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래요' 김권이 주는 자극 [인터뷰]

입력2018.09.13 12:12 최종수정2018.09.1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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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래요' 김권 / 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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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배우 김권은 스스로를 자극해 달군다. 그 과정은 괴롭지만, 좋은 결과라는 보상이면 됐다.

김권은 반년 이상의 시간 동안 KBS2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극본 박필주·연출 윤창범)의 최문식으로 살았다. 극중 최문식의 가정사는 복잡했다. 그를 길러준 어머니 이미연(장미희)는 알고 보니 계모였고, 그간 가족을 나몰라라 하던 친부 최동진(김유석)은 재벌 이미연의 돈을 노리고 다시 접근했다.

최문식을 골치 썩인 것은 이뿐만 아니었다. 평생 내 어머니일 줄 알았던 이미연이 첫사랑 박효섭(유동근)과 "같이 살겠다" 공언했다. 심지어 박효섭의 아들 박재형(여회현)은 자신이 짝사랑하는 연다연(박세연)과 핑크빛이었다. 엎친데 덮친격, 시련의 마지막은 어머니의 치매 소식이었다.

이러한 최문식의 파란만장 사연은 '같이 살래요' 방송 중후반부 지나 밝혀졌다. 그를 연기한 김권은 이를 미리 알고, 최문식의 자서전을 써내려가며 연민했다. 간혹 초를 켜놓고 명상하며 비어있는 부분을 채워 넣었고, 최문식에게 몰입되지 않을 때에는 정처 없이 걸으며 상상했다.

김권은 "이유 없는 악역은 없다잖나, 악역이라고 '무작정 나쁜 놈'으로 접근할 수 없었다. 초반 시놉시스에 디테일한 설정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아는 한 모든 최문식의 이야기를 대입해 자서전을 써봤다"며 "갑부 어머니 덕분에 얻은 건물의 주인 최문식은 항상 열등의식이 있었을 것이다. 본인의 존재감과 능력을 입증하고 싶었을 것이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니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가슴 한켠에 아버지를 향한 원망 섞인 그리움도 넣어뒀다"며 "'만약에'라고 자꾸 되뇌었다. 만약에 나였다면 상상하다 보니, '그래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싶더라. 형제도 없고, 피붙이라고는 못난 아버진 뿐인데 일로 바쁜 어머니가 곁에서 고쳐 잡아주지 못하니 성격은 꺼칠해졌다. 당연히 말을 터놓고 지내는 친구 한 명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새아버지가 될 사람에게 그리 모진 말들을 내뱉었고, 자신의 아랫사람들을 하대했다. '갑(甲)질'을 무기이자 방식으로 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권은 최문식이 외로움에 사무친 환경 속에서 자라 사랑을 주고받는 방법 자체를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고 결론내렸다. 때문에 서툰 방식은 날 선 말로 튀어나갔고, 초반 최문식을 악역으로 각인시켰다.

종국에 최문식은 새아버지가 될 박효섭을 받아들이고, 그간 서러움을 토로하며 안겨 울었다. 그는 "집에서 종일 연습하고 이미지 트레이닝했다. 나중에는 다래끼가 올라오더라. 감정은 정말 알다가도 모른다. 주변의 상황과 그날의 온도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내내 슬프다가도 슛 소리가 들리면, 턱 하고 막혀버리기도 하기 때문에 완전히 익히고 들어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김권은 철든 최문식을 연기하기 위해 톤을 낮춰 스며들었다. 외양을 위해 옷의 색을 조금 어둡게 바꾸는가 하면, 목소리에도 무겁게 힘을 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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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래요' 김권 / 사진=원앤원스타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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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권은 촬영 중 인물에 파묻혀 사느라 여파에 휩싸이는 편이다. 칭찬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받을 만큼만 들으려 노력한다고. "당근보다는 채찍이고, 웃으며 즐기기보다는 골똘히 몰입해 머리를 싸매는 편"이란다. 어설픈 과정으로 스스로에게 민망하기 싫어 적당히 자신을 괴롭히는 방식이라는 설명. 내로라할 정도로 강한 멘탈이 아님을 알고, 달콤한 말에 속아 넘어가긴 싫기 때문이다.

그는 "어설프더라도 진짜가 좋다. 누군들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겠나. 표정, 말투, 감정선 등 나중에 보면 티끌이 보이기 마련"이라며 "눈물 흘리며 오열하는 촬영 당시 내가 최문식에 진짜 몰입해 슬퍼했기에 됐고, 티어 스틱으로 가짜 눈물을 떨어트리지 않았으니 됐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자극은 보는 이에게도 번졌다. 그가 새아버지에 안겨 울 때 짠내가 진동했고, 어머니에게 자책하며 "내가 태어나서 죄송하다"고 오열할 때는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다. 초반 얄미운 악역 최문식은 마지막회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인물로 각인됐다.

김권은 "댓글 중 '최문식 연기하는 배우는 감정 소모가 많겠다'는 말이 있더라. 초반에는 눈에 힘을 주고서 내내 소리치며 연기하다가, 최문식의 굴곡진 서사가 풀어진 이후에는 매일 눈물바람이었다. 인물의 초점에서만 보면 일과 사랑, 가정 등 어느 하나 단박에 두 팔 벌려 반길 일도, 활짝 웃을만한 행복한 결과도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그런 최문식이라는 인물이 느끼는 감정의 여파를 함께하며 지낸 것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당시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알아봐 주시는 것이라 가장 기분 좋은 말이었다"고 전했다. 쉼 없이 구상하고, 상상하며 쏟아부은 것들이 구현돼 시청자들에 전달된 순간이었다.

"요즘 서핑에 맛 들렸어요. 서핑을 하면서 문득 스스로를 다루는 방식과 비슷하단 점을 느끼고, 그 방식이 나에게 잘 맞는다는 걸 다시 확신했어요. 보기보다 정말 힘들어서 처음에는 엄청나게 넘어지고 아프거든요. 고통 끝에 일어서 파도를 타본 그 쾌감, 보람과 희열이요. 과정이 고됐어도 좋은 결과에 한번 웃었으면 됐습니다."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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