를 자신만의 매력으로 소화해내며 대중에게 본인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렇기에 그에게 '무법 변호사'의 의미는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무법 변호사' 종영 후 3일간의 짧은 휴식을 마치고 바로 인터뷰를 진행한 이유도 그래서였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제가 그동안 했던 작품 중에 제일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그래서 마지막 촬영 후 집에서 며칠 쉬긴 했지만 전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아요. 시즌2를 하고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커요."

사실 차정원에게 있어 '무법 변호사'는 두 번의 오디션 끝에 어렵게 얻은 기회였다. 때문에 잘 보이고 싶었고 고민이 많았다던 그는 강연희를 연기하기 위해 지인들에게 집요하게 자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로스쿨이나 법대 다니는 친구들을 직접 만나 검사들의 실제 행동, 전문용어, 성향 등을 중점적으로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검사'라는 직업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스타일링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는 차정원은 "평소 러블리한 메이크업이나 파스텔색의 옷을 많이 입는다. 하지만 '무법 변호사'를 찍으면서는 1회부터 끝까지 무채색 옷만 입었다. 헤어도 머리카락 한 올 없이 늘 쪽찐 머리를 고수했고 메이크업도 거의 안 할 정도로 평소 차정원이랑은 오히려 다르게 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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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원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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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변호사'는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무법(無法) 변호사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며 진정한 무법(武法)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렸다. 쏟아지는 법정 드라마 속에서도 '무법 변호사'는 그들이 가진 특징을 내세우며 마지막 방송 시청률 8.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무법 변호사'는 기성이라는 가상도시를 내세웠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현실 속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을 그렸잖아요. 로맨스보다는 세력 간의 싸움, 조직세계 내 권력 다툼 등에 집중한 것이 다양한 법정 드라마 속 '무법 변호사'만의 특징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어마어마한 연기력을 지닌 이혜영 선배님과 최민수 선배님이 계신다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었죠.(웃음)"

작품 이야기를 하는 내내 자부심을 내비쳤던 차정원이지만 결말에 관해서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극 중 악의 중심이던 안오주(최민수)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차문숙(이혜영)은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 또 차문숙 밑에서 악행을 일삼던 남순자(염혜란) 역시 교도소 생활을 피할 수 없었다.

"권선징악이란 말이 있듯이 시청자로 봤을 때 남순자와 차문숙은 벌을 받아야 마땅해요. 하지만 저는 역할이 역할인지라 엄마 남순자를 면회하는 장면에서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나를 위해서 살아온 사람인데 이렇게 된 모습을 보니까 울면 안 되는 장면이었음에도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남순자가 먼 훗날 착해지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는 장면이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시즌2 제안이 온다면 어떨 것 같냐는 말에 오히려 자신이 먼저 준비할 수도 있다며 의욕을 보인 차정원이다. 실제로도 '무법 변호사'는 극 중 마지막 회에서 무법 도시 서울로 향하는 장면을 연출하며 시즌2를 암시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졌다. 이에 관해 묻자 차정원은 "종방연 때 선물을 주는 이벤트에서 한 제작진이 '시즌2에서는 더 많이 달라고 해'라고 하셨는데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르겠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배우들은 다들 하고 싶어 한다. '무벤저스'(무법로펌+어벤저스의 합성어, 이준기와 서예지가 소속된 로펌) 배우들과 이야기했을 때도 모두 시즌2를 기대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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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원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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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영화 '무서운 이야기'로 데뷔해 2015년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2016년 SBS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 여러 작품에서 단역과 조연을 넘나들며 어느덧 데뷔 6년 차가 된 차정원은 사실 데뷔 후 자신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SNS로 더 유명하다. SNS 속 그가 입은 옷, 화장 등은 연관 검색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를 계기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과 팬들도 많이 생겼지만 오히려 걱정이 된다는 그는 "SNS로 많이 아시다 보니까 방송에 나온 제 모습을 보며 이질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차정원 역시 SNS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에 정작 배우로서의 연기를 많이 못 보여줬다는 것이 부담감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SNS가 어느 순간 무섭게 다가왔다는 차정원은 한동안 게시글을 아예 올리지 않기도 했다. 결국 그는 심한 슬럼프를 겪게 됐다.

"'무법 변호사'에 들어가기 전에 혼자 생각을 많이 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비관적이고 우울하고 결국 슬럼프가 왔었어요. SNS로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지만 정작 연기로 보여드리는 게 없으니까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생각을 하게 되고 많이 무서웠어요. 차정원은 과연 어떤 사람이고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시기였죠. 결국 제가 낸 답은 '많은 작품을 하면 되는 것'이었어요.(웃음) 그 시작이 '무법 변호사'인 거죠."

오랜 고민 끝 슬럼프에서 빠져나온 차정원에게 최종 목표를 묻자 그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친근한 배우'라고 답을 내놓았다.

"일단 많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그렇게 대중에게 제 모습이 친숙해져 이후 제가 방송에 나왔을 때 친근한 이미지로 느껴졌으면 해요. 또 김성령 선배님처럼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서도 오래 연기 하고 싶어요."




김샛별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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