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백성현 "데뷔 27년 만에 인생작? 이제 시작이죠"(인터뷰)

입력2017.03.21 08:40 최종수정2017.03.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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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현 /사진=스포츠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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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문수연 기자] 7살에 아역배우로 데뷔해 세기도 힘들 정도의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히 배우의 길을 걸어온 백성현. 훈훈한 외모에 선한 인상을 가진 덕분에 '백성현' 하면 소년 같은 모습을 많이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보이스'를 통해 완벽히 연기 변신에 성공하며 배우 인생의 2막을 열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한 카페서 OCN 드라마 '보이스' 종영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백성현은 극 중 심대식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밝은 모습으로 등장해 담담히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16년 11월부터 촬영해서 4개월 동안 어떻게 찍었나 모르겠어요. 16부작인데 기간으로 따지면 거의 20부작 되는 듯해요. 중간에 설이라 쉬고 했거든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듯합니다. '장르물이라는 게 이래서 재밌구나'를 많이 느꼈어요. 생각한 것보다 너무 큰 사랑 주셔서 찍는 내내 너무 뿌듯했고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찍을 수 있었어요."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보이스'는 1회에서 2.3%(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종회에서 5.6%로 종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영화를 보는 듯한 높은 완성도로 시청자를 끌어모은 것이다. 하지만 백성현은 흥행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진짜 예상 못 했어요. 처음 시사회를 봤을 때는 생각한 것보다 너무 재밌더라고요. 제가 나와서가 아니라 대본 읽었을 때 그려졌던 모습이 영상에 그대로 담겨 있었어요. 그런데 시사회에 참석했던 많은 팬분 반응이 살벌했어요. 장르물이고 볼 수 있는 타깃층이 한정돼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하면 많은 분이 재밌게 보실 수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나중에는 이렇게나 많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고 한 회 찍을 때마다 팬분들 피드백이 확실해서 찍는 내내 재밌었습니다."

이처럼 장르물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백성현은 '보이스'를 통해 더 많은 연기 고민을 하며 연기의 즐거움도 느꼈단다. 또 형사 캐릭터를 연기하며 형사라는 직업의 고충을 몸소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일단 현장 자체가 굉장히 그로테스크했어요. 사건 현장에 폴리스 라인 처져 있고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봤던 시체가 누워있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니 저절로 몰입되더라고요. 저희 드라마가 세트나 미술 같은 것들이 너무 구체적으로 잘 표현돼 있었어요. 촬영하면서 형사라는 직업이 정말 극한직업이라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또 연기가 확실히 재밌더라고요. 감정 같은 것도 뚜렷하고 확실했어요.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더 사건을 쫄깃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어요."

백성현의 깊은 고민 덕분인지 그가 배신자임이 드러나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선사했다. 방송 초반 범인으로 의심받기도 했지만 철저히 감춰왔던 게 더 큰 반전이 된 것이다. 백성현은 처음부터 심대식이 배신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며 반전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저는 심대식이 처음부터 배신자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감독님과 (장)혁이 형도 알고 계셨는데 강력팀 형들은 '나쁜 놈'이라며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공범이고 녹취록을 지운 것도 처음부터 설정이 돼 있었어요. 혁이 형님이랑은 어떻게 표현할지 얘기도 많이 나눴어요. 그런데 방송 시작부터 시청자분들이 저를 범인으로 지목하셔서 솔직히 당황했어요. 마피아 게임을 하다 걸린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반전이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다양한 것들을 많이 표현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대식이가 '빨대'라는 게 밝혀지고 난 다음부터는 걱정을 많이 하긴 했어요. 대식이의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 잘 표현됐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시청자분들께 잘 설명해드릴 수 있을까. 그런데 작가님께서 15부를 대식이 이야기로 잘 풀어주셨고 혁이 형님 덕분에 '대식이가 이래서 그랬구나'라는 걸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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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현 /사진=스포츠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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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연기에 대한 열정이 묻어나왔다. 백성현이 아닌 심대식은 상상할 수 없는 이유가 그의 이러한 열정 때문인 듯했다. 하지만 백성현은 '보이스'에 갑자기 투입돼 캐릭터를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저는 '보이스에' 갑자기 들어가게 돼서 대본 리딩도 못 했어요. 원래 대식이는 시놉시스상에 한 줄만 있었어요. '무진혁(장혁) 형사의 과거 강력팀 동생' 이 정도. 그런데 저는 작가님한테 '후반부 키를 가진 인물'이라고 얘기를 들었어요. 정말 감사했죠. 또 어떻게 하다 보니까 골든 타임 팀도 됐어요. 원래 설정상으로 대식이는 마지막까지 나오는 인물도 아니었거든요. 되게 끈질기게 살아남은 거예요. 4회에 사고 나서 5, 6회는 안 나오고 7회에 나오고 이런 상황이었는데 6회도 갑자기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14부쯤 죽겠구나' 했는데 살아있더라고요. 그래서 15회에 죽으려나' 했는네 살아있었어요. 16부에는 죽으려나' 했는데 끈질기게 살아남았어요."

