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재, 이미지 고착에 대하여 [인터뷰]

입력2018.10.10 09:54 최종수정2018.10.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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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재 / 사진=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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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호영 기자] 배우 조현재(38)가 '이미지 고착'에 대한 우려를 묻자 답했다.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조현재의 이미지는 선하다. 크고 맑은 눈망울이 주는 정갈한 느낌, 서글서글한 인상은 배우 영역에 울타리를 만들었다. 때문에 그의 필모그래피는 지난 2003년 데뷔 이후 줄곧 신부님, 왕, 성인군자, 의사 등 번듯한 직업과 정의롭고 착한 성품의 역할들로 채워졌다.

그는 "연기 시작부터 30대 초반까지 늘 선한 역할만 도맡았다. 악인은커녕, 반항아 기질이 있는 역할마저 제안조차 안 들어왔다"며 "이러한 제약은 줄곧 연기적 갈증을 느끼게 했다. '눈에 독기가 없다' '선한 눈으로는 무리'라는 평들을 들을 때마다 '역할에 제약 없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털어놨다.

그랬던 조현재가 이제는 괜찮아졌다며 후련한 속내를 털어놨다. SBS 주말드라마 '그녀를 말할 것 같으면'(극본 박언희·연출 박경렬)으로 단단하게 굳어진 벽을 마침내 허물었기 때문이다. 극중 조현재가 연기한 모두에게 존경받는 아나운서이지만 가정에서는 불륜과 폭력을 일삼는 소시오패스 성향을 지닌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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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재 / 사진=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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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강찬기는 조현재 이전 몇몇 배우들이 고사한 역할이었다. 가정 폭력을 일삼는 극성맞은 역할 성격이 배우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거란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조현재는 "남들이 꺼리는 연기를 한다는 지점에서 오는 뿌듯함이 있었다. 강찬기는 결점이 있는 인물이다. 그 결점은 나에게 독특함으로 다가왔고, 그간의 목마름이 해소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주로 해오던 질감과는 사뭇 다른 연기, 예상대로 쉽지 않았다. 조현재는 "날카로운 인상을 위해 살을 뺐고, 실제 아나운서를 소개받아 외양도 흉내 냈다"며 "극적인 상황 연출을 위해 건물 옥상에 올라가 와이어도 찼다. 밤샘 촬영은 당연할 정도로 숱하게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정신적으로 오는 괴리감이 엄청났다. 소시오패스 기질의 가정 폭력범, 쉽게 공감하고 연민할 수 없었다. 나름 어릴 적 사랑의 결핍과 커가며 느낀 성공에 대한 압박을 악행의 이유로 삼고 받아들였다"며 "지은한(남상미)을 폭행하는 장면을 촬영하던 중 문득 신이 났다. 마치고서 그런 내가 싫었고, 죄책감도 들었다. 보는 이들이 불편한 만큼 연기하는 나도 불편한 혐오스러운 캐릭터였다"고 설명했다.

조현재는 죄책감을 덜기 위해 역할을 한번 더 들여다봤다. 그는 "가정 폭력과 관련된 연구 조사들을 찾아 공부했다. 공통점을 찾았다. 남들이 뭐라 하건 그들은 '진짜 사랑해서 그랬다'고 주장하더라"며 "그 지점에 포인트를 뒀다. 아내 지은한(남상미)을 때리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만은 한 켠에 지켜뒀다. 말할수록 곱씹을수록 혐오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결과는 만족스러웠냐는 물음에 조현재는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유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나를 열리게 해 준 역할이기 때문"이란다. 그는 "고착화된 이미지가 깨졌다. 나 스스로도 제약을 두고 가둬두던 시기가 있다. 이번 작품 이전 3년의 공백 동안 연기에 대한 수많은 생각을 했다"며 "'선한 이미지로 하는 악한 연기'라는 답이 내려졌다. 얼마 전 시청자 한분이 '어쩜 그렇게 착하게 생겨서 못된 연기를 해'라며 타박하시더라. 만족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 평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비치는 직업인 배우가 보여지는 이미지를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OO 전문'이라는 수식을 얻었을 때 이미지를 굳혀 영역을 확고히 하는 이가 있는 반면, 끊임없이 갈구해 타파하는 이도 있다. 조현재는 후자였다. "배우니까 다양한 모습을 연기하고 싶은 것"이 이유였다. 그는 정면 돌파를 택했고, 마침맞게 해냈다. 데뷔 18년 만이다.

조현재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말을 물으니 "그게 무슨 상관이냐, 그럴 필요 없다"고 호언했다.

"돌아보니, 이미지 고착은 내가 만드는 것이었다. 작품 선택을 앞두고서 '어떤 역할은 어떤데, 내 스타일과는 어떨 거야. 나의 장점은 무엇이니, 이런 건 내가 못하겠네'라는 생각이 시야를 좁히고, 결국 이미지로 이어진다. 이는 예전 나에게 해주고픈 말이기도 하다. 얼마든지 열어라. 본인이 닦는 게, 본인의 길이다."




이호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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