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곡성' 서영희X박민지 열연·음향이 다한 '공포' [무비뷰]

입력2018.11.08 09:00 최종수정2018.11.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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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곡성' / 사진=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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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32년 만에 재탄생한 영화 '여곡성'(감독 유영선·제작 발자국 공장)은 배우들의 열연과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음향 효과로 오랜만에 '섬찟'한 공포영화의 부활을 알렸다.

8일 개봉한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이 집 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미스터리 공포 영화다. 특히 한국 공포 영화 중 명작이라 손꼽히는 동명의 작품 '여곡성'(감독 이혁수, 1986)을 리메이크했다.

영화는 천애 고아인 옥분이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사대부 집안에 팔려가며 시작된다. 옥분은 대를 이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인 셋째 아들 명규(김호창)와 결혼해 첫날밤을 치르고 임신하지만, 남편은 바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이런 가운데 신씨 부인은 어느 날부터 마치 다른 사람이 돼 있고, 그가 불렀던 박수무당 해천비(이태리)는 옥분에게 당장 집을 떠날 것을 당부한다. 하지만 옥분은 가문과 배 속에 있는 아이를 지키리라 다짐하며 집안의 비밀을 파헤친다.

극의 첫 장면은 한 남성이 저절로 움직이는 칼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때 천장에서 칼이 떨어지는 장면과 떨어진 칼이 요동치는 장면, 이를 보고 놀라는 남성의 표정을 연이어 보여주며 영화는 관객의 긴장을 유도하려 한다. 그러나 그 방식이 지나치게 부산스럽고 과장돼 있다. 이는 7~80년대 영화 연출 방식을 연상시켜 공포나 긴장감보다는 다소 올드하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집안에 알 수 없는 일과 기묘한 죽음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신씨 부인이 일련의 이유로 변하는 등 극이 진행될수록 배우들의 호연은 빛을 발휘했고 이와 함께 긴장감은 점차 고조된다.

무엇보다 서영희의 힘이 컸다. 그는 양반댁 마님의 위엄을 보여주며 차갑던 신씨 부인이 어느 날 갑자기 인자하게 변한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또 박수무당 해천비와의 대립 장면에서 자신을 방해하는 그를 쏘아보고, 사물을 움직이는 눈빛 연기는 좌중을 압도하기 충분하다. 특히 어두운 공간에서 몸을 숨긴 옥분을 찾는 섬세한 표정 연기부터 사람을 죽게 만든 뒤 잔인하게 웃는 장면까지 서영희는 큰 액션 없이도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이와 더불어 처음으로 호러 연기에 처음 도전했던 박민지의 열연도 돋보인다. 기녀 월아를 연기한 그가 이경진 대감(최홍일)의 사람들로부터 고문을 당해 고통스러워하며 간절하게 비는 것은 물론 악에 받쳐 소리치는 모습은 월아의 깊은 원한을 섬뜩하게 그려낸다.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호러물을 택한 손나은의 연기 역시 나쁘지 않다. 다소 어색한 사극 말투가 아쉽지만, 눈꺼풀이 떨리고 겁에 질리는 연기 등은 별 무리 없이 소화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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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곡성' 서영희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 / 사진=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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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음향 효과 또한 공포감을 조성한다. 화면에 맞는 적절한 배경 음악은 물론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음의 사용은 소리만으로도 소름 돋게 만든다. 또 독특한 촬영 기법도 긴장감을 가중시킨다. 어두운 공간에서 신씨 부인이 옥분을 찾는 장면에서 사용된 적외선 촬영 기법은, 마치 그곳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높였고 배우들의 눈은 더욱 무섭게 연출 돼 공포감을 자아낸다.

개봉 전부터 어떻게 그려질지 관심을 모았던 지렁이 국수 장면 역시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이경진 대감이 신씨 부인이 준비한 국수를 먹는 장면에서, 국수는 어느새 면이 아닌 지렁이로 변했고 실제로 움직이는 지렁이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다만 아쉬운 건 원작의 수동적인 여주인공 옥분 캐릭터를 현대 성향에 맞게 능동적이며 자신만의 야망을 갖고 성장하려는 의지를 부여했단 유영선 감독의 기획 의도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전히 옥분은 가문의 대를 이어야겠다고 고집한다. 이는 주체적인 여성의 야망으로 보여지지 않을 뿐더러, 자신과 아이의 목숨이 위험한 데도 집을 떠나지 않는 것은 미련하고 답답하게 여겨진다. 또 주변의 인물들이 다 죽어나가도 집을 지키기 위해 남겠단 옥분은 정말 '집'만 지키다 끝나 도리어 소극적인 저항을 한 것에 불과하다.

이같은 기획 의도가 잘 그려지지 않으며 내용은 비록 허술할지라도, 배우들의 열연과 음향 효과가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올가을 94분의 공포감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여곡성'이다.




김샛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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