이렇게 급하게 투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백성현은 그 어떤 작품보다 열연을 펼쳐 호평받았다. 배우 입장에서 걱정되는 부분이 많았을 수도 있을 상황에도 그가 '보이스'를 선택한 이유는 뭐였을까. 백성현은 대본과 장혁을 그 이유로 꼽았다.

"우선 대본이 너무 재밌었어요. 1, 2부를 봤는데 사람을 끝까지 모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어느 순간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요. 누군가에게 프로필을 건네거나 누가 제 이름을 검색했을 때 필모그래피가 뜰 텐데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하자고요. 비중이 크든 작든 다 떠나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걸 저의 신념처럼 여기고 작품을 선택했는데 그 와중에 '보이스' 대본을 보게 됐어요. 정말 너무 재밌었고 작가님이 제가 후반부에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고 해주셔서 믿음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또 혁이 형님과 함께 버디처럼 나오는 걸 찍고 싶었어요. '아이리스' 때 작품을 함께 한 적은 있는데 합을 못 맞춰봐서 너무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보이스'를 선택했고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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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현 / 사진=스포츠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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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로 뜨거운 호평을 받은 백성현은 그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도 커 보였다. '보이스' 종영 후 시즌2 제작 요청이 뜨거운 상황에 그의 의견은 어떤지 묻자 백성현은 1초의 지체도 없이 "하고 싶다"고 답하며 웃어 보였다.

"전 시즌2가 나온다면 같이하고 싶어요. 종방연 때 모든 배우분이 시즌2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모태구(김재욱)한테 너무 많이 맞아서 후유증으로 장애를 갖고 나오지 않을까 걱정돼요. 형사를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작가님과 PD님께서는 농담으로 '시즌2 때문에 너 안 죽였다'라고 하셨어요. 작가님이 처음에는 저를 가장 잔혹하게 죽일 거라고 하셨는데 감사하게도 많은 시청자분께서 '대식이 죽이면 가만 안 둔다'라고 해주셔서 살아남았네요."

이처럼 데뷔 27년 만에 인생작을 만나 다시 한 번 도약할 일만 남겨둔 백성현. 그는 자신의 배우 인생을 돌아보며 100% 만족감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신념은 확실해 보였다.

"27년 동안 잘 달려왔다고는 자신할 수 없어요. 하지만 다시 돌아가서 그때 그 상황에 놓인다면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제가 여기까지 힘들게 돌아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 길이 제 길이었던 듯합니다. 연기를 지금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니까요. 남배우는 서른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고민하고 똑똑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훈훈한 외모와 연기력에 열정까지 갖춘 백성현을 보며 "왜 더 뜨지 못하는 걸까"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어떠한 시련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백성현은 그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인생작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백성현은 '보이스'를 마무리하자마자 영화 '아버지의 전쟁' 촬영에 들어가며 올 한 해도 바쁘게 달릴 예정이다. 그의 고민이 또 어떤 매력 있는 캐릭터와 작품을 만들어낼지 벌써 기대된다.


문수연 기자 ent@stoo.com
사진=방규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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