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정원' 상처받은 문근영, 환상적인 나무를 꿈꾸다[무비뷰]

입력2017.10.13 08:00 최종수정2017.10.1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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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정원' 스틸 / 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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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몽환적이면서도 독특한 한국 영화가 탄생했다.

오는 25일 극장 개봉하는 '유리정원'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정돼 대중에 공개됐다.

'유리정원'은 감독의 독특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동물적 욕망과 질서로 가득 찬 비정하고 치열한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한 세상 속에서 재연은 자신만의 가치관을 갖고 순수함을 지키려는 인물.

영화는 이러한 순수함을 '동물'과 대비되는 '식물'로 표현했다. 이는 환상과 뒤섞여 '나무가 되고 싶은 여자'(문근영)로 그려졌다. "순수한 건 오염되기 쉽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이상과 순수함을 갖고 있는 사람은 현실에 더 날카롭게 부딪히고 상처받게 마련.

'유리정원'에서 심도 깊은 내면연기를 펼친 문근영은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던 과학도 재연으로 분했다. 재연은 효율성보다도 인간의 생명을 위한 식물 연구에 몰두한다. 하지만 당장 수입에 골몰해야 하는 랩 입장에서 재연은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재연(문근영)의 굳은 의지는 동료와 연인에게서 배신의 상처를 입고 난 뒤 갈수록 광기로 변해간다. 영화는 재연의 내면 세계를 환상적인 비주얼로 표현했다. 특히 나무에서 초록색 수액이 떨어지고 나뭇잎 사이를 피가 흐르는 듯한 몽환적 표현으로 구현해낸 것이 시선을 끈다.

문근영의 '식물성'과 대비되는 성질을 지닌 동물성을 머금고 있는 남자로 정교수 역의 서태화가 재연의 연인으로 분했다. 또한 김태훈은 치열한 사회 속에서 타 작가의 '표절'로 인해 상처받은 무명작가 지훈을 연기했다. 지훈은 식물이 되고 싶은 재연에게서 공감을 느끼고 소설의 영감을 얻는다. 하지만 그 역시 재연의 삶을 훔쳐 자신의 창작에 베끼려는 모습을 보이고 만다.

실험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이익 집단은 현실과 가치 사이에서 갈등한다. '유리정원'은 모호하고 기묘한 이야기 속에서도 많은 공감을 할 수 있는 영화다. 러닝타임 116분.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